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왕
Fashion King, 2014
멋…!이라는 것이 폭발했다!
네이버 웹툰에서 누적 조회수 5억뷰를 달성하며 인기몰이를 했던 '기안84'의 웹툰 [패션왕]이 영화로 탄생하였다. 멋에 대해서 알게 된 왕따 우기명에게 숨어있던 '간지'를 깨우면서 다뤄지는 학원물을 굉장히 열정적이고 다소 과분하게 담아내었던 원작의 특색을, 영화에서 고스란히 살려 최상의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캐스팅과 적절한 엉뚱함의 조화로 유쾌하면서도 뭉클한 성장 스토리로 흥미롭게 각색을 하였다.
제작 당시 웹툰을 영화화 함과 동시에 가장 화제가 되었던 것은 아마 배우들이 아니었나 싶다. 주원은 드라마 '굿닥터'에서 순수하면서도 매사에 노력파인 지적 장애인 의사역의 캐릭터를 이 영화의 우기명이라는 캐릭터에 많은 부분을 반영한 반면, 에프엑스f(x)에서 아이돌로 활동하며 올 여름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을 통해 배우로써 데뷔한 설리는 자신의 미모를 망가뜨리면서 까지 외모에 관심 없는 '은진'역을 소화해 내어 원작과 완벽한 싱크로율을 구사해낸다. (원작에서는 아니지만)우기명에게 위협적인 인물을 맡은 엄친아 '원호'역을 맡은 모델 배우 안재현 역시 빛나는 카리스마를 통해 여성들에게 영화 속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영화 <패션왕>은 '패션'이라는 주제를 둘러싼 학생들의 성장담이 다루는 독특한 이색과 끼를 양껏 발산해낸다. 패션성애자 학생들의 집합소인 듯한 '기안고'에서 보여 지는 풍경은 굉장히 당혹스러우면서 한편으로 흥미롭게 느껴질 것이다. 체육대회에서 학생들은 정말 각양각색한 패션들을 선보이며 만화에서 그대로 옮겨 온듯한 캐릭터들을 보여주는데, 그 속에는 학교에서 가려지는 우열 사이의 약육강식이 존재하는 것은 변함이 없듯이 학생들의 끓어오르는 열정과 자신감을 '기안고'라는 공간 내에서 들여다보는 풍경이 과장되면서 오히려 그것이 병맛에 낮선 관객들에게 신선한 웃음을 안겨주게 된다.
또한, 제목만큼 영화에서는 원작보다 다양한 패션들이 나오는데, 독특한 의상과 소품들은 100퍼센트가 구하기 힘들었던 의상이었기에 사상 최대의 의상 벌수를 만들어내 패션 하나하나의 감각들과 미(美)를 추구시켜 캐릭터들의 엽기 포즈에도 전혀 우스꽝스러워 보이지는 않는 패션들을 소화해낸다.
'열정'이란 이름을 건 우기명의 성장
이 학교에서 약자의 계급에 속해있던 우기명은 우연히 남정(김성오 분)을 통해 패션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부터 과거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이를 테면 급식실에서 괴롭히던 친구를 감싸주는 장면이라던지, 자신을 낮춰보던 원호에게 맞서 당당히 패션쇼에 서게 되는 대목들은 과연 패션을 통한 우기명의 성장이 겉멋이 아닌 마음을 통해 자라남을 볼 수 있다. 이로 하여금, 공감을 느끼는 관객들이라면 누구나 그의 성장을 응원하고 싶어질 것이다.
영화 속 또 다른 관심사, '원호'
기안고의 황태자라고 불리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고등학생 '원호'(안재현분 역)는 재벌집의 혈통과 우월한 외모 덕분에 얻게되는 명성을 악용하는 캐릭터로 내세워진다. 그는 우기명과 달리 마음은 성장하지 못하고 자만에 취한 가식을 통해 인기를 누리지만, 이윽고 빵셔틀이었던 우기명이 자신과 같은 위치까지 도달하자 서서히 그를 경계하기 시작한다.
우기명에게 성장통과 같은 역할을 하는 원호는 그의 그러한 배타적인 성격이 우기명과 비교가 되면서 영화에서는 굉장히 비판적으로 다가오는데, 그의 재벌 뒤에 감춰진 아버지와의 관계와 후반부에서 우기명이 제시한 패션왕 미션으로 교복을 받게 되는 면에서 그 역시도 상처를 통해 어긋난 길로 성장하였음을 알 수 있게 된다.
비록 영화의 각 대목들에 임팩트와 효율성이 적은 면이 존재하지만, 스토리의 진정성과 코미디를 위한 노력만큼은 원작과 비슷하면서도 색다른 맛을 기대하는 관객들이라면 만족시킨다. 비현실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장 흥미롭고 마음이 가는 성장담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각자의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톡톡 튀는 요소들과 매력과 이것이 어우러져 느껴지는 혈기왕성한 병맛의 진미로 부터 비롯된다.
지금 패션이란 청춘에 눈을 뜨고 자아를 찾아가는 우리나라의 청소년이 필요로 하는 (극중 우기명처럼) 내면에 새겨진 상처와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강인한 정신력, 그것이야 말로 우리가 진정한 마음의 성장을 위해 갖춰야할 패션(passion)이 아닐까.
★★★
- 병맛이라고 수준 없이 보지는 마라 적어도 겉멋은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