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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를 더, 더 잘하고 싶다 <유체이탈자> 윤계상 배우

2021년 12월 1일 수요일 | 박은영 기자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여느 액션 전문 배우를 능가할 날렵한 몸놀림으로 스크린을 활보한다. 액션 장인이라는 표현이 손색없을 정도다. 윤계상이 <범죄도시> 제작팀과 윤재근 감독, 그리고 평소 존경하는 선배인 박용우와 함께 <유체이탈자>로 돌아왔다. <유체이탈자>는 12시간마다 몸이 바뀐다는 독특한 소재와 몸의 교체를 거울을 통해 드러내는 방식 등 관객의 흥미를 꽉 잡아 두는 미스터리 액션 스릴러. 그는 중심인물 ‘강이안’으로 분해 유체이탈로 일곱개의 몸을 넘나들며 타격감 강한 액션의 진수를 펼친다. 40대에 접어들며 눈빛과 주름이라는 세월 필터를 장착해 연기 스펙트럼을 한층 넓힌 윤계상. 연기가 너무 좋아서 더, 더 잘하고 싶다는 그를 화상으로 만났다.

설정이 독특한 데다 초반엔 퍼즐 맞추듯 보게 되더라. 무엇보다 시나리오의 첫인상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유체이탈하여 자신이 누군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언가를 찾아가는 모습에 나 역시 중반까지는 수수께끼를 푸는 듯한 느낌이었다. 뭘 찾는지, ‘강이안’(윤계상)이 거쳐가는 인물들의 관계성과 공통점은 무엇인지, 이렇듯 궁금하게 하고 기대하게 만드는 스토리 라인에 무엇보다 끌렸다.

액션 대가(?) 반열에 올라도 손색없을 날렵한 몸놀림을 보였다. 호흡을 맞추기 위해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고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준비한 부분은. 또 극한의 액션을 해보니 어떤가.
개인적으로 준비한 부분은 허리가 좋지 않아서 무리가지 않도록 특히 신경써야 했다. 모든 기억을 잃었지만,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그러니까 기억은 없어도 오랜 기간 훈련을 거친 사람이라는 걸 보여줘야 했다. 머리가 아닌 몸이 저절로 반응하는 액션을 위해 그만큼 상대 배우와 합을 많이 맞췄는데 하면 할수록 한계인가 싶더라.(웃음) 감독님도 나도 욕심이 있어서 컷을 분할하기보다 한 번에 끝까지 가려고 했고 그러다 보니 반복한 장면이 여럿이다. 부담감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 설레기도 하고 자극받은 현장이었다. 시험보는 느낌 같기도. 열심히 준비해 가서 잘 표현되면 굉장히 기분이 좋고 새로운 동기부여와 동력이 되더라. 지금 봐도 어떻게 소화해냈지 하는 부분이 있다.

액션 촬영하며 다친 부분은 없나.
음… 자잘한 건 있었지만, 얘기하면 안 된다고! (웃음) 하하. 괜찮을 정도의 부상이었고, 사실 이런 액션을 하다 보면 안 다칠 수가 없다. 덕분에 잘 나와서 좋다.

강이안이 유체이탈하여 여러 사람의 몸에 들어가지 않나. 이때 들어간 사람에 따라 몸놀림이 다 다르다. 이때 몸이 바뀌는 순간과 액션을 이어가는 지점이 매우 자연스럽더라.
강이안이 기억을 회복하는 과정을 몸을 통해 드러내려 했다. 몸이 교차되는 순간의 액션, 표정, 움직임 등을 단계별로 미리 설계한 후 약속하고 들어가 똑같이 맞추었다. 즉 나만 아니라 강이안이 들어간 인물을 연기한 배우도 똑같이 액션했다. 편집상 나만 주로 나와서 안타깝다. 영화가 잘 되면 확장판이 나와도 흥미로울 듯싶다.

가장 애착이 가는 시퀀스와 힘들었던 시퀀스를 꼽는다면. 개인적으로 마지막 액션 부분이 최고였다!
나 역시 그렇다. 마지막 시퀀스는 기억을 회복한 강이안이 확고한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는, 이전까지 참았던 모든 감정을 터뜨리고 분출하는 장면이다. 그만큼 준비도 많이 했기 때문에 애착이 가는 신이다. 어려웠던 장면은 카체이싱 시퀀스다. 강이안이 ‘문진아’(임진아)에게 현황을 전하는 장면으로 대사 자체가 굉장히 설명적이고 양도 많은 데다 긴박한 상황에서 골목길을 헤매며 운전해 나가는 장면이라 촬영하면서 힘들었다.

영화의 킬포인트는 미러 연기, 즉 거울을 통해 그 사람의 정체를 드러낸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강이안이 ‘박실장’(박용우)의 몸에 들어간 경우, 관객은 강이안을 여전히 보지만 실제로 움직이는 이는 강이안에 빙의된 박실장 아닌가. 즉 관객이 보는 것과 캐릭터의 괴리가 흥미를 유발하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강이안을 포함해 무려 7명을 연기하게 되는데 혼란스럽진 않던가.
그게 나는 내 얼굴을 보고 연기하는 거라… 후반작업을 통해 CG로 교체한 부분이다. 사실 박용우 선배 등 여섯 분께 어떤 느낌인지 묻고 싶다. 그분들이 강이안을 연기하는 거니 말이다. 개인적으론 내 얼굴을 보며 ‘내 얼굴이 아닌 것 같다’고 연기하는 게 막막하기도 하고 혼란스럽기도 해서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웃음)

후반으로 갈수록 메인 악역인 ‘박실장’(박용우)이 내뿜는 에너지가 강렬하다.
선배님의 오랜 팬이기도 하고 진짜 궁금한 분이었다. 현장에서 처음 연기한 후 감독님께 이런 얘길 한 적이 있다. ‘나는 용우 선배의 연기를 그리워한 것 같다’고 말이다. 특유의 변칙과 파워가 있는데 만약 <유체이탈자>를 재미있게 봤다면 선배의 이런 에너지 덕분이 아닌가 한다. 섬뜩하고 몽롱하고 여튼 다양한 표정과 얼굴을 보이지 않나. 더불어 우리 팀(그룹 GOD)의 쭌이형처럼 예전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 대단하시다.

<심장이 뛴다>(2010) 이후 윤재근 감독이 오랜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작업해보니 감독님은 어떤 분이든가.
감독님은 매우 디테일하고 철학적인 생각이 깊은 분으로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확고하셨다. ‘강이안’이 기억을 잃은 상황에서 어떤 말을 구사하고 어느 정도까지 인지할지에 대해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처음에 노숙자(박지환)를 찾아가서 무슨 말을 건넬지,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 이런 대사는 약간 판타지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연극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엔 감독님만의 확고한 생각이 있었던 거다. <유체이탈자>와 같은 소재가 독특한 시나리오를 기획, 개발하고 이를 영상으로 구현한 것만으로도 대단하신 분이다. 이번을 계기로 좋은 작품을 많이 하셨으면 한다.

영화 <범죄도시>(2017) 제작진과 다시 뭉쳤다.
평소 배우들이나 제작진과 모여 스터디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 <범죄도시>팀은 나의 이런 면을 잘 알고 있어서 초반부터 배우들끼리 공부할 장소와 시간 등을 지원하는 등 배려해줬다. 덕분에 더 빨리 수월하게 작품에 빠져들 수 있었다.

<범죄도시> 이전에는 액션 연기와는 다소 거리가 멀지 않았나. 가볍게 묻자면, 일상 연기와 액션 연기 어느 편이 더 어렵나.
일상연기는 감정적으로 복합적이고 훨씬 더 고민해야 할 지점이 있다면, 액션은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한다는 건 다 똑같고 다만 몸이 힘들지 머리가 힘들지 그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더 가볍게 묻자면, 실제 유체이탈한다면 들어가고 싶은 몸이 있나. (웃음)
잠깐 빙의라고 할지 유체이탈해 보니, 굉장히 불편하더라. 삶이란 게 자기가 걸어온 길과 그 길에서 얻은 다양한 추억이 쌓여서 이뤄지는 것인데 그런 것들이 갑자기 없어진다고 상상해 봐라. 갑자기 새로운 사람이 되는 매우 난처하고, 소통하기 힘들고, 기억이 없는 상태를 영화 속에서나마 경험해 보니 좋은 느낌이 아니었다. (웃음)

40대에 접어들면서 더욱 여유 있는 모습이다. 배우에게 세월이란.
적어도 남자 배우에겐 세월이 흐르는 것, 그러니까 나이를 먹는 건 좋은 것 같다. 어떤 모습을 표현하려고 할 때 감정의 폭이 더 넓어진다. 물론 미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생기고 풋풋함과 생기, 에너지가 떨어지는 건 맞지만 감정과 상황 그리고 공기를 표현하는 데는 훨씬 유리하다. 2~30대나 지금이나 내 마음과 정신은 비슷한 데 눈빛과 주름이라는 필터를 거쳐 더 전달이 잘 되는 면이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

공교롭게도 <유체이탈자> 개봉과 웹 드라마 <크라임 퍼즐> 공개가 겹치는데, 그간의 필모를 보자면 정말 ‘열일’의 아이콘이다. 이렇듯 쉴 새 없이 당신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뭘까.
연기를 너무 좋아한다. 연기하는 게 좋고 계속해서 더, 더 잘하고 싶다. 지금도 모자란다고 생각하고 또 언젠가 나도 잘할 때가 올 거라고 끊임없이 원한다. 이런 간절한 마음이 있기에 쉬지 않고 (연기)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혼이라는 인생의 대 전환을 맞았다. 이전과는 마음가짐부터 다를 것 같은데 어떤가.
혼자가 아니니까 책임감이 막중하다. 좋은 기운을 많이 받고 있고, 이런 기운을 연기로 잘 표현하고 싶다. 배우 윤계상의 발전은 물론 잘 살아가는 윤계상, 그러니까 진정성 있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제 시작이니 더욱 분발해야지. (웃음)

일하지 않을 때 주로 뭘 하며 재충전하나. 또 최근 소소하게 행복한 일이 있다면.
요즘 <크라임 퍼즐> 시작 이후 바쁘게 지냈는데, 그중 제일 재미있으면서도 어려웠던 건 SNL코리아(쿠팡플레이)에 출연한 거였다. 요즘 흐름을 몰라서… 그리고 행복한 일은 결혼한 거다.


사진제공. (주)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유체이탈자> 스틸

[mail:eunyoung.park@movist.com]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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