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치
Beyond the Reach , 2014

돈 많은 비즈니스맨 매덕(마이클 더글라스)은 사막 사냥을 위해 사냥 가이드를 구한다. 지역 부보안관 겸 사냥 가이드인 젊은 청년 벤(제레미 어바인)은 부자의 이 취미 사냥에 함께 나서고 태양이 작렬하는 사막에 최고급 SUV 벤츠 G63을 타고 하룻밤 동행을 하게 된다.
거물급 부자이긴 하지만 말투나 행동거지가 양아치와 다름 없는 매덕. 청년 벤은 그런 그가 마음에 들지 않고 그저 사냥 가이드로서만 대하려 한다. 매덕의 부와 세계관은 벤과는 먼 세계의 일이기 때문에 어차피 함께 공유할 무엇도 찾을 수는 없다. 최고급 멋진 차량에서 원두 커피를 내려 마시고 간단 식사를 할 수 있는 간이 캠핑을 하면서 최신 사냥총으로 무장한 매덕. 그에 비해서 가진 것 없고 애인은 학업을 위해서 도시로 떠나버려 외롭고 쓸쓸한 상태인 벤.

어색한 관계 속에서 야영을 하고 난 다음날, 작렬하는 태양 아래서 사냥감인 큰 뿔양을 향해 총을 쏘지만 그것은 벤의 오랜 친구였고, 지역 사냥 가이드로서 오래 활동했던 사람이 총을 맞아 숨져 있다. 당황한 벤과 총을 쏜 매덕은 상황을 수습하려 하지만 교활한 매덕은 벤에게 죄를 덮어 씌우려 하고 벤의 옷을 모두 벗긴 채 사막으로 내쫓는다.
이글이글 불타는 태양 아래에서 매덕을 피해서 도망치는 벤은 점점 지쳐가고 맨발은 부르튼다. 고열의 사막 속에서 죽어가는 벤을 관찰하며 즐기는 사악한 매덕. 이 둘의 사막 기행은 점차 극한을 향해 달리고 벤은 죽을 힘을 다하여 살 궁리를 찾는다. 선악이 극으로 나뉜 사막이라는 공간에서 두 인간이 보여주는 삶과 죽음의 기로, 선과 악의 대결에서 과연 결과는 어떻게 나올 것인가....

매우 간결하고 쉬운 진행으로 극이 진행되는 이 영화 <더 리치>는 마치 악역 전문 배우 같이 익숙한 마이클 더글라스와 <워 호스>의 소년에서 청년으로 성장한 제레미 어바인 두 배우의 신구 대결이 불꽃 튀는 영화이다. 얄밉고 치졸하며 졸부에 다름아닌 매딕은 아직 성장하지 않고 엉성한 삶을 살고 있지만 순수한 청년인 벤을 경제적으로 가지고 놀다가 목숨을 가지고 노는 모양새로 변모한다.
기성세대가 취미로 사냥을 할 정도로 경제력을 이뤘다면 지금 신세대는 그런 기성세대의 뒷바라지를 하며 그들의 취미 놀이에 동행하면서 경제력을 습득하는 수준으로 추락한 현실을 대변하는 듯 이 둘의 대립된 모습은 극중 내내 상반되어 나타난다. 미국에 1대 밖에 없다며 자신의 차량을 자랑하는 매덕의 모습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여실히 드러내며 사랑하는 여인에게 자신의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총을 건네주는 벤은 아직 순수하고 정렬적이며 미래 기회가 많이 남아있는 인간미를 담아낸다. 그러니 이 둘의 대립은 영화 속에서 내내 긴장감을 보여주게 되고 절대 화합할 수 없는 평행선을 달리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사막이 돌과 흙과 마른 풀과 태양만이 있는 태초의 지구라면 신무기와 최신 차량과 재력을 겸비한 매덕은 인간의 탐욕과 악을 대변하고, 벌거벗은 채 달리고 목말라하는 벤은 최초의 인간이 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무위를 보여준다. 결국 이 둘에게 자연은 공평하고 개입하지 않으며 해가 뜨고 해가 지는 시간만 갈 뿐 결말을 매듭짓는 건 이 둘이 해결해야 할 몫인 것이다.
생명이 꺼지는 것을 지켜보는 인간과 생명의 끈을 놓치 않고 발버둥치는 인간, 권선징악이 인간 세상의 법칙이라면 그 결말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고 신이 있다면 그 신은 이 모든 상황에서 어떤 벌을 내릴지를 정할지만 결정하면 될 것이다. 극한 상황에서 인간의 감정도 극한으로 달리는 것이 아닌지 돌아볼 찰나에 인간은 개선할 틈이 없고 어려움에 빠진 인간을 돌볼 겨를이 없다.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서 더 큰 죄를 짓는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을 이 영화는 뜨거운 사막이라는 배경 속으로 두 인간을 집어 넣은 채 관객과 함께 그들의 선택과 행동과 결론을 지켜보게 하는 것이다.

<워 호스>의 제레미 어바인은 주연이었지만 그리 눈에 띄지는 않았다. 말과의 우정을 다룬 영화였기에 말과 함께 진행되는 만남과 전쟁과 해후가 전면에 나와서 제레미 어바인의 모습은 아직 미성숙한 청년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이후로 성장한 그의 모습은 여기 <더 리치>에서 완성되어 탄탄한 근육과 선량한 표정이 거친 사막 속에서 빛이 난다. 매덕이 사냥을 떠나는 차안에서 월E를 흉내내며 장난을 칠 때 못미더워하다가 같이 맞장구를 쳐주는 벤의 천진한 모습에서 앞으로 일어난 극한의 대립이 더욱 부각되는 장면은 그런 면에서 제레미 어바인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마이클 더글라스는 악역이 오히려 잘 어울리는 배우가 된 듯 하다. 그리고 그의 이전작 중에서 그가 맡은 악역은 꽤 된다. 그래서 <더 리치>의 매덕은 원래부터 악인이라는 듯 중국인과의 비즈니스 거래 내역이나 스케줄을 위해서 위성 전화 통화를 할 때 매우 거만하고 일방적이며 끝없이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없는 말투로 일관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는 악인이었고 악인으로 끝난다.
흙먼지만 이는 사막 속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단연 매딕의 6개 바퀴가 달린 자동차일 것이다. 벤츠의 신형 SUV인 G63 AMG 6x6 은 실 판매 차량이 아니기 때문에 매딕이 자랑하듯이 전세계에 몇 대 없다고 자랑한다. 그만큼 부자의 자랑이자 마초들이 한번쯤은 침흘릴 만한 차량이다. 호주 국방부에서 주문해서 제작했다고 하는 이 멋진 자동차가 사악한 매딕의 소유가 될 때 얼마나 살벌한 악인의 무기가 되는지 영화 속에서는 어떻게 기능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암벽 속에 숨은 벤을 찾기 위해서 서치라이트를 비추거나 숨은 벤에게 위협을 가하는 확성기 등.

차량을 이용한 추격과 끝없는 위협은 다른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이 영화가 주는 하나의 독특한 잔재미이다. 다만 차량에 옥의 티가 하나 있는데, 차 문을 열 때마다 ‘땡~’하는 알람소리가 울리는데 벤이 소변을 보는 매딕 몰래 차문을 열어 티셔츠를 훔칠 때 이 소리가 나지 않았다는 것. 그 장면은 영화에서 매우 긴장감을 주는 스릴이었는데 차문 열림 알람 소리가 나서 매딕에게 걸릴 것이라는 기대를 한 관객의 예상을 무너뜨리는 장면으로 지나친다.
뜨거운 여름, 더 뜨겁게 타오르는 사막의 생존 스릴를 지켜보며 시원한 영화 관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이 영화를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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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생존 액션 스릴를 즐기고 싶은 관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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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C-Guy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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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치>의 플롯은 단순하다. 서사는 예상 가능한 수준에서 전개되고, 반전이 충격적이지도 않다. 손에 피를 묻히지 않으려는 악당은 답답하기 그지없고, 사막을 내달리는 두 사람의 추격전은 즐거운 놀이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더 리치>가 지루한 영화는 아니다. <더 리치>는 황량한 사막 위에 덩그러니 놓인 몇 가지 아이템만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물 만난 물고기처럼 모래 밭을 달리는 6륜구동 괴물 자동차 메르세데스-벤츠 G63 AMG 6X6를 시작으로 차량용 전자레인지, 휴대용 에스프레소 머신, 위성 전화기 등은 오프로드에 대한 로망을 자극한다. 사막 곳곳에 위치한 아지트와 생존물품들을 보물찾기처럼 찾아 헤매는 벤의 모습 또한 흥미롭다. 바야흐로 캠핑 시대인 요즘, <더 리치>는 여행을 떠나기 전 관람하기 안성맞춤인 영화다.
2015년 7월 9일 목요일 | 글_안석현 기자 (ash@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