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바바라 2013

영화 <산타바바라>는 감수성이 풍부한 음악 감독 '정우'와 이성적인 광고AE '수경'이 우연한 만남 이후 연인으로 발전했다 헤어지고 또 다시 재회하는 반복하는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보통의 연인 관계를 그린 로맨스 영화이다.
영화 감독 보다는 제작자로 더 잘 알려져 있는 독특한 이력의 조성규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충무로를 대표할 만큼의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여배우 '윤진서'와 영화 보다는 드라마에서 부드러운 이미지를 많이 보여줬던 '이상윤'이 함께 호흡을 맞췄다.

영화음악 감독인 '정우(이상윤)'는 다큐멘터리, 광고 등 돈이 되는 것이라면 가리지 않고 일을 해야 하는 형편이다. 사장을 맡고 있던 친한 형이 빚쟁이들을 피해 갑작스레 해외로 떠나면서 모든 책임은 정우에게 돌아가고, 설상가상으로 최근 작업 중이던 영화 음악도 마무리 되기 전에 자신이 가장 아끼던 고가의 기타마저 빼앗기는 위기를 겪게 된다.
그러던 중 자신이 참여하던 영화의 감독과 만난 자리에서 광고AE로 일하고 있는 수경을 만나게 된다. 잠깐의 만남 이후 정우가 수경이 맡고 있던 프로젝트 일을 도와주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좀 더 가까워지고 연인관계로까지 발전한다.

하지만 그 행복도 잠시, 시일이 얼마 남지 않는 가운데 영화 음악을 다시 고쳐야 하는 상황에서 수정을 도와주던 것도 다시 작업해야만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 한다. 촉박한 시간에 마음은 급하고 도통 음악에 집중 할 수가 없고, 결국 수정의 일을 펑크 내기에 이르고 수정과의 관계도 그렇게 허무하게 끝을 맺는다.
이것으로 끝난 줄만 알았던 두 사람은 또 한 번 우연한 계기로 재회를 한다. 해외로 떠났던 형이 귀국해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일을 맡긴 회사가 수정이 새로 입사한 곳이었다. 수정은 아무렇지 않은척 하지만 어색하기만한 이 상황. 정우는 그녀에게 할 말이 많은 듯 한데... 우연의 연속으로 맺어진 두 사람의 관계, 좋은 결말을 맞이 할 수 있을까?

영화 <산타바바라>는 잔잔하게 흐르는 시냇물 처럼 고요한 영화이다. 영화의 큰 파도라고 할만한 부분이 많지 않기에 분명 호불호가 갈릴 부분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대작의 영화들 처럼 큰 사건이 발생한던지 하는 극적인 장면은 없지만 그것이 결코 심심하지만은 않다.
빚쟁이들에게 시달리거나 남녀가 만났다 헤어지고, 영화 속 주인공들에게 큰 사건일지도 모르나 그것을 보는 우리들은 똑같이 경험 할 수 있는 부분이기에 감정의 폭은 크지 않을 것이다. 아마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공감을 샀는지도 모르겠다. 한마디로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힐링영화라 할 수 있다.

앞에서도 언급 했듯이 큰 충돌없는 잔잔한 영화임에도 사람들을 몰입시킬 수 있는 것은 역시나 공감이라는 공통분모가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각자의 직업은 다르지만 남녀가 만났다 헤어지는 일은 지극히 평범한 일이다. 우연이든 필연이든 어떻게든 만나게 되는게 사람의 인생이고, 영화처럼 서로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 만날 수도 있고 비슷한 사람끼리 만날 수도 있다.
영화음악 감독인 정우는 감수성이 풍부하고 낭만적인 인물인 반면 광고쟁이 수경은 감성 보다는 이성이 좀 더 지배적인 인물이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두 사람이지만 와인과 산타바바라라는 비슷한 관심사로 멀어 보이던 관계를 좁힐 수 있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흥미로운 장면을 하나 꼽자면 와이너리씬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영화 속 숨은 재미 중의 하나로 꼽을 만한 부분이다. 와이너리는 포도주를 만드는 양조장을 뜻하는데, 영화 <산타바라라>는 국내 최초로 와이너리 로케이션을 하였다.
두 사람이 평소 동경하던 와인의 도시 산타바라라를 실제로 방문하여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웅장하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키는게 공헌을 했다. 와이너리 내부까지 직접 촬영을 하였다고 하니 기대가 될 수 밖에 없다. 이외에도 조용하면서도 아름다운 도시의 풍경들은 영화의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한 몫을 했다고 과언이 아니다.

모든 영화가 그렇듯이 좋은 점만 가득한 영화는 세상에 없다. 아무리 좋은 영화라 하더라도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이 될 수가 있는게 영화이다. 큰 파도 없이 잔잔한 이 영화가 심심함이 자칫 지루함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고 후반부에 드러난 사건의 개연성(?)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지만 이 또한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것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우연과 필연이 교차한다. 작업자의 변덕으로 우연히라도 두 사람의 동경하던 산타바바라도 느낄 수가 있었고 어쩌면 우리의 인생도 우연의 연속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
|
 |
산타바바라의 와이너리를 보고 싶은 사람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힐링을 경험해 보고 싶은 사람 |
|
| 글: 권준혁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
<산타바바라>는 마치 두 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을 준다. 전반부는 크고 작은 사건으로 남녀 주인공이 만나는 과정을 담은 로맨스, 후반부는 미국 서부의 아름다운 도시를 배경으로 한 로드무비다. 문제는 전반부의 이야기와 관계없이 진행되는 후반부가 산타바바라의 평범한 홍보영상처럼 느껴진다는 점이다. 정우와 수경의 관계는 마치 그동안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이어지고, 정우가 산타바바라로 향한 이유마저도 폴의 변덕으로 인해 순식간에 그 타당성을 잃는다. 폴의 무례한 행동은 정우와 수경이 관객에게 산타바바라의 영상을 보여 줄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한 배려로 느껴질 정도다. 정우와 수경이 연애를 하며 필름이 끊어진 날의 기억을 더듬는 과정이나 깍쟁이 수경이 뿜어내는 매력은 소소한 연애의 재미를 주기도 하지만, 빈털터리 음악감독 정수가 산타바바라에서 즐기는 쇼핑, 와인, 음식을 둘러싼 우아하고 느긋한 연애에 공감하기란 힘들다.
2014년 7월 10일 목요일 | 글_최정인 기자 (jeongin@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