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단
MUSUDAN , 2015

<태왕사신기>나 <아테네 : 전쟁의 여신>같은 대형 드라마 때문인지 이지아의 영화가 몇 편 있을 거라는 생각이 절로 들지만 이 영화 <무수단>이 이지아의 첫번째 스크린 영화라는 것은 참 의외다. 물론 <베토벤 바이러스>나 <스타일>, <세번 결혼하는 여자>와 같은 드라마에서 여성 캐릭터를 십분 살리고 있었지만 이지아는 좀더 강하고 무언가 비밀을 간직한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첫 영화 데뷔가 이렇게 밀리터리 스릴러의 중위 역이라니, 이지아답다는 생각도 들면서 이지아스러운 영화 스타일을 짐작케한다. 남자 배우들 사이에서 신데렐라처럼 보이는 영화가 되지 않기 위해서 위장막을 얼굴에 칠하며 비무장지대를 수색하는 그녀의 모습은 영화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비장하고 진지하며 열정적으로 먼저 다가왔다고 볼 수 있다. 우수수 떨어지는 군사 용어를 쉴틈없이 내뱉는 모습만 봐도 얼마나 많이 연습하고 반복했을지 짐작이 가는 바이다.

대한민국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사망 사고, 실종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다. 사건을 파악하고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서 관련 정보를 전문으로 하는 담당자들을 착출하다보니 급하게 조직된 최정예 분대가 다소 완전치 못하게 현장으로 파견된다.
특히 24시간 이내에 돌아와야 하는 임무가 부여된 채 특전사 대위, 생화학 주특기 장교 등 이질적인 팀장과 팀원들이 팀을 이뤄서 현장으로 투입되어 오직 사건에 집중하게 된다. 영화는 인물들에 대한 간단한 사전 정보만을 제시한 채 음습한 벙커를 탐색하고 북한군과 조우하며 괴생물의 존재를 조금씩 흘리며 앞으로 맞닥뜨릴 결말을 미리 예상케 한다. 수십년간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그곳에서 대체 어떤 일이, 어떤 존재가 있는 것일까.

영화 촬영 도중 실신까지 했다는 이지아는 첫 영화 데뷔를 매우 강렬한 작품으로 선정하여 앞으로 이런 캐릭터로 굳어지지 않을까 걱정까지 될 지경이다. 여군 장교이면서 화장을 하는 장면은 그런 면에서 매우 특별하고 인상깊다.
로션만 바르는 푸석푸석한 얼굴의 여군만 기계적으로 인식했다면 생화학 전문 장교로서의 지식인 여군이라는 분장은 그렇게 긴 머리를 묶고 화장을 하면서도 강인한 군인 정신을 놓치지 않음을 보여주는 표현이다. 꼭 여군이 아니어도 되는 장면이 되버리지 않게, 하지만 여군 장교의 위엄과 포스도 놓칠 수 없다는 듯 작전을 나가는 군인으로서의 모습은 당당하다.

영화를 보면 느끼겠지만 밀리터리 스릴러 물이라는 장르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영화는 기존의 군 영화 중에서 <알포인트> 또는 를 닮았다. 의문의 사고에 대한 진상을 파악하거나 없어진 실종자를 찾기 위해서 조직된 팀이 낯선 곳에서 오히려 두려운 환경과 조직에 역으로 당하는 것은 스릴러 장르의 전형적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알포인트>가 이뤄놓은 한국형 군 스릴러 장르를 이 국내를 배경으로 가져와서 해당 장르를 완성시켰다고 보기에 아마도 이 영화 <무수단>은 또하나의 밀리터리 미스터리 스릴러도 방점을 찍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속내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영화의 종말까지 따라가다 보면 위 두 영화보다는 아놀드 슈왈츠네거의 <프레데터>에 가깝다는 것에 수긍할 것이다.

외계 생명체에 의해서 미국 특전 대원들이 처참하게 전멸되었지만 그것이 외계 생명체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수색 대원들은 역시 하나둘씩 괴생명체에 당하게 된다. 결국 혼자 남은 아놀드 슈왈츠네거의 마지막 한 방을 건 혈투는 무수단의 마지막 장면에 겹쳐지면서 스릴러가 액션으로 커지는 광경을 선사하게 된다.
90분이 채 안되는 짧은 러닝 타임 때문인지 팀원들의 사전 정보가 매우 부족하고 24시간 내 임무를 완성해야한다는 제약 때문에 조마조마한 관객의 감정 이입도 불러일으키지만 인물들의 성격이나 표정이 너무 무겁고 진지하다는 것이 영화의 맥을 계속해서 누르는 단점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마지막에 이 모든 이야기를 매듭지을 사건의 전말이 드러날 때도 마치 이것이 실제인지 아닌지 또다른 의문이 절로 들기도 하다.

그래도 한국 영화가 이렇게 다양한 장르로 성장하고 여성 캐릭터의 단독 액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사실은 앞으로 다른 영화에서도 얼마든지 헐리우드와 같이 탄탄한 여배우 솔로 액션이 가능하다는 것을 기대하게 한다. 팜므파탈 분위기의 신비로운 이지아도 좋지만 <7광구>의 하지원과 같이 이미지 캐릭터가 기존 영화에서 완성된 경우도 충분히 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한가지 중요한 것은 엔딩 장면에서 이지아가 보여주는 혼신의 연기도 매우 뜨겁고 멋지지만 그룹 클릭비 출신 오종혁의 연기를 지켜보는 것도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박유환의 팬도 아마도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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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아의 새로운 액션 스타일을 보고 싶은 분
밀리터리 매니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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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C-Guy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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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단>은 구모 감독이 하사로 군복무 할 당시, GP 통문과 비무장지대 수색 중 느꼈던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휴전선으로부터 남, 북으로 각각 2km의 지대로 모든 군사시설의 설치가 금지된 비무장지대에서 발생하는 미스테리한 사건을 소재로 한 점이 신선하다. 하지만치밀하지 못한 서사와 전개, 여성 장교의 여성성을 강조하고자 한 사족같은 몇몇 장면 등 허술함이 눈에 띈다. 그러나 허술함을 감싸안을 만큼 흥미진진하다. 그럴듯한 CG가 아님에도 그냥 납득하게 된다. 신유화 중위역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이지아는 초반부 잠시 겉도나 후반부로 갈수록 여군의 면모를 보인다. <무수단>은 소재 외에는 그다지 새로운 게 없는 흔한 설정의 조합임에도 긴박감을 팽팽하게 유지하며 끝까지 끌고 나가는 힘이 미덕인 장르영화다.
2016년 2월 25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young@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