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패러독스
Predestination , 2014

타임머신과 시간여행이 존재하는 세상
타임 리프(Time Leap)는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이야기거리를 쏟아내는 흥미로운 소재다. 지금껏 수많은 매체에서 시간여행을 소재로 갖가지 시나리오를 선보였고, 개중에는 관객(독자)의 심장을 철렁하게 한 작품들도 많았다. 때로는 급박하고 긴장감 있게, 때로는 아련하게 슬프게. 로버트 A. 하인라인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타임 패러독스>는 전자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반전영화의 대부분은 제목 뒤에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다. ‘결말’혹은 ‘줄거리’혹은 ‘반전’ <타임 패러독스>는 시간여행이라는 소재에 추리/스릴러 장르를 접목한 작품답게 반전에 승부를 걸었다. 포스터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총 세 번에 걸쳐 드러나는 반전은 관객의 심장을 말 그대로 ‘철렁’하게 만든다.

존은 시간여행을 통해 범죄자를 뒤쫓는 형사다. 그의 수사는 미래를 보고 앞으로 벌어질 사건을 저지하거나, 범인을 체포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시간여행을 이용한 수사라니, 언뜻 보기에는 조금의 어려움도 없을 것 같다. 미래를 아는 상황에서 과거로 돌아간다는 건 완벽하게 유리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시간여행의 원리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과거로 돌아가 누굴 만나느냐,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당사자의 운명이 걸렸다.
뉴욕에서 엄청난 인명피해를 불러온 희대의 테러사건이 발생한다. 범인의 이름은 피즐 범버. 그를 잡기 위해 범죄예방본부는 시간여행이 가능한 특수요원 ‘템포럴’을 투입한다. 이 특수임무에 참여한 형사 존은 과거로 돌아가 한 남자를 만난다. 술집이란 처음 만난 상대에게도 속사정을 털어놓게 만드는 묘한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존이 만난 남자는 조금은 믿을 수 없는, 하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석처럼 끌리듯이 남자의 이야기에 빠져드는 존. 존은 제인이라는 한 여성에 대해서 알게 된다.

시간의 굴레에 갇힌 인간
가벼운 기분전환용으로 추천할 작품은 아니다. 집중이 떨어지면 전개를 따라가기 힘들기도 하고, 중간 중간 많은 복선과 단서가 존재하기에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반전의 묘미는 ‘짐작’이 ‘진짜’로 드러나는 순간이다. 관객에게 친절하지 않은 영화를 인내심을 발휘해 지켜보다 보면, 내 생각대로구나 하는 희열이 느껴지는 순간이 온다. 그 찰나의 순간이 좋다. 때론 예상과 빗나갈 때도 있지만 그건 그거대로 즐겁다. 심장이 덜컹하는 것 같은 충격은 몇 번을 반복해도 신선하다.

시작이 어디인지 알 수 없다
<타임 패러독스>는 반전을 좋아하거나 앞으로의 전개를 추리하기 좋아한다면 추천하고 싶다. 반전이 세 차례나 이어지기에 복잡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그렇게 어렵기만 한 작품은 아니다. 폭파범을 추적하는 형사라는 전체적인 흐름을 놓치지 않고, 순간순간 중요한 장면을 놓치지 않는다면 아예 유추하기 어려운 결말도 아니다. 다만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가서도 ‘왜?’라는 의문이 남는다. 치밀한 전개 속에서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기에.

인생의 목적
사실은 조금 부럽다. 세상 어느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특별한 삶이니까. 그리고 영원한 순환 속에서 숨 쉬는 인생이니까. 분명 축복받거나 행복한 나날은 아니었어도, 적어도 특별함 면에서는 어떤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비록 당사자는 원하지 않았을지 몰라도. 누군가가 만들어낸, 혹은 스스로가 인정한 그 삶에는 특별한 가치가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타임 패러독스>의 원제는 운명을 뜻하는 Predestination이다. 개인적으로는 원제 또한 작품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시작과 끝이 어디인지 종잡을 수 없는 운명, 과연 본인이 선택했는가 타의에 의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가. 끝까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야기다. 아직 이 작품을 보기 전이라면 당부하고 싶다. 러닝타임은 길지 않으나 집중하지 않으면 전개를 따라가기 힘들다는 점, 가치관에 따라서는 반인륜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요소가 있다는 점, 전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는 점. 가볍게 즐기기에 친절한 작품은 아니다. 하지만 그 불친절함 속에 있는 의미를 깨닫는 순간, 어느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희열이 찾아올 것이다. 어느 작품에서나 그렇겠지만, <타임 패러독스>는 특히 작중 인물들 간 대사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그냥 듣기에도 충분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니 주의 깊게 감상하기를 바란다.

<파리 5구의 여인>, <더 퍼지>, <토탈 리콜>, <비포 미드나잇>으로 국내에도 많이 알려진 에단 호크와 <제시벨>의 주인공으로 탄탄한 연기 실력을 입증한 사라 스누크의 활약이 도드라진다. 하나같이 쉬운 배역이 아니었음에도 두 명배우의 연기는 훌륭했다. 시나리오가 아무리 훌륭해도 배우의 실력이 없으면 몰입이 힘든 영상매체 특성상, 배우 개개인의 능력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임 패러독스>를 재미있게 보았다면 <인셉션> <트라이앵글> <인터스텔라> <프레스티지>도 강력하게 추천한다.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고 마지막 순간까지 몰입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 SF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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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SF,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
스토리의 반전을 좋아하시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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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mj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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