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고시생 길호와 대기업 과장 정숙의 로맨스를 다룬 <션샤인 러브>는 비루한 현실과 장미빛 희망을 적절히 버무린 판타지 로맨스다. <션샤인 러브>는 고시생 길호의 갑갑한 일상을 거북하지 않는 수준에서 실감나게 그려내는데 오정세의 세심한 연기가 그 효과를 증폭시킨다.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고시생 길호의 일상은 비극적이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제목처럼 훈훈하다. <션샤인 러브>가 곳곳에 배치한 아기자기한 샌드 아트와 80년대 비디오를 연상시키는 코믹한 B급 영상은 정서적으로 보다 여유로웠던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다소 순진하긴 하지만 희망적인 지점에서 마무리되는 연인들의 로맨스는 각박한 현실에 날 선 마음을 잠시나마 누그러뜨린다.
2015년 9월 10일 목요일 | 글_최정인 기자 (jeongin@movi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