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명탐정 : 사라진 놉의 딸
2014

2011년 나를 설레게 했던 영화가 있었다. 기본적으로 추리물을 좋아하는 영화 팬들이라면 누구나 봤을 영화 바로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이다. 외국에는 <인디아나 존스> 또는 <셜록 홈즈>가 있다면 조선에는 바로 <조선명탐정>이 있다.
2011년에 제작된 영화의 말미에 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준 영상으로 다음편이 나오길 손꼽아 기다렸는데, 4년만에 김석윤 감독이 속편인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을 내놓았다.

항상 한국 드라마 또는 영화의 문제점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속편의 제작이 어렵고, 속편이 제작된다고 해도 주인공이 바뀌어서 스핀오프와 속편을 구분하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조선명탐정>은 다르다.
전편과 감독도 그대로, 명콤비로 꼽혔던 김명민과 오달수의 조합도 그대로 돌아왔다. 전편이 관료들의 공납비리를 파헤치는 이야기였다면, 이번에는 조선의 경제를 흔드는 불량은괴 유통사건의 배후를 쫓는 이야기를 한다.

‘탐정’이란 ‘찾을 탐探’과 ‘바를 정正’을 사용한다고 한다. 주인공인 ‘조선명탐정’ 김민은 <불멸의 이순신>, <하얀 거탑> 등 대표작이 손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말그대로 명품배우 김명민이 맡았다. 그의 전작들을 보면 진지한 캐릭터들이 대부분이다. 임진왜란에서 조선을 구해내고, 병원 내의 정치싸움에서지지 않고 대적하거나, 지휘봉하나로 무대를 장악하던 김명민의 모습은 영화 <조선명탐정>에서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가 맡은 김민은 조선 최고의 추리 실력을 가졌지만 알고보면 정말 허당인 캐릭터로 전편이 개봉했을 당시에도 그의 코믹과 진지를 버무려놓은 연기에 관객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게다가 김명민과 정말 최고의 콤비를 이루는 상대역은 청순가련 혹은 섹시 이미지의 여배우가 아닌 시큼털털한 연기파배우 오달수이다. <7번방의 선물>, <변호인> 등 출연작들만 꼽아봐도 대작에 얼굴을 많이 비춘 그는 영화 <조선명탐정>에서 김민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파트너 ‘서필’역으로 김명민과 재회하게 되었다. 전편에서는 김민의 감춰진 의뢰인이었다면, 속편에서는 본격적인 파트너로서 조선최고의 상인다운 재력과 잠입술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그를 돕고, 김민의 허당끼가 불쑥불쑥 나타날 때마다 촌철살인 돌직구도 김민을 잠재우는 능력까지 탑재했다.

영화는 조선의 육해공을 넘나들며 추격전을 진행한다. 영화 초반 발바닥에 땀나도록 산과 들을 뛰어다니는 두 콤비의 모습은 생고생의 시작을 알리는데, 배우에 직접 카메라를 달아 촬영한 장면은 더욱 생생함을 느낄 수 있고, 그냥 달리는 장면에서도 관객들의 웃을을 유발한다. 육지를 지나 바다와 강을 헤엄치고 종국에는 하늘을 날기도 하는 명탐정 콤비의 몸을 던지는 연기에서 영화의 액션 부분이 업그레이드 되었음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영화의 런닝타임은 2시간이 넘어가지만, 중간에 시계 한번 보지 않고 지루하다는 생각 없이 영화를 볼 수 있는 원동력이 영화 안에 존재한다. 영화 전반에 걸쳐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추리극은 탄탄하게 기본을 받쳐주고, 여기에 코믹이라는 양념이 더해진다. 몸을 이용해 웃기기도 하지만, 김명민과 오달수가 보여주는 뛰어난 케미와 오달수의 촌철살인은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을 쉬지 않고 웃게 해준다. 전작과 비교해보면 코믹한 요소는 속편에서 더 강화된 듯 하다. 시리즈물은 전작에 비해 속편이 잘 안된다는 속설을 가지고 있지만, 아마 이것은 <조선명탐정>을 비껴가는 이야기일 것 같다.

워낙에 오달수야 평소에도 다양한 영화에서 코믹한 이미지를 많이 보여주는 배우이지만, 평소 진지한 캐릭터로 많은 작품에 출연한 김명민의 코믹 캐릭터는 더욱 새롭게 느껴진다. 그리고 진지한 표정으로 웃긴 대사를 날리는 것은 신선하고, 영화가 끝난 후에는 ‘진지함’과 ‘코믹함’의 양극을 연기하면서도 전혀 위화감이나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 김명민만의 연기세계가 대단하게 느껴질 정도이니까 여러모로 봤을 때 신기한 영화인 것 같다.
남녀 케미 부럽지 않은 김명민과 오달수의 남남 케미가 환상인 영화!
기대해도 후회하지 않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