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엔걸 스즈코
百万円と苦虫女 , One Million Yen And The Nigamushi Woman , 2008

타나다 유키가 각본과 연출을 모두 맡아 화제가 된 감독 데뷔작이다. 여주인공으로 <훌라걸스>로 일본 오스카상 신인상을 받은 아오이 유우가 출연하게 되었고,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서 순애보적인 사랑으로 열연한 모리야마 미라이가 출연하게 비중있는 역할을 맡았다. 이 작품을 계기로 타나다 유키 감독은 일본영화 감독협회 신인상을, 아오이 유우는 예술선장 신인상 영화부분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영화는 주인공 스즈코(아우이 유우)가 집에서 독립해 나와 여러곳을 돌아다니며 자신을 돌아보고 힘든 세상에 맞서는 용기를 얻는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평소 독립심이 강한 스즈코는 아르바이트를 같이 하는 동료와 룸메이트를 하기로 하고 집을 구한다.
하지만 의도치 않게 동료의 남자친구인 타케시가 함께 생활하게 되면서 불행은 시작이 된다. 입주 첫날부터 동료가 타케시와 헤어져 집을 나가면서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그러던 중 비에 젖은 아기 고양이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와 보살펴 주기로 한다. 잠깐 집을 비운사이 밖에 버려져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슬픔에 빠진 스즈코. 이 모든 일이 타케시가 한 짓임에 분노하여 타케시의 모든 물건을 몰래 팔고 집을 나온다.

이 일로 인해 스즈코는 전과자 신세가 되어 집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까지 눈치를 보며 자신감도 잃게 된다. 당당했던 처음과 달리 소심하게 변환 스즈코는 이 상황을 벗어나고자 자신을 모르는 곳으로 떠나겠다는 독립선언을 한다. 가족들에게 약속대로 백만엔을 모은 스즈코는 어촌, 농촌, 소도시 등 자신의 존재가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긴 여정을 떠나게 된다.

백만엔을 모으면 이사를 간다?
주인공은 백만엔을 모을 때마다 이사를 한다. 왜 백만엔을 모아 수시로 이사를 하는 것일까? 궁금을 자아내는 대목이지만 조금은 황당한 설정이라 느낄 수 있다. 처음 포스터와 제목만 보고 코미디 같은 영화를 생각하고 본 사람들은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우리 사는 일상 생활상을 보여주며 그동안 인식하지 못한 자아와 삶의 태도를 깨닫게 해주는 청춘드라마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백만엔이라는 단어는 스즈코의 인생을 바꿔 놓은 계기이기도 하지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는 이사라고 하는 생활의 변화를 가져다 주는 단순한 목표 설정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마을에서 방을 구하고 아르바이트를 구할 때 까지 생활할 수 있도록 본인이 생각한 금액이다.
그렇다면 스즈코는 왜 이사를 해야만 할까?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한순간에 전과자가 된 스즈코는 주위 시선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많은 사람들이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회에서 소문이라는 것은 득이 되기도 하지만 무서운 존재로 다가올 수 있다. 좋지 않은 일을 당했을 위로를 하면서도 남의 행복 보다는 불행을 보면서 자기 위안을 삼는게 인간의 간사한 마음이 아닐까 한다. 그런 모두의 시선을 피해 스즈코는 혼자 떨어져 살게 되고 사람들 사이에서 익숙해지면 또 자신의 과거가 들킬까 걱정하여 반복적으로 이사를 하는 것이다.

도망치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영화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자아 찾기. 스즈코가 이곳 저곳을 옮겨 다니는 이유는 자아를 찾는것이 아니라 도리어 자아를 숨기기 위함이다. 현재의 자신이 싫고 그 일로 인해 주위 사람들로부터 화제가 되고 눈에 띄는 것이 힘들었던 것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도 다르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위기에 직면했을 때 당당하게 맞서기 보다는 앞으로의 일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회피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익숙함만큼 안정적인 것은 없다고 겉으로 표현은 안했지만 매번 이사를 한다는 것도 스즈코에는 어려운 과정이었을 것이다. 이런 스즈코에게 쌓였던 감정을 폭발시켜주고 꺠달음을 얻게 해준 것이 동생의 편지이다.

남동생인 타쿠야(사이토 류세이)는 조용한 성격으로 누나에게는 짓궂지만 같은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면서도 저항 한번 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친구들이 책상에 국화를 올려두고 놀리는 일이 발생하고 참다 못한 타쿠야는 처음으로 그들과 맞서 싸우게 된다.
지난번 누나가 본인을 놀리는 사람들과 당당하게 맞서 싸우는 것을 떠올리고 누나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결심했던 것이다. 이런 내용을 전해 들은 스즈코는 자신의 행동에게 후회를 하며 도망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마을로 이사를 결심한 스즈코. 도망치기 보다는 현실에 당당히 맞서기로 다짐한다.

무슨 일이든 시작하기전의 설레임도 있지만 걱정이 큰 것도 사실이다. 회피라는 것은 잠깐 동안 잊어 버릴수는 있으나 그 문제의 답으로 지속될 수는 없다. 시작하는 것이 어렵지 그 이후에는 쉽게 풀어 나갈 수 있다. 결국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는 본인이 갖고 있다. 그 결심을 하는 것도 본인이고 어떠한 결과가 오더라도 본인이 책임질 수 밖에 없다. 피하기 보다는 당당하게 맞서 싸우고 즐기기를 바란다는 것이 이 영화가 주는 메세지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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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시작하기에 두려운 사람들이 용기를 얻고 싶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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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권준혁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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