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은 우정이 사랑으로 옮겨가는 순간의 청춘과 그들이 20여년의 세월이 지나 어른이 된 현재를 교차하며 보여주는 청춘물이며 복고물이다. 영화 <써니> 부터 최근의 ‘응답하라’ 시리즈까지 추억을 자극하고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복고물의 강점이다. 어린 시절을 돌이키며 아련한 그리움에 잠시 젖을 수 있는 시간이 현실에서는 흔치 않기에. <순정>이 최근 복고물의 흥행에 편승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수도 있다. 하지만 <순정>은 풋풋함, 애틋함, 서정적 풍경이라는 확실한 매력을 지닌 작품이다. 많이 본 듯한 익숙한 설정을 기반으로 하지만 <순정>은 시대를 넘어선 공통적인 감성을 잘 담아냈다. 여기에는 다섯 친구들의 자연스런 연기가 크게 한 몫한다. 볕에 그을린 얼굴만큼이나 투박하지만 순수한 모습들은 그 시절, 그 여름으로 관객들을 이끈다. <순정>이 데뷔작인 이은혜 감독의 섬세한 연출은 소년, 소녀의 감정선을 탁월하게 잡아냈다. 또한 촬영지인 고흥을 중심으로 한 바닷마을은 정감있다. 한 눈에 ‘와’하고 시선을 끄는 경관은 아니지만 한국적 소박함을 간직한 바다는 보면 볼수록 아름답다. <순정>은 청춘의 순수한 한때를 잘 포착한, 장르의 장점을 최대로 끌어올린 영화다.
2016년 2월 18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young@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