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변이
Collective Invention, 2015

약을 먹고 잠만 자면 30만원을 주는 생동성실험의 부작용으로 ‘박구’는 ‘생선인간’이 된다. 구는 일약 청년세대를 대표하는 상징이 되고, ‘생선인간 박구 신드롬’이라는 사회현상으로까지 번진다. 그러나 제약회사의 음모로 구는 스타 생선에서 순식간에 죽일 놈의 생선으로 몰려 세상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처하는데…
처음 공중파를 통해 [돌연변이]를 접했을 때, 우리나라도 상당히 참신한 내용의 영화가 나오는구나 싶어 매우 설레였다. 이 영화 [돌연변이]는 블랙 코미디라 할 수 있는 영화이기에 결코 쉬운 접근은 아니었으니까. 또한 생체실험이라 불리는 각종 치료제 인체 실험 참여자에 관한 내용은 코미디든, 스릴러든 상당히 접근하기 어렵고 무거운 주제임에도 코미디로 풀어내기란 어지간해서는 다가가기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런닝맨 및 다양한 예능 프로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광수가 주연을 맡았다니 더욱 신선하고 재밌으리라 생각했다.

이 영화 [돌연변이]는 코미디의 탈을 쓰고 있지만, 상당히 사람의 심리를 잘 파고 들었다고 볼 수 있다. 먹고 살기 어려운 요즘, 조금이라도 더 돈을 벌고자 생동성실험에 참가한 ‘박구’, 생동성실험의 피해자가 된 ‘박구’를 통해 정직원이 되고 싶었던 ‘상원’, 그리고 ‘박구’를 통해 사회의 이슈녀가 되고 싶었던 예전 여친 ‘주진’까지. 개인의 욕망을 이루고자 하는 요즘 세태를 적나라하게 반영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돌연변이]를 만든 권오광 감독은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 [Collective Invention(집단 발명)]을 통해 이 영화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해변에 홀로 누워 있는 이도 저도 아닌 웃기고도 무기력한 생선인간의 모습을 통해 지금 우리 시대의 이야기를 생각해냈다는 그는 “<돌연변이>는 한 편의 우화다. 이 황당한 대한민국이라는 사회 위에 ‘박구’라는 더 황당한 캐릭터를 던져 놓고, 생선으로 변해가는 돌연변이 박구보다 더 이상하게 변해가는 ‘돌연변이들’의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또한 “그 안에서 욕망에 눈이 멀었던 우리들이 외면해버린 진실과 만나고 아직 남아 있을지 모르는 희망에 대해 모색해보고 싶었다”고 전하고 있다.

그의 제작 의도는 어느정도 적중했다고 생각한다. 영화 [돌연변이]를 보면서 뜨고 싶은 욕망에 눈이 먼 ‘주진’, 욕망이라 할 수는 없지만 정직원이 되기 힘든 현실을 살아가는 수많은 ‘상원’, 조금이라도 더 벌어야만(혹은 쉽고 많이 벌어야 하는) 했던 ‘박구’는 우리네 삶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생동성실험을 통해 ‘생선인간’이 되었다는 것은 정말 초현실적인 일로 말도 안되지만, 오히려 과장되게 표현한 캐릭터가 역으로 현실적으로 훅 다가오는 것. 어쩌면 감독은 그것을 노렸을 수도 있다. 과장되어 표현했지만, 결코 과장되지 않은, 어쩌면 코미디(혹은 블랙코미디)의 매력은 여기서 오는 것이 아닐까 한다.

뿐만 아니라 이 영화 [돌연변이]를 통해 한가지 더 느끼는 점은, 생선인간이 된 박구가 했던 말처럼, 그저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은 것. 그것에 대한 서브적 표현이 관객의 마음에 더욱 와 닿지 않았을까? 누구나 평범하게 살고 싶지만, 어렵게 살고 있는 우리네 삶을 생선인간 ‘박구’라는 캐릭터를 통해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포인트는 이광수의 ‘생선인간’ 분장이라 할 수 있다. 생선탈의 무게만 8Kg인데다가 분장하는데만 4~6시간이 걸린다하니 매우 고생스러웠음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게다가 직접 탈을 쓰고 연기하는 이광수의 노력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모든 배우들이 본인이 출연하는 영화에 그만한 열정을 보이기는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코미디 장르인 만큼 진지하게 볼 필요는 없지만, 한번쯤 생각하게 하는 영화 [돌연변이]. 가타부타 말없이,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영화 [돌연변이]. 이런 정도로 보면 상당히 재미있고 유쾌하게, 그러나 여운이 남는 영화라 할 수 있다. 또한 ‘돌연변이 생선인간’으로 열연한 이광수에게 초점을 맞춘다면 더욱 재미있게 이 영화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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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혹은 블랙코미디)를 좋아하시는 분
신선한 소재에 목말라 있으신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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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무한변신 외계인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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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는 참신한 발상을 엉뚱한 매력으로 승화시킨 아주 색다른 영화이다. 칸 영화제 단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세이프>의 각본가로 실력을 인정받은 젊은 권오광 감독은 자유롭게 상상력을 펼치며 그 세대가 가장 고민하는 문제 중 하나인 청년 취업 문제를 주축으로 사회적 부조리를 곁 가지로 하여 유쾌한 한 편의 우화를 써 내었다. <돌연변이>에서 색다른 발상만큼 돋보이는 것은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조율하는 음악으로 이는 의외로 ‘생선인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모습과 더불어 발랄함을 견인한다. 청년실업, 대중문화의 변덕, 인권의식 실종 등 무거운 주제를 직설적으로 드러내어 피로감을 유발하지 않고 해설이 필요할 만큼 난해한 은유와 상징을 구사하지 않음으로써 영화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한다. 몸짓과 목소리를 통해 생선인간의 무표정에서도 슬픔과 기쁨을 읽어낼 수 있고 무릎을 안고 앉아있는 옆 모습은 연민을 더한다. 이천희와 박보영의 생활감 묻어나는 연기는 비현실적 소재를 현실적으로 안착시킨다. 특히, 영화 내내 본 얼굴을 드러낼 수 없는 박구역을 8kg의 생선인간 탈을 쓰고 연기한 이광수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벌써부터 차기작이 기대될 만큼, 권오광 감독의 <돌연변이>는 근사한 장편데뷔작이다.
2015년 10월 15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young@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