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버전트
Divergent, 2014
세계 평화를 위해서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할 것이 무엇이 있을까? 간디가 표방한 비폭력 무저항 주의나 정당한 정치를 위해서는 반도덕성, 반종교성을 용납하는 마키아벨리즘 정도를 생각한다면 너무 제도권적 한계를 보이는 상상력일 것이다.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거대한 우주의 질서를 유지하게 하는 것은 민주주의 공화국 스타일이었다. 원통형 회의장에 모인 각양각색의 우주인들이 외모와 상관없이 토론을 하고 대의원을 뽑는 장면은 아무리 미래 SF라 해도 대의 민주주의 정치를 피해갈 수는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런 민주주의 공화국 시스템에 반하는 어둠의 세력 – 다스나 무역연합 같은 무리들을 처단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또하나의 공권력은 바로 제다이 기사들. 허나 제다이 기사들의 포스와 광선검도 당하지 못하는 어둠의 세력에 현재까지 나온 시리즈 6개의 에피소드는 기승전결을 유지하며 평화와 전투와 휴전을 반복했고, 제작 소식이 들리는 에피소드7 부터는 또다른 우주관이 펼쳐질 것이라 하니 SF에서 선악의 규정은 현재와 비슷하거나 변주하는 플롯을 빌려온 것이라 볼 수 있다.
이 영화 <다이버전트>는 이런 세계 평화를 지향하는 상상력에서 인류의 습성과 사상, 이념을 시스템화하여 구상했다는 점이 재밌고 꽤 심도있게 철학적으로 접근해볼만 하다. 원작이 젊은 인기 작가의 뜨거운 미국 장편 소설이라는 점에서 영화의 구성 기본 배경은 이미 탄탄하게 정해져 있다.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여 전문 작가로서 역량을 갖춘 베로니카 로스는 자신이 살아온 시카고를 배경으로 SF 디스토피아 3부작 시리즈를 4년 넘게 써오면서 첫 장편이 전미에 빅히트 되는 인기 작가로 단숨에 올랐다. 이 매력적인 SF 이야기는 당연히 영화계에 매혹적인 소재였고 책처럼 3부작으로 선보일 시리즈 영화의 첫번째 이야기인 <다이버전트>는 <헝거 게임>과 비교되며 많은 매니아들을 탄생하게 한 2014년 상반기의 뜨거운 영화로 만나보게 되었다.
평화를 위한 5개의 분파
인류는 전쟁을 치루면서 인류의 평화를 위한 장치를 고안해낸다. 전쟁을 하고 난 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전쟁 자체를 분석하고 그 배경을 살펴볼 겨를은 없지만 아마도 전쟁에 대한 인류의 반성과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는 전쟁의 성과로도 보여진다.
따라서 다시 참혹한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 위하여 인류를 다섯개의 분파로 나누는 작업으로 상호 견제와 의지, 그리고 인류의 적성에 최대한 적합한 분파를 마련한다는 기치는 유효하게 적용된다. 자신이 속한 분파의 성향에 따라 충실하게 살면서 다른 분파에 영향을 주지 않고 상호 존중하는 견제와 균형의 이상 세계의 설계는 아래와 같다.
분파1) 애브니게이션 나보다 남을 더 생각하며 그에 맞는 시스템과 규정을 지키는 정치 분파
분파2) 돈트리스 용맹함과 여유로운 덕을 쌓아 사회 안녕을 유지하는 치안담당파
분파3) 에러다이트 말 그대로 국가의 지능들로서 씽크탱크파
분파4) 애머티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정리하여 분쟁을 평화롭게 하는 평화주의파
분파5) 캔더 국가의 법제정에 참여하는 투명하고 정직한 입법파
이 다섯 분파에 속할 인류는 열여섯살에 적성검사를 통해서 어떤 분파로 갈 것인지를 정해지게 되는데 여기서 문제가 일어난다.문제라고 보다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은 인류의 특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다섯분파의 분류 기준에 맞지 않는 또다른 인류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바로 ‘다이버전트’라고 한다.
주인공 베아 트리스는 이러한 분파들에 속하지 않은 다이버전트이지만 이를 숨기고 ‘돈트리스’ 분파에 들어가 피나는 훈련을 받으며 전투 요원으로서의 모습을 갖춰나간다. 그리고 이 다섯 분파에서도 <스타워즈>의 무역연합이나 다스의 무리들처럼 최고가 되려는 야욕을 가진 무리가 생기고 곧 지능 분파인 에러다이트의 지도자의 음모를 알아내어 홀로 고군분투한다.
이와 같이 신선한 세계관을 선보이며 시작한 <다이버전트>를 보고 있자면 만들어진 현실이라는 <매트릭스>의 세계나, 부자들은 지구 밖 유토피아에 산다는 <엘리시움>의 세계관보다 훨씬 더 진보적이고 체계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스타워즈>의 공화국들이 의회를 소집하고 의원들을 규합하는 약간은 낡은 구시대적 의회 민주주의라면 <다이버전트>는 다양한 군집을 이루는 그야 말로 다문화 민주주의로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설명하고 이해하려면 1시간 넘게 진행되는 영화 속 학습을 참아내야하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것이 3부작이라는 사실 또한 이제 시작이라는 어쩔 수 없는 심적 부담이 남겨진다. 물론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면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셰일린 우들리의 경쾌함은 <헝거 게임>의 제니퍼 로렌스와 충분히 비교 가능하며 오히려 더 신선한 볼거리를 잔뜩 안겨주지만 그 또한 아직 메인 요리는 나오지 않았음을 말해주는 듯 변죽만 울리다가 다음 편을 기대하게 하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2부 <인서전트>, 3부 <얼리전트>가 계속해서 이어질테지만 각 에피소드마다 기승전결을 확실히 마무리해준 <스타워즈> 시리즈의 담대한 진행과 비교되어 미적지근한 마무리가 내내 남는다. 물론 후속편을 기다리게 하는 매력도 있겠지만 <다이버전트>의 세계관을 학습한 이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여기까지만 머무러야 한다는 점이 아쉽다는 뜻이다.
시스템에 적용하지 못하는 존재에 대해서, 그런 분류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현실에서의 몰인정한 시스템 지상주의를 상징하는 것 같아 트리스의 활약 또한 마음에 걸린다. 화려한 전투씬과 매력적인 여성 액션, 그 속의 로맨스는 이런 다소 미지근한 마음을 위로하는 콜라같은 청량감이 충분하다. 한 때 여신이었던 케이스 윈슬렛의 또다른 모습도 놓치지 말고 봐야할 장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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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매니아는 반드시 봐야할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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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C-Guy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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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버전트>에서 각각의 분파는 직업, 생활방식, 습관, 성격, 심지어는 인생에서 추구하는 목표나 평상시 옷차림까지 결정하는 절대적 기준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언뜻 보기에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듯 보이는 이 가상 세계는 사회 질서와 평화 유지라는 미명하에 개인의 자유의사를 완전히 부정하는 폭력사회이다. 색채, 창의적 공간을 통해 각 분파의 특징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함으로써 기본적인 영화의 골격을 완성도 있게 구성한 반면 가족이 속한 분파를 버리고 새로운 분파를 선택 한 트리스가 분파에서 성장하고 투쟁하는 과정은 지루하고 식상하다. 분파 간, 등장인물 간의 갈등은 설득력이 부족하고 개연성 없는 비약은 영화의 재미를 반감시킨다. 영화의 큰 틀은 좋았지만 디테일이 아쉽다. 시리즈의 본격적인 이야기를 위한 도입부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무난한 출발임에는 분명하다.
2014년 4월 10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young@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