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포레스트2: 겨울과 봄
リトル・フォレスト 冬・春 , Little Forest: Winter&Spring , 2015

최근 TV, 영화는 물론이고 모든 매체는 쿡방과 먹방의 조화라고 할 수 있다. 힘들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쉐프라는 직업이 각광받기 시작했고, 명품 쉐프들의 명품 요리는 물론이고 다양한 매력까지 모두 만나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졌다. 한편에서는 이 쿡방&먹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미지수이며 금방 열기가 사그라들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수요가 계속 존재하는 한 쉐프들의 인기는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여기 쿡방&먹방과 같은 주제를 갖는 영화가 한 편 있다. 2014년에 개봉한 영호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편의 속편에 해당하는 <리틀 포레스트2: 겨울과 봄>이다. 제목을 찬찬히 생각해보다 단순한 깨달음을 얻었다. ‘리틀 포레스트=작은 숲’, 영화 속 주인공이 살아가는 마을의 이름 ‘코모리(小森)’는 ‘작은 숲’이란 뜻이다.

말 그대로 ‘작은 숲’의 마을에서 살아가는 주인공 이치코는 요즘 우리가 접하는 쿡방&먹방과는 다른 슬로우 라이프를 살아간다. 묘사하자면 ‘킨포크 라이프’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킨포크 라이프는 포틀랜드에서 시작된 특유의 생활상으로 텃밭에서 직접 수확한 유기농 식재료로 친환경 밥상을 차리고, 이웃들고 함께 나눠먹으며 자연 친화적인 생활을 누리는 것을 말한다. 주인공 이치코도 역시 자신이 직접 농사를 짓고 산과 들에서 얻은 제철 재료들로 음식을 만들어먹으며 지낸다.
영화는 어떻게 보면 지루하다고 할 수 있다. 일상의 큰 변화도 없고 마을의 미스테리한 사건도 없다. 매일 매일이 하루같이 지나가고 한 계절이 지나가면 눈치챌 틈도 없이 다음 계절이 돌아와있다. 그렇게 특별할 것 없는 일상속에서 주인공 이치코도 자연의 하나로 살아간다. 계절에 맞는 재료들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이웃들과 나누며 겨울을 준비한다. 이런 과정이 물흐르듯이 지나가기 때문에 신기하게도 개인적으로 지루하다는 느낌은 거의 받지 못했다. 마치 내가 이치코의 삶에서 같이 흘러가며 생활하는 것 같이.

전체적으로 보면 전작에 비해 음식이 좀 더 다양해진 느낌이다. 일반적으로는 ‘여름과 가을’의 밥상이 풍성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제철 채소를 만날 수 없는 겨울은 어쩌면 그래서 더욱 특별한 계절일지도 모른다. 저장해놨던 채소들의 아삭한 식감이라든지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별미들로 인해 겨울 밥상도 여름이나 가을 못지않게 풍성해 질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
영화는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동명 만화를 그대로 스크린으로 옮겨왔다. 일본 토호쿠 산간지방의 작은 마을인 코모리에 살고 있는 이치코의 일상을 다루는데, 이치코의 삶의 가장 특이한 점이라면 이치코가 다시 고향집으로 돌아왔을 때 어머니는 집을 나가 소식을 알 수 없었다는 점이다. 이치코는 나름대로 농사를 짓고 가끔 어머니와의 일을 추억하며,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영화는 각 계절을 약 1시간의 한 편의 영화로 만들어놨기 때문에 겨울 편이 끝나면 엔딩 음악과 함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다시 새로운 봄 편이 시작되게 된다.
영화는 잔잔하게 흘러가서 우리에게 남는 이야기가 없는 것 같이 보일 수 있지만, 어느새 우리는 이치코의 삶을 통해 인생에 대해 깨닫게 될 것이다. 매일 매일이 같아보이지만, 하루 하루가 색다른 슬로우 라이프의 매력에 빠져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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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특유의 잔잔한 영화를 좋아하는 분
음식 영화를 좋아하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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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이현아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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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2: 겨울과 봄>은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자전적 만화 ‘리틀 포레스트’를 2부작으로 영화화한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의 속편이다. <리틀 포레스트 2: 겨울과 봄>은 전작에 이어 ‘낫또 떡’ ‘배추꽃봉오리 파스타’ 등 제철 재료로 만든 소박하고 맛있는 음식들이 등장한다. ‘Eatrip’의 푸드 디렉터 유리 노무라가 재연한 요리는 시각적 호사를 선사하고, 사계절의 선명한 대비와 미묘한 변화들을 완벽하게 포착한 뛰어난 영상미는 <리틀 포레스트 2: 겨울과 봄>에서 절정에 다다른다. 한 끼의 식사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그 안에 깃든 숨은 노고, 맛있게 먹는 것에 초점을 맞췄던 전편보다 한 층 더해진 깊이와 풍성한 에피소드로 돌아온 <리틀 포레스트 2: 겨울과 봄>은 무심한 듯 간결한 대사를 통해 많은 의미를 전달한다. ‘겨울도 빼 놓을 수 없는 조미료’이듯 이치코가 보냈던 후회와 도피의 시간은 제자리를 도는 원이 아닌 나선을 그리기 위한 필요의 시간이었음을 보여준다. 민속춤을 추는 이치코의 이마에 맺힌 땀과 하늘을 향해 뻗는 힘찬 손길에서 주체적으로 선택한 삶의 자부심과 더 단단해진 이치코의 내면을 엿볼 수 있다.
2015년 5월 7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young@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