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수 없는 비밀
不能說的秘密 , Secret , 2007

상륜은 피아노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이는 소년이다. 예술학교로 전학 온 그는 철거를 앞둔 오래된 음악실에서 흘러나오는 피아노 소리에 이끌린다. 그리고 그곳에서 샤오위라는 이름의 소녀를 만난다. 샤오위가 연주한 곡의 제목을 묻는 상륜에게, 샤오위는 ‘비밀’이라고 대답한다. 그렇게 시작되는 이 영화의 제목은 <말할 수 없는 비밀>이다.

상륜은 피아노 분야에서만큼은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우수하다. 이 예술학교에는 학생들이 서로의 실력을 겨루는 ‘피아노 배틀’이 있다. 샹륜은 뛰어난 실력의 학생과 겨루어도 뒤지지 않아, 배틀을 지켜보는 많은 학생들에게 갈채를 받는다. 하지만 오래된 음악실에서 샤오위가 연주했던 음악은 난생 처음 들어보는 것이었다. 상륜은 자신이 그 음악에, 그리고 샤오위에게 놀랄 만큼 끌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청순함의 대명사인 계륜미가 연기한 샤오위는 극중 너무나도 아름답다. 깨끗하고, 순수하고, 나지막하게 속삭이는 그녀의 목소리가 피부로 느껴진다. 그렇다, 첫사랑의 시작이다.

로맨스 영화의 중심은 철저히 ‘연인 관계’에 있다. 대사와 행동을 통해 표현되는 주인공들의 심리 묘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전체적인 흐름은 일반적인 틴에이저 로맨스의 전개를 따라간다. 우연한 첫 만남, 운명적인 끌림, 두 사람에게 닥치는 역경과 이를 극복하려고 애쓰는 이야기. 위기를 극복하면 해피엔딩, 극복하지 못하면 두 사람은 헤어지고 이야기는 새드엔딩을 맞이한다.
기존의 많은 시나리오, 판에 박힌 틀, 배경과 등장인물의 설정만 바꾸어 짜깁기한 로맨스 영화가 난무하는 지금까지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보통의 로맨스를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작품으로 만든 데에는 주인공들의 ‘엇갈림’이라는 결정적인 포인트가 있다.

서로를 사랑하는데 만나지 못한다거나, 제3자의 개입으로 인해 오해가 생긴다거나,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난관에 부딪히는 상황은 관객으로부터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이러한 안타까움을 몇 차례에 걸쳐 선사하는 밀당의 고수다. 안타까움은 곧 긴장이고, 긴장은 관객이 화면으로부터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하고 또 예측할수록 관객은 작품에 빠져든다. 그래서 최근의 대중매체에서는 가능한 자극적인 요소를 차용하여 시청자의 눈길을 끌려는 시도가 많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진심으로 우러나는 ‘안타까움’은 싸구려가 아니다. 한 장면이 지나간 후에도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잊을 수가 없어, 앞으로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라는 것이 안타까움이다. 로맨스 장르가 발휘하는 힘이다. 08년 첫 개봉한 이 작품이 오늘날 재개봉을 맞이하는 건, 스쳐 지나간 한 장면 한 장면 속에서 느낀 감동을 많은 사람이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로맨스의 명작이라 일컬어지는 <타이타닉>의 클라이막스처럼.

또한 <말할 수 없는 비밀>에는 로맨스 장르에서 찾아보기 힘든 여러 트릭이 존재한다. 샹륜과 샤오위의 만남에서 이것은 이미 시작되었다. 전개가 진행될수록 쌓이고 또 쌓이고, 복선이 깔린다. 중반부에 다다를 무렵 관객은 샤오위의 ‘비밀’을 깨닫는다. 그 순간 앞으로 두 사람이 겪어야 할 시련이 연상된다. 어떻게 이를 극복할 건지도 상상한다. 그래서 각 장면에 대한 해석이 여러 가지고, 결말까지 둘로 나뉜다. 판단은 관객의 몫이다.
극중 상륜을 연기한 주걸륜은 4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다. <말할 수 없는 비밀>에 등장하는 피아노 연주 장면을 모두 직접 소화하며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보여주었다. 그의 실력이 빛난 피아노 배틀 장면은 그야말로 명장면. 왜 많은 하이틴 영화들이 예술학교를 배경으로 하는지 깨달았다. 말 대신 서로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요소로는 음악만한 것이 없으니까. 그리고 오래된 음악실의 피아노야말로 두 사람의 만남을 성사시킨 결정적 요소니까.

전체적으로 깨끗하고 맑은 분위기의 영화다. 자극적인 대중매체에 지쳤다면 권해주고 싶은 작품. 언뜻 무난한 전개처럼 보이지만 사실 많은 트릭이 숨어있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간 후에도 여러 번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무게가 있다. 마냥 유쾌하고 가볍지 않으면서도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은 의외로 많지 않다. 일반 고교와는 확연히 다른 예술학교의 풍경, 독특한 수업 모습, 각 장면을 루즈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음악까지, 즐길 거리가 많다. 오래된 작품이지만 최근의 영화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오히려 과거의 향수가 묻어난다는 점에서 더욱 환영받을 것도 같다.
십대들의 사랑은 아름답다. 서로의 조건을 묻지도, 따지지도, 궁금해 하지도 않는다는 점에서 그들의 사랑은 충분히 대단하다. 그땐 그럴 수 있다. 자신들의 가능성이 아직 충분하니까. 서로밖에 보이지 않으니까. 어떤 상황에 부딪히든,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으니까. 두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게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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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멜로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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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mj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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