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깨면 집에가자
酔いがさめたら、うちに帰ろう。, Wandering Home, 2010
긴장감을 완화시켜주고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든가 우울할때는 유쾌하게 만들어주는 술의 장점은 비단 정신적건강에 도움을 주는데 그치지 않고,혈액속의 동맥경화를 촉진시켜 심장병 예방에 도움을 주기도 하고,식전 적당량의 음주는 소화와 섭취능력을 향상시켜 주기도 한다.술이 주는 장점보다 그로인한 피해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술자리의 주도(酒徒)를 따지며 자신과 함께 마실것을 권유하고,술취한 상대의 작은실수를 넓은 아량으로 감싸주기도 한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결코 외면할수 없는 술자리의 유혹은 매일같이 반복되며, 그 후유증은 고스란히 본인의 몫으로 남아 충분한 댓가를 치루어야만 하고,금단현상을 이겨내지 못하는 이들은 '알콜 의존증'이라는 수치스러운 병명을 간직한채 자신과의 힘겨운 사투를 벌여야만 할것이다.한때 종군기자로 활약했던 츠카하라(아사노 타다노부)는 전장 에서 경험한 일들로 인한 정신적인 충격과상처,만화가 아내 소노다 유키(나가사쿠 히로미)의 폭발적 인기로 인한 간접적 열등감등은 술을 마실때마다 왜곡된 모습으로 나타나 가족들을 힘들게 만든다.
이상적 배우의 완벽한 표본'아사노 타다노부', 최강동안'나가사쿠 히로미'
'가모시다 유타카'의 자전적 소설<원더링 홈 Wandering Home>을 영화화 한 '히가시 요이치'감독은 병원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룬 원작에 이혼한 전 부인 '사이바라 리에코'와 아들과딸,그리고 어머니의 스토리를 더하여 영화 <술이 깨면 집에 가자>를 완성 하게 된다.
알코올 의존증에 관해 전문가로 부터 강의를 받기도 하고,환자 병동을 견학하며 얻은 지식들은 실제 병동을 경험하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며.폐쇄병동,개방병동,면회와 외출,그리고 병원내의 식사문제까지 지인으로 부터 전해듣기만 했던 병원의 생활들이 눈앞에 그대로 펼쳐지며 상상속에만 존재한 그곳의 생활을 경험 해 보게되는 특별함을 주기도 주기도 하였다.무엇보다 일본에서 가장인기 있는 배우 '아사노 타다노부'가 보여주는 리얼한 연기와,불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동안의 미모를 자랑하는 '나가사쿠 히로미'의 남편을 향한 이해와 사랑은 영화를 더욱 흥미롭게 볼수있는 대목 이기도 하다.
사랑을 동반한 '귀여운 복수'
전직 사진작가인 츠카하라는 참혹한 전쟁의 현장을 직접 경험하며 지금도 그때의 잔상들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지만,술에 취하면 다른좌석의 손님들을 앵글로 잡아보는등 아직도 사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혼자서 술마시다 쓰러지는가 하면,각혈을 토하는 등 술로 인해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으면서도 언제나 처럼 '오늘만 마신다'를 반복하며 매일같이 술을 마시다 결국은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만다.
몸과 마음이 망가질때로 망가진 츠카하라를 지켜보는 가족들도 이제는 이미 포기한 상태.. 어머니는 죽더라도 혼자서 조용히 죽으라며 그동안의 힘겨움을 토로하고,이혼한 부인 소노다는 소변조차 제대로 보지못하는 츠카하라의 비참한 몰골앞에서 아이들과 장난치며 그의 아픔을 위로할 마음이 전혀 없음을 표현 하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정말 잔인한 행동으로 보일수 있지만,말투하나 행동하나가 어쩌면 그렇게도 익살스럽고 귀여울수 있는지 '나가사쿠 히로미'가 연기하는 소노다는 미워할수 없는 케릭터로,알콜중독에 빠진 남편을 향한 일말의 동정 마저 소노다의 행동들로 인해 차단 시켜버리는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입원과 치료,치유의 과정을 겪게되는 츠카하라의 심리적 변화를 지켜보는것도 중요하지만,아이들을 지키기위해 어쩔수 없이 선택한 이혼과 아직 남은 사랑을 위해 헌신적 모습을 보여주는 소노다의 지극한 정성은 환자의 주변인들이 눈여겨 봐야할 대목 이기도 하다.입원 보다는 약물치료로 금주를 결심한 츠카하라는 치료기간중 술을 마시면 얼마나 심한 고통을 받는지 알면서도 술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자신과의 약속도 지키지 못한채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신세가 된다.
금주(禁酒)를 위한 통제보다, 믿음과 사랑으로 인도(引導)하다.
정신병원에 입원한 사람들이라면 흔히 생각하길 모두가 이상한 행동을 하고 그곳의 분위기는 음산 할것으로 생각을 하지만 영화를 통해 보여지는 환자들의 모습은 모두가 활기차고 생동감 넘치며 일반인들과 전혀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실제 '알콜 의존증'으로 요양원에 다녀온 지인의 경험을 옮겨 본다면 영화에서 보여지는 병동의 생활과 거의 유사하고,환자들끼리의 마찰과 다툼등은 흔히 벌어지는 일이라고 한다.
거의 대부분의 환자들은 본인의 의지보다 가족들이 감수해야할 고통때문에 강제수용 되지만,결코 그 행위가 올바른 선택이라고 보여지지 않는 이유도 사랑이 동반되지 않는 강제적 행동은 결국 더 큰 비극을 낳게 되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모범적인 병원생활을 하지만 그토록 좋아하는 해물카레를 눈앞에 두고도 먹지 못하는 고통은 츠카하라의 병원생활중 최악의 경험이다.술로인해 망가진 위장 때문에 어쩔수없이 금지 되는 음식이지만 그가 보여주는 음식에 대한 집착은 집요하고,그것을 쟁취하기 위한 노력은 고지를 탈환하기 위한 전쟁터의 군인들과 비견되는 용맹함을 보여주기도 한다.'한잔만 더!'를 외치던 그가 이제는 '카레를 먹게 해달라!'며 먹을권리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결국 원하는 카레를 먹게 되자 츠카하라의 표정은 세상을 다 얻은듯한 행복한 모습으로 음식을 찬미하고 이순간을 감사해 한다.
사소한 음식에도 감사해 하고 가족들과의 면회시간도 소중한 츠카하라...아내의 부정을 의심하고 지난 시간들을 회상하며 자신을 한탄하던 시간들이 얼마나 무의미한 행동이었는지 깨닫게 되지만 이제 소중한 가족들과 함께할 시간도 한정 되있다.하지만 아직은 자신을 바라보며 행복해 하는 아이들이 있고,미소를 던져주는 사랑스러운 아내가 있기에 이겨나갈수 있고, 한정된 시간은 몇갑절의 행복을 안겨주기도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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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쿠 히로미'의 독특한 매력을 느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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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KANG ME JU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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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깨면 집에 가자>는 감성적인 제목과 다르게 훈훈한 이야기는 아니다. 영화는 의사에게조차 동정 받지 못하는 알코올 의존증 남자가 그의 가족에게 당도하는 일대기를 의뭉스럽게 그려내는 드라마다. 알코올 의존증 남자와 그의 가족이야기니 눈물 반 폭력 반 술주정이 안주일 것도 같지만 마냥 어둡거나 유쾌하지만은 않다. 전직 카메라맨 츠카하라 야스유키(아사노 타다노부)는 오늘도 술이다. 단골 술집에서 쿵 하고 쓰려지고 피를 토하면서 기절해도 누구 하나 놀라지 않는 뼛속까지 알코올 중독자인 것이다. 열 번을 그렇게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가던 차에 야스유키는 진짜로 술과의 전쟁을 선포한다. 용케 살아 계신다는 의사의 말에 겸연쩍어 하던 것도 잠시, 술로 절인 장아찌 하나를 받아먹더니 지나가던 편의점에 들러 캔 맥주, 양주 잔치를 벌이다 또 병원에 실려 간다. 그리고 마침내 폐쇄병동 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영화는 일본의 행동파 만화가로 유명한 사이바라 리에코의 남편이자 전쟁사진가인 가모시다 유타카의 자전적 소설 <원더링 홈>(Wandering Home)을 원작으로 삼았다. 영화를 보면 사이바라 리에코 원작의 영화 <퍼머넌트 노바라>나 만화 <우리집> 같은 작품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영화는 관조적이고 담담하다. 극복과 화해, 감동의 테마에 안성맞춤인 소재를 대중영화기법과 달리 성장드라마 도식으로 풀었다. 알코올 의존증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남자의 일상을 동정하거나 질타하지 않고 섬세하게 짚어나간다. 죽음을 목전에 두고 피를 토할 때까지 술을 마시는 난감한 상황마저 일본영화 특유의 소소한 코미디로 유쾌하게 그려낸 것이 묘미다. 특히 폐쇄병동의 드라마는 촘촘하다. <그림 속 나의 마을>의 감독 히가시 요이치는 <피크닉>의 판타지적 공간이나 <콰어어트 룸에서 만나요>의 연극적인 공간과는 다르게 조금은 현실적인 병동의 모습을 담는데 고심했다. 일반 병동보다 암울하고 거친 알코올 의존증 폐쇄병동의 풍경 사이에서 관계를 맺고 속을 터놓는 과정이 은근하게 그려진다. 술이 부재한 사이 매일의 식단이 또 다른 욕망의 상징처럼 등장하는 씬은 그대로 코믹하게 치환된다. 야스유키의 속마음이나 상상을 그대로 영상화시킨 장면들이 코미디를 담당한다면 의사나 환자들과의 관계는 드라마를 맡는다. 카레에 집착하는 다 큰 남자의 모습, 그리고 한 입 베어 무는 순간에 행복을 느끼는 모습까지, 행복이란 이렇게 가까운 곳, 소소한 틈새에 있음을 환기한다. 절망과 행복 사이, 놈팡이와 고독한 남자라는 이 미묘한 중첩의 이미지를 공감가게 연기해낸 건 팔 할이 아사노 타다노부의 몫이다. 고통 속에서도 삶이란 균질하지 않다. 슬프기만(카나시이) 하거나 외롭기만(사비시이) 하지는 않으니까. 아 좋다(아아 이이)라고 말할 수 있는 순간도 슬픔 사이에 엉켜 있다. 희로애락이 불규칙하게 쌓여있는 현실에서도 슬픔과 배고픔이 교차하듯이 말이다. 일본풍 슬로우 코미디나 코믹 가족드라마를 기대해서는 난감할 수도 있다. 오래도록 뭉근하게 끓인 미소시루 같은 영화를 생각하고 가면 알맞다. 은근한 미소와 차츰 젖어드는 슬픔은 덤이다.
2012년 7월 11일 수요일 | 글_양현주 (siwoorain@movi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