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부’라는 소재에 코믹 본능 갖춘 배우들의 조합이 괜찮다고 느꼈습니다.
동식을 보면서 착하고 일 잘하고 성실한데, 눈치 좀 부족하고 아부 좀 못 한다고 해서
사회에서 저렇게나 밀릴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설사가상으로 집안의 사채 빚의 부담까지 안게 되죠.) 꽤 현실적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아등바등 사는 모습을 재밋거리로 지켜보는 권력자.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냉장고에 자존심을 넣어둬야 하는 직장인.
더럽고 치사한 현실을 완전 리얼하게 풍자한 만큼
가볍게 즐기기엔 동식의 모습들이 너무 처절합니다.
결말은 나름 통쾌했지만 실제로도 그럴 수 있을까요?
그야말로 웃픈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 한국 코믹 영화 중에 ‘완성도’라는 걸 느껴본 게 <미스 홍당무> 밖에 없었습니다.
이 영화도 역시나 완성도는 기대하기 힘든...
<아부의 왕>은 다소 허전한 느낌이 나는 영화이지만, 성동일과 송새벽의 일상 같은 코믹 연기가 이러한 부족한 부분들을 좀 채워주는 느낌이 납니다.
아래는 이 영화에 대한 성동렬의 코멘터리인데요,
말은 장난끼 넘쳐도 성동일 때문에 촬영분위기가 얼마나 즐겁고 좋았을지 안 봐도 알것같아요.
Q. 성동일의 애드리브 원천은?
A. 돈! 철저한 대가성 애드리브다.
Q. 추운날씨에 길거리를 미친듯이 달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유독히 성동일이 열심히 뛴이유는?
A. NG나면 또 뛰어야 하니까!
Q. 성동일이 감독님한테 특별히 부탁한 것은?
A. 키스씬을 넣어달라! 김성령씨와 키스 한 번 하고 싶었다고.
가장 웃겼던 배우는 바로 이병준 이였습니다.
대사의 디테일을 살리는 배우 중 한명이기 때문에
얄미우면서도 웃겨서 비호감 이미지로는 도저히 정착이 되지 않는 배우입니다.
극중 동식이 너무 고통 받는 장면이 많아 심리적으로 불편한 상황에서도
코믹 배우들 덕분에 웃음을 잃지 않고 본 영화였습니다.
아부의 시대에 살아남아야 하는 사람들...
시원하게 술 한잔 들이키고 지친 마음 다시 일으켜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