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야 산다>는 중년 아빠들의 판타지를 공략한 영화로 보인다. 쭈글이 형사 ‘도정태’와 잘 나가는 회사의 CEO지만 병마에 딸을 잃은 ‘김승주’는 딱 40대 중후반의 가장이다. 기존의 영화, 드라마에서 위축된 가장으로 그려지는 시기다. 영화는 그 아빠들을 10대 못지 않게 잘 달리고, 싸움도 훨씬 잘 하는 멋있는 중년으로 묘사한다. 10대 청소년이 때린다고 을러대도 굴하지 않고 주먹 한 방으로 제압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판타지다. 그러나 영화는 그 판타지를 너무 허술하게 풀어간다. 사건을 전개시키는 ‘꽃고딩 4인방’의 함정은 너무나 뻔하다. 또한 처음엔 도발적이고 반항적이던 고딩들이 어른들의 훈계 몇 마디에 갑작스레 회개한다는 식의 결말은 캐릭터의 설득력을 떨어뜨린다. 결국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도정태’와 ‘김승주’의 활약상을 강조하기 위한 뻔한 무대만을 만들다 끝이 나고 만다. 때문에 코미디 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김정태의 연기 역시 빛을 잃었다. 더퀸D&M(주)이 제작하고 김승우 등 소속 배우를 대거 출연시킨 영화 <잡아야 산다>는 배우들 간의 우정은 잡았을지 몰라도 영화 자체의 완성도는 잡지 못한 듯하다.
2016년 1월 4일 월요일 | 글_이지혜 기자 (wisdom@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