임진왜란 당시 ‘파천’(播遷)한 아버지 선조를 대신해 세자로 책봉되어 ‘분조’(分朝)를 이끌게 된 ‘광해’와 생계를 위해 군역을 대신 치르던 ‘대립군’(代立軍)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대립군(代立軍):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돈을 받고 다른 사람의 군역을 대신 해주는 사람
*파천(播遷): 임금이 도성을 떠나 다른 곳으로 피란하던 일
*분조(分朝): 임진왜란 당시 임시로 세운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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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영상
조선시대 백성들 역시 군사적 의무를 져야 했다. 다만, 돈 많은 사람은 그 의무를 타인에게 떠넘길 수 있었다. 목숨 걸고 그들의 군역을 대신하는 대가로 생계를 이어가던 밑바닥 백성이 대립군이다. <대립군>은 그들을 세상으로 끌어내 장차 조선의 왕이 될 소년 ‘광해’와 연결한다.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의 밑바닥 백성을 주인공으로, 진정한 지도자는 어떤 자격을 갖춰야 하는지 시의적절한 메시지를 던진다. <관상>(2013)에서 강렬한 수양대군으로 이미 시대극 합격점을 받은 바 있는 이정재,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이훤 아역으로 시청자의 사랑을 잔뜩 받은 여진구의 협연도 주목도 높은 편이다. 하지만 자기를 희생해 상대를 성장시키고, 그로 인해 진정한 리더의 면모를 갖추는 두 관계가 빚어내는 긴장감과 연대감이 기대만큼 감동적으로 전달되지는 못한다. 정치적 격동을 경험하며 이미 '리더의 조건'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일정 수준의 소득까지 쟁취한 시민들에게, ‘왕을 왕답게 만드는 건 백성’이라는 <대립군>의 익숙한 메시지가 얼만큼 신선하게 다가올지도 미지수다. <말아톤>(2005)을 연출했던 정윤철 감독의 신작이다.
2017년 5월 25일 목요일 | 글_박꽃 기자 ( Got.park@movis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