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 2014
통계 수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노동자 수는 총 823만 명이며, 이 수치는 전체 임금 노동자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라고 한다. 이 중에서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의 수는 정규직 노동자 수를 넘어선 상태이고, 특정 연령층에만 비정규직 노동자가 분포되어 있는 남성과는 달리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는 전 연령층에 분포되어 있다고 한다.
현재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고용이 가장 불안정한 초단기 근속의 나라로 꼽히고 있고, 극심한 고용불안을 겪고 있음에도 대다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그들의 목소리를 내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부지영 감독의 영화 <카트>는 주류영화계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로, 한국사회에서 더욱 심화되고 있는 노동 현실의 문제를 대중영화를 통해 알리고자 기획되었다. 영화로는 잘 다뤄지지 않는 다소 생소한 소재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서는 설명적이고 어려운 화법보다는 사람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표현할 드라마적 요소가 필요했다.
죄 없는 사람 잡아가고
돈 있는 사람 지키는게 경찰이가!
그리하여 수학 여행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아들을 둔 엄마 ‘선희(염정아)’와 아이의 어린이 집 시간에 맞추어 매일 칼퇴근을 할 수밖에 없는 ‘혜미(문정희)’, 능글맞게 청소원 아주머니들과 농담을 주고 받지만 업무의 일환으로 그들을 해고시켜야 하는 입장이 되는 ‘동준’ 등의 인물이 탄생하게 되었다.
몇 년 간을 걸친 시나리오 작업과정을 통해 이들의 이야기가 얼마나 현실적이고 솔직한 것인지 확인하고 누구라도 공감 가능한 것으로 발전시켜갔다.
그리고 한국영화계에서 신망 받는 베테랑 스탭들과 연기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배우들이 힘을 모으기로 했다. 관객들에게 특정한 주의나 주장을 전달하는 영화가 아니라, 사람들의 절박하고 아픈 현실을 정직하고 현실적으로 묘사하는 영화라는 점에 동의한 사람들이 영화 <카트>에 합류하며, 이들과 함께 노동영화이자 가족영화이고, 성장영화인 <카트>를 완성해갔다.
나라면 꿈도 못 꿀 일을
니 덕분에 했어
영화 <카트>는 일찍이 제작 단계에서부터 화려한 캐스팅으로 언론의 주목 받아 왔다. 대한민국 대표 연기파 배우로 손꼽히는 염정아, 문정희, 김영애, 김강우를 비롯해서 극에 활기를 더하는 충무로 신예 배우 도경수, 천우희, 지우 게다가 명품 조연 배우 황정민, 이승준까지 총출동한 것이다.
영화 <범죄의 재구성>, <새드 무비>, 드라마 <로열 패밀리> 등의 다양한 작품을 통해 개성 강한 연기를 펼쳐온 배우 염정아는 이번 영화 <카트>에서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두 아이의 엄마 ‘선희’를 연기하며 색다른 면모를 과시했다. 그녀는 ‘누구나 다 겪을 수도 있는 일이기에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라고 영화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밝히며 여배우임에도 불구하고 메이크업을 거의 하지 않은 민낯에 기미까지 그리며 진심 어린 연기를 펼쳐 보였다.
충무로의 다양한 영화를 통해 연기력과 흥행성 모두를 입증 받은 배우 문정희는 극 중 ‘혜미’로 분해 강인한 리더십과 모성애 등 다양한 감정을 선보인다. 그녀는 ‘<카트>는 삶을 위해 투쟁하는 소수자들, 여자들, 엄마들을 대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아 출연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거 부당 해고에요
회사의 일방적인 계약 위반이라구요
또한 청소원 대표 ‘순례’ 역으로 관객들에게 진한 울림을 전할 예정인 배우 김영애는 ‘시나리오를 통해서 몰랐던 현실과 사회구조를 알게 됐다. 이 영화가 많은 관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밝혀 더욱 진심이 묻어나는 연기를 기대하게 한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다정다감한 매력을 보여왔던 김강우는 영화 <카트>에서 인간미 넘치는 인사팀 대리 ‘동준’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특히 그는 ‘<카트>는 사람 냄새가 느껴지는 따뜻한 영화’라고 밝히며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를 통해 첫 연기 데뷔식을 치른 배우 도경수는 ‘선희’의 아들 ‘태영’ 역을 맡아 한층 더 발전된 연기력을 선보이며 배우로 당당히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그리고 ‘흔히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소소한 일상들을 다루고 있어 출연했다’고 말한 황정민은 인심 좋고 유머러스한 노조원의 분위기 메이커 ‘옥순’ 역을 맡아 실제를 방불케 하는 자연스러운 연기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또, 영화 <써니>, <한공주> 등으로 최근 영화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여배우로 손꼽히는 천우희는 ‘내 나이또래 주변 친구들의 고민과 감정을 대변하는 듯 하다’고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밝혀 그녀가 표현할 88만원 세대를 대표하는 ‘미진’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를 더욱 모으고 있다.
엄마가 내 억울한거 풀어줬어
이렇게 영화 <카트>의 전 출연진은 영화에 담겨 있는 의미에 동의하며 흔쾌히 출연을 결심했고, 나아가 모두가 직접 한 마음 한 뜻으로 헌신해 영화 제작예산을 낮출 수 있었다. 단순한 열정 이상으로 책임감과 사명감을 지닌 채 진지하게 작품에 임한 <카트>의 배우들은 ‘후반부로 갈수록 배우들간에 실제 조합원들과 같은 서로에 대한 믿음과 의리가 진짜로 생겨났다’고 말할 만큼 놀라운 호흡을 자랑하며 좋은 팀워크를 통해 좋은 작품을 만들어 갔다.
영화 <카트>는 한국 상업영화 최초로 우리 사회의 비정규직 노동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주제가 주제이니 만큼 영화 자체가 자칫 무겁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소재를 가지고 만들어졌지만 이미 해외 유수의 영화제들에서 먼저 인정받은 바 있어서 영화 팬들의 기대를 한층 더 높여주고 있다.
먼저, 제 39회 토론토 국제 영화제 ‘도시기행’ 섹션에 공식 초청되었으며, ‘강렬한 드라마와 사회적 비판을 동시에 갖춘 동시대를 대변하는 작품’, ‘권리를 박탈당한 자들의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제 19회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는 ‘모든 사회적 약자에게 힘을 주는, 우리 시대가 지금 요구하는 영화’라는 호평과 함께 <카트>를 ‘오픈시네마’ 섹션에 초청하여 국내 관객과 최초로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어서 제34회 하와이 국제 영화제에는 영화 <카트>가 '스포트라이트 온 코리아' 섹션에 공식 초청된 것뿐 아니라, 초청작 중 가장 주목 받는 작품으로 꼽는 ‘갈라 프레제테이션’에 선정되어 영화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와이 국제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 앤더슨 리는 ‘<카트>는 격정적이며 깊은 감동을 선사하면서도 현대 한국 사회를 반영하는 메세지 또한 전하며, 배우들의 완벽한 호흡이 돋보이는 작품이다’라며 공식 초청의 이유를 전했다고 한다.
저희가 바라는 건 큰게 아니에요
저희를 투명인간 취급하지 말아달라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