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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끈한 유리알 같은 <동주> 강하늘

2016년 2월 17일 수요일 | 이지혜 기자

어쩐지 매끈한 유리알이 도르륵 굴러가는 느낌이었다. 말 소리는 매끈했고 말 내용은 투명했다. 조용하고 차분한 와중에도 대화는 막힘 없이 굴러갔다. 말마디 마다 고민과 겸손이 묻어났다. 기자들이 가장 인터뷰하기 좋아하는 배우라는 소문이 괜한 게 아니구나 싶었다. 눈을 내리깔면 슬퍼 보이고 치뜨면 예민해 보이는 배우. 인터뷰 내내 ‘장백기’('미생')도 보이고 ‘윤동주’(<동주>)도 보이고 ‘이수호’(<좋아해줘>)도 보이고 그랬다.

레드불은 왜 마시고 있나?
어제 뒤풀이를 했다. 새벽 4시 반에 들어와서 힘들다(웃음). 시간이 가도 사람들이 자리를 비우지 않더라. 기분이 좋았다. 고무돼 있는 상태였다. 지인들이 모인 VIP시사회장에서 여러 분들이 좋은 말씀을 해 주시니까 힘이 나더라. 주변 사람이니까 좋은 얘기를 해 주는 것일 수도 있지만(웃음). 나도 기분 좋고 감독님도 기분 좋고.

어떤 부분이 고무되게 하던가?
어느 연기자가 자기 연기를 보고 만족 하겠나. 저 장면에서 좀더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항상 남는다. 다만 영화 자체의 느낌이 정말 좋았다. 김해숙 선생님이 앞줄에 앉아 계셨는데 갑자기 뒤를 돌아보시더니 배우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물어봐 주셨다. 대모 같은 선배님께서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너무너무 감사하더라. 안성기 선배님도 좋게 봤다고 말씀하셨고. 이런 얘기 민망하다, 못하겠다(웃음).

<동주> 대본을 본 첫 느낌은 어땠나?
충격을 받았다. 나는 윤동주 시인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가 하얗고 천사같고 우주 같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동주> 속 윤동주 시인은 송몽규에게 열등감이나 질투심을 느끼기도 하고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싫어한다. 그도 어쩌면 그 시절에 살았던 젊은이일 뿐인데 그런 것은 다 배제하고 이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놨다는 걸 반성하게 됐다. ‘윤동주 시인도 일제강점기의 실제 젊은이였을텐데 당연히 이런 기분을 느꼈겠지, 맞아 맞아’ 하며 대본을 읽었다. 그의 내면을 다뤄준 작품을 접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윤동주 시인의 시가 당신에겐 어떻게 느껴졌나?
‘별 헤는 밤’과 ‘서시’를 가장 좋아했다. 집에 윤동주 시인의 시집을 버전 별로 구비해둘 정도로 그 시들을 좋아한다. 그런데 영화 촬영 하면서 좋아하는 시가 바뀌었다. ‘자화상’을 좋아한다. 예전에는 ‘자화상’ 속 사나이가 당연히 윤동주 본인을 가리키는 건 줄 알았다. 그런데 영화에서 그 사나이는 송몽규더라. 신연식 감독님의 필력이 아니고서야 이런 식으로 시를 해석할 수 있었을까.

민족의 시인 윤동주를 연기하는 게 참 어려웠을 것 같다.
<동주>라는 영화는 한 마디로 부담감과 중압감 그 자체였다. 촬영이 다가오면서 부담감이 점점 더 심해졌다. 도망갈까, 잠수탈까 고민할 정도였다. 제대로 잠을 잔 기억도 없다. 자려고 하면 찍었던, 찍어야 할 장면들이 생각나더라. 감독님이 OK 한 장면은 내 평생 지울 수 없게 된다. 그 장면이 윤동주 시인을 대변하게 된다는 게 제일 겁났다. 한 번 촬영하고 나면 진이 다 빠져서 몽롱해졌다. 19일 만에 찍어서 참 다행이다.

이후에 3개월 동안 쉴 수 있어서도 다행이다(웃음).
머리도 기를 겸 푹 쉬었다(웃음).

이준익 감독님이 잡아주지 않던가?
감독님의 장점은 디렉션을 하지 않으신다는 점이다. 캐스팅을 해 연기자를 역할에 배치시키는 게 감독의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하시더라. 그 이후부터는 배우에 대한 믿음으로 영화를 촬영하신다고. 그러다 보니 오히려 내 스스로를 더 다그치게 됐다. 개인적으로도 이준익 감독님의 방법이 많은 도움이 됐다. 제약이 많았다면 더 힘들었을 것 같다. 대본 자체에 지문이 많이 없다 보니 혼자 생각할 거리들이 많았고 덕분에 윤동주 시인에게 더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대본 첫 리딩할 때 많이 울었다던데.
리딩을 몰입해서 읽진 않잖나. 그런데 중간 이후부터 감정이 복받치기 시작하더라. 대본의 맨 마지막이 ‘서시’로 끝난다. ‘서시’의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를 읽는데 갑자기 눈물이 났다. 이게 다 (박)정민이 형 때문이다(웃음). 그 부분을 읽으며 정민이 형을 돌아보는데 형이 감정에 취해서는 울먹이고 있더라. 가뜩이나 대본만 봐도 눈시울이 붉어지는데 형이 우는 걸 보니까 눈물이 날 수밖에 없었다. 진짜로, 거짓말 하지 않고, 리딩할 때 운 건 처음이다. 어떤 걸 해도 울지 않았는데…….

많이 몰입했었나보다.
후시 녹음의 마지막 차례가 ‘서시’였다. 일단 시를 녹음하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다. 윤동주 시인의 삶은 몰라도 ‘서시’는 우리 나라 사람들의 70%가 알고 있다고 하잖나. 그 시를 내 목소리로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장난 아니더라. 시 하나 녹음하는 것도 정말 오래 걸렸다. 내 감정이 진실 되지 못하거나 거짓말하는 것 같을 때는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 연기보다 더 몰입했다. ‘서시’를 읽을 때는 첫 운이 떼이질 않았다. ‘죽는 날까지’의 시구가 목에서 막혔다. 내가 이걸 내뱉는 순간 우리 나라 사람들이 아는, 내가 사랑하는 ‘서시’가 내 목소리로 대변될 것 같았다. 저마다 갖고 있는 마음 속 음성들에 먹칠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때 참 애먹었다.

개인적으로도 계속 연습했겠다.
시 낭송은 연습하기가 애매하다. 단음, 장음의 경우에 그건 이미 맨 처음 연기를 공부할 때부터 연습해왔던 거기도 하고. 시를 낭송할 때 제일 중요한 건 마음가짐인 것 같다.

연기를 한 다음 후시녹음으로 시를 읽는 거잖나. 감정에 몰입해 시를 읽는 데 도움 됐을 것 같다.
도움 된 것도 있지만 방해가 된 것도 많다. 너무 감정에 취하는 게 방해 아닌 방해가 됐다. 시를 낭송할 때 영화의 흐름에 맞추되 영화에 끌려가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왜 시가 아름답고 예쁘게 느껴진다고 생각하나. 활자로 적혀 있기 때문이다. 시에는 특정 배경이나 감정도 없다 보니 어느 상황, 어느 입장에서 읽든 내 상황에 대입된다. 마치 활자로 쓰여진 시처럼 담백하면서도 생각할 공간이 남아있어 여백의 미가 느껴지도록 시를 읽으려고 했다. 잘 됐는지는 모르겠지만(웃음).

항상 컬러영화를 촬영하다 흑백영화를 촬영하려니 새로웠겠다. 연기하는 데 달라진 게 있나?
흑백 영화는 처음 촬영해봤다. 모니터링을 해 보니 눈썹 움직이는 것까지 디테일하게 잘 보이더라. 눈썹을 살짝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큰 표현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걸 이용해 보려고 했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연기한 건 처음이다. 항상 현대적인 외모라고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시대물과도 잘 어울리더라.
감독님은 내가 윤동주 시인과 풍겨오는 내음이 닮았다고 말씀하셨다. 생김새보다 ‘내음’이 닮았다고 하셨는데 정확히 내음이 뭔지는 모르겠다(웃음). 사실 시대극이든 현대극이든,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감정과 관계를 얘기한다. 감정과 관계를 말하는 과정에서 극이나 장르 구분이 생긴 거다. 때문에 현대극을 하든 시대극을 하든 연기의 측면에서는 다를 게 없다. 그 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감정이 중요한 이상, 시대는 어디까지나 배경일 뿐이다. 그렇지만 일제강점기에 살아보진 못했기에 그 감정을 오롯이 이해할 수는 없다. 그걸 이해한다고 말하는 게 더 건방진 게 아닐까. 할 수 있는 한 ‘윤동주’와 ‘송몽규’의 감정에 더 집중했다. 감독님이 잘 어울리는 각으로 찍어주셨겠지(웃음).

박정민과의 호흡은 어땠나?
연기 호흡에 관해 한 번도 얘기를 나눈 적이 없다. 만나면 시시껄렁한 농담 나누기에 바빴다. 서로를 믿었다. 정말 신기한 게 척, 하면 착, 맞더라. 상대방을 믿는다면 연기를 상의하는 게 꼭 필요한 일은 아닌 것 같다.

기존의 영화들과는 많이 이질적인 작품이다. 배우의 열망이나 욕심을 자극했던 지점이 있다면?
배우의 열망을 자극했다고 표현하긴 애매하다. 개인적인 욕심으로 이 작품을 탐냈다기보다 제작진 모두가 <동주>를 사랑했다. 우리를 레지스탕스로 봐줬으면 좋겠다. VIP시사회장에서 “비록 저예산 영화지만 찍는 마음은 500억 짜리였다”고 말했다. 감히 단언컨대 제작진 중 단 한 명도 <동주>를 사랑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수 천 억 원 짜리를 찍는다 한들 이토록 영화를 사랑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였다. 조명팀, 의상팀, 소품팀 가릴 것 없이 모두가 카메라 앞에 섰다. 신연식 감독님도 많이 출연하셨다. 신연식 감독님은 저 쪽에서 자전거 타고 지나가고 의상팀 막내는 기모노를 입고 이 쪽에서 지나가고. 삭발신 리허설 때는 연출팀 막내가 머리를 밀었다. 삭발이 쉬운 게 아니잖나. 그럼에도 형님들이 흔쾌히 머리를 미셨다. (박)정민이 형이랑 나랑 셋이서 빡빡이로 다녔다(웃음). 정말 행복한 촬영 현장이었다. 누가 하나 그런 노력을 희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정말 고마웠다. 흥행을 떠나서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봐 주셨으면 좋겠다.

<동주>의 명장면은 엔딩신이다. 연기를 할 때의 목소리와 눈빛이 정말 좋더라. 생략된 장면이 삽입되는 구조였는데 어떻게 촬영했나?
대본 상에는 엔딩신 뒤의 상황이 더 있다. 촬영도 다 했다. 여기서는 말할 수 없다. 감독님이 따로 만들고 싶다면서 말하지 말라고 하셨다(웃음). 딱 그 장면만 잘라놓고 봐도 눈물이 나는 장면이다. 그렇지만 나도 지금의 엔딩이 정말 좋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처음 보는데 카운터 펀치를 맞은 느낌이었다. 내가 이런 말 하긴 그렇지만(웃음), 정말 세련된 마침표 같다. 감독님께 정말 감사하다.

엔딩신을 연기할 때는 어땠나?
엔딩신을 순서대로 쭉 찍어 놓고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대사를 치는 장면은 따로 찍었다. 그때 감독님께서 그 부분을 엔딩으로 쓸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다. 사실 이 장면은 한 번에 OK가 나긴 했지만 내가 욕심 부려서 두 번, 세 번 더 찍은 장면이다. 그렇지만 제일 처음에 한 것을 사용했다. 어쩌면 그때의 내 마음이 영화 속 상황과 잘 맞아 떨어졌던 건지도 모른다. 그 장면을 촬영하면서 느낀 불안감, 뒤숭숭함이 잘 섞여서 드러난 게 아닐까. 두 세 번 테이크를 가다 보면 ‘좀 전 보다 잘 해내야지’하는 마음이 생겨 연기가 이상해지곤 한다. 무조건 잘하려는 눈빛도 보이고.

언론 시사회 전까지 <동주>를 몇 번이나 봤나?
언론 시사회 때 처음 봤다. 청심환 먹고 봤다(웃음).
본명이 ‘김하늘’이다. 왜 ‘강하늘’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나?
이미 김하늘 씨가 있지 않나. 생일도, 이름도 김하늘 씨와 똑같다(웃음). 나는 어릴 때부터 하늘이란 이름을 좋아했다. 예명을 정할 때 김하중, 김하준, 김하진 이런 이름들이 많았는데 오글거려서 못 듣겠더라(웃음). 하늘이라는 이름을 계속 쓰되 아버지껜 죄송하지만 성만 바꾸기로 했다(웃음). 요즘에는 김하늘이라는 이름을 쓸 일이 별로 없다. 얼마 전 동사무소에 갔을 때는 강하늘로 이름을 적어 다시 쓰기도 했다(웃음).

고향이 부산이다. 대학 때문에 상경한 건가?
중학교 때 일찍 올라왔다.

연기를 하게 된 계기는?
부모님이 연극배우였다. 나를 가진 이후에는 연극으로 생계 유지를 할 수가 없어서 접으셨다. 그러다 보니 어릴 때부터 연극이 가까웠다. 지금도 어머니 친구 분들은 연극을 하고 계신다. 본격적으로 연극에 빠진 건 중학교 여름방학 때다. 성극단 소품팀으로 한 달 동안 일했다. 한 달 동안 준비를 하고 나서 커튼콜을 하며 스텝들과 인사하고 박수를 받는데 눈물이 흐르더라. 그 눈물이 어떤 의미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싫은 것도, 기쁜 것도 아니었다. 슬프거나 아쉬운 것도 아니었다. 거기에서 연극의 매력을 느꼈다. 그러던 찰나 연극동아리가 유명한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처음에는 극 자체를 좋아했던 것이기에 연극동아리의 조명팀, 무대팀으로 일하려고 했다. 그런데 우연히 역할이 비어 연기를 잠깐 하게 됐다. 이전까진 연기를 하는 사람들이 다른 세상 사람인 줄 알았는데 막상 연기를 해 보니까 되게 재밌더라. 연기가 못 오를 나무는 아니구나, 싶어서 그때부터 하게 됐다. 고등학교 2학년 때에 서울국악예술고등학교에 진학했고 중앙대학교 연극학과에서 연기를 배우고 있다.
연기를 계속 하게 하는 원동력은 뭔가?
부담감과 열등감. 어린 나이부터 내가 할 수 없는 것들이 계속 주어져왔다. 무조건 해내야 했고 실수란 건 없어야 했다. 주변에서 보는 눈도 많았다. 거기에서 오는 부담감들을 하나씩 안고 가다 보니 더 잘하고 싶고, 덜 욕먹고 싶은 마음들이 생겨 이 자리까지 버틸 수 있게 됐다.

지치지 않나?
힘이라고 표현할 수 있게 됐다.

또래 배우들과 호흡을 많이 맞췄다. 또래 배우들과 있을 때는 두드러지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결국 본인의 내공이 드러나는 것 같다. 다양한 경험들이 이제야 빛을 발하는 느낌?
난 그냥 긍정적으로 사는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 현장이든 즐기자, 재밌게 하자는 마음으로 임한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현장에 있으면 좋으니까. 그것밖에 없다.

스타가 되려는 조급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즐기려는 마음이 누군가에는 실없이 느껴지는 것 같다. 물론 실없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성향의 가장 큰 장점은 욕심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급할 게 없다. 계속 배우를 할 건데 조급할 게 뭐 있겠나. 설사 다음 작품이 없다고 해도 좋은 작품을 만날 때까지 기다리면 되는 건데. 그게 참 좋은 것 같다.

흥행이나 평가에 낙심하는 것 같지도 않다.
맞다(웃음). 마음이 중요한 것 같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물이 반이나 남았네”다. “물이 반밖에 안 남았네”와 “물이 반이나 남았네”의 차이를 모르고 지내는 사람들이 많다. 살아가면서 어디든지 대입할 수 있는 말인 것 같다.

최근에 있었던 가장 즐거운 일은?
제일 기분 좋았던 건 <동주> VIP시사회 할 때 칭찬을 받았던 일이다. 지금 있는 회사에서 7년 동안 있었는데 그동안 단 한 번도 (황)정민 선배의 칭찬을 들은 적이 없다. VIP시사회가 끝나고 갑자기 내게 오시더니 손을 내밀고 잘했다고 말씀하시는 게 아닌가. 기쁘다기보단 어리벙벙했다. 감사한 것도 아니고 의아한 것도 아니고 오묘한 느낌이었다. ‘이게 뭐지?’하는 느낌. 지금 생각해보면 기쁘고 감사하다. 한 번도 칭찬 안 해주셨었는데(웃음).

공연을 올리고 싶다는 말을 했었다. 황정민 배우처럼 제작자로서의 욕심이 있는 건가?
내가 공연을 올리고 싶다고 한 건 1차원적인 거다. 내가 연출한 무대가 아니라 뚝딱뚝딱 설치한 무대에서 배우들이 연기하는 걸 보고 싶다. 내 아이디어로 무대를 꾸미고 그 위에서 배우가 연기하고 연출자가 연출하는 걸 객석에서 보고 싶다. 이건 한참 걸리는 꿈이겠지(웃음).

영화를 보면서 청춘 배우의 찬란한 한때를 보는 것 같아 참 좋더라. 본인에게 청춘은 어떤 의미인가?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청춘’ 마지막 날에 제작진이 “청춘이란?”하고 질문했다. 그 자리에서 되게 많은 시간 동안 고민했다. 난 단 한 번도 청춘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 어쩌면 이게 청춘인 것 같다. 그러고 보면 항상 사람들은 청춘을 과거형으로 말한다. 청춘이란 단어를 생각하지 않을 때가 청춘인 게 아닐까?

‘꽃보다 청춘’을 할 때 오로라를 봤더라. 어땠나?
‘꽃보다 청춘’ 팀에서 오로라 전용 카메라를 가져갔었다. 오로라를 보기 위해 갔을 땐 너무 춥고 바람도 많이 불었다. 그렇지만 감히 말하건대 그 동안 봐 왔던 것 중에 가장 아름답더라. 오로라가 눈 앞에 있는데 마치 CG같았다. 만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체코의 프라하에 가 보고 싶다. 프라하에 가 봤나?

가 봤다(웃음).
프라하가 동네 앞마당인가. 왜 내가 묻는 사람들마다 프라하에 다녀왔다고 하지(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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