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옹주
The Last Princess, 2016

일제는 만 13세의 어린 덕혜옹주를 강제 일본 유학길에 오르게 한다. 매일같이 고국 땅을 그리워하며 살아가던 덕혜옹주 앞에 어린 시절 친구로 지냈던 장한(박해일)이 나타나고, 영친왕 망명 작전에 휘말리게 된다. 일본으로 끌려간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에 대한 서글픈 이야기.일제강점기 시절의 이야기는 늘 서글프고, 안타깝다. 영화 [귀향]의 소녀들 이야기도 그렇고, [동주] 역시 마찬가지다. 그 외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들 모르게 진행된 독립운동가들의 행보들 역시 그러하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였던 덕혜옹주의 삶도 참 서글픈 삶이다. 영화 [덕혜옹주]에서처럼 덕혜옹주가 독립운동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어쩌면 할 수 없었다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다만 그럼에도 왕족이었던 그녀와 고종이 역사 속에 잊혀지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나라를 빼앗긴 시절, 어떠한 힘도 남아있지 않았던 황실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일제와 친일파의 정치적 도구가 되었던 덕혜옹주. 그녀는 유학을 구실로 만 13세 어린 나이에 강제로 일본으로 떠나야 했던 그 시대의 슬픈 역사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뿐만 아니라 광복 후에도 바로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했고, 그 과정에서 나라와 역사에서 잊혀졌다. 낙선재에서 오래오래 살고 싶다던, 아버지인 고종과 어머니인 양귀인이 보고 싶다던, 그리고 대한민국에 대한 그리움 단 하나로 삶을 이어가야 했던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 그런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그런 그녀가 그나마 일본생활을 하면서 견딜 수 있었던 건, 그녀의 옆에서 보필했던 나인 ‘복순’ 덕분이었다. 하지만 그나마도 오래가지 못했지만 말이다. 결국 혼자 남게 된 ‘덕혜옹주’는 고국에 대한 그리움과 해방 이후에도 왕조가 부활하는 것을 두려워했던 이승만 정부에 막혀 입국하지 못했다. 결국 그녀가 다시 대한민국의 땅을 밟은 것은 1962년으로, 이후 낙선재로 거처를 옮겨 살다가 1989년에 생을 마감한다.

그런 그녀의 이야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잊혀질 뻔 했지만, 권비영 작가가 [덕혜옹주]에 관한 소설을 집필하여 세상 밖으로 꺼내주면서 대한민국 사람들이라면 모두 알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현재 영화 [덕혜옹주]로 인해 빛을 발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시절의 이야기는 이젠 지난 일이라고 잊혀져서는 안된다. 위안부로 끌려갔던 그 시절 어린 소녀들과, 독립 운동을 했던 많은 분들, 그리고 우리나라 마지막 왕족이었던 고종황제와 이우 왕자, 그리고 덕혜옹주까지.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함은 분명하다.

이 영화 [덕혜옹주]는 비록 역사적인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지만, 그녀의 슬프고도 안타까운 생애를 기억하기에는 손색이 없는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그녀의 삶을 돌아보고 기억해줄 수 있는 이 영화 [덕혜옹주]는 꼭 봐야하는 영화다.
뿐만 아니라 원작 소설이 있는 [덕혜옹주]이기에, 원작 소설과 영화를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시간이 된다면 소설과 함께 접해보길 권하는 바다. 영화 [덕혜옹주]도 매력적인 영화이지만, 소설 [덕혜옹주]도 매우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소설 [덕혜옹주]의 경우, 좀 더 덕혜 옹주의 성품과 인성 등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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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무한변신외계인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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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는 일제 식민지를 다룬 시대극이지만, 조선 옹주 이덕혜의 개인사에 집중한다. 그녀는 고종이 독살된 뒤 일본으로 끌려간다. 독립운동가 김장한을 만나 영친왕을 상해로 망명시키는 작전을 돕지만 실패한다. 일본 백작 소 다케유키와 정략 결혼했다가 얼마 못 가 헤어지고, 딸 정혜는 자살한다. 정신병원 생활 끝에 37년만에 조선에 돌아오는 그녀의 기구한 삶은 식민지의 역사를 아는 대한민국 관객의 마음을 턱 막히게 만든다. 답답한 역사로 그칠 뻔 한 이야기에 힘을 불어넣은 건 그녀를 끝내 조선으로 데려 오고야 마는 허구의 인물 김장한이다. 어린 시절 고종의 주선으로 덕혜옹주와 처음 만난 그는 노년이 되어서까지 그녀를 찾아다니며 이야기를 이끈다. 중간중간 불쑥 튀어나오는 아리랑과 ‘대한독립만세’는 다소 낯간지럽지만, 영화의 전반적인 정서는 담백한 편이다. 사건을 한 발자국 정도 떨어져서 지켜보는 듯한 느낌의 연출을 선호해온 허진호 감독의 스타일은 시대극에서도 여전하다. 덕혜옹주와 김장한은 은은하게 감정을 나눌 뿐, 그 이상의 관계로 진전되지는 않는다. 기왕 ‘팩션’이라면 덕혜옹주가 주체적으로 사건을 이끌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지만,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 휩쓸려간 옹주의 캐릭터는 납득될만하다. <비밀은 없다>에 이어 이번에도 손예진은 정제된 카리스마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고, 박해일의 노역은 흠 잡을 데가 없다.
2016년 7월 27일 수요일 | 글_박꽃 기자 (pgot@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