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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피스 ( 2014 )

조회수 18,481

영화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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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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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이것이 애니메이션의 정점이다!"
[구십구]
18세기. 산 속을 헤매던 나그네는 갑작스럽게 폭풍우를 만나 길을 잃고 헤매다가 오래 된 사당을 발견하게 된다. 비를 피하기 위해 들어간 사당은 돌연 다른 세계의 방으로 변화한다. 버려진 우산, 더 이상 입지 않게 된 옷의 정령들 등 방은 여러 모습으로 변화하며 나그네를 혼란에 빠트리는데…

[화요진]
17세기 에도시대. 상인의 딸 오와카와는 소꿉친구 마쓰키치를 좋아하지만 집안은 그녀를 다른 남자와 혼인을 시키려하고 한다. 마쓰키치는 그런 오와카와의 마음도 모른 채 소방관이 되겠다며 집을 나간다. 결혼을 앞두고 마음이 뒤숭숭한 오와카와는 마쓰키치를 만나기 위해 집에 불을 지르는데…

[감보]
16세기 전국시대 말기. 도호쿠 지방의 산 안에 있는 촌락에 붉은 도깨비 형상의 괴물이 나타나 밤마다 마을에 있는 처녀들을 끌고 간다. 결국 마을에 남은 처녀라고는 어린 소녀 ‘기오’뿐. 산 속으로 도망 친 ‘가오’는 그 곳에서 사람의 말을 이해하는 백곰 ‘감보’를 만나 도움을 요청하는데…

[무기여 잘 있거라]
근 미래 도쿄. 사막 안에 폐허로 변한 도시를 프로텍션 슈트로 무장한 5명의 소대가 찾아 온다. 그들은 한 대의 전차형 무인병기와 전투를 벌이게 된다. 하지만 일은 점차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틀어지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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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피스
ショートピース , Short peace , 2013






0.  쇼트피스를 보고 왔습니다. 두 가지에서 놀랐습니다. 첫 번째는 서로 다른 감독들이 각자만의 개성적인 작화와 스토리로 신선한 이야기들을 선사한 단편영화였다는 것에 놀랐고 둘째로 각 영화들이 일본 영화의 중요한 특징들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쇼트피스는 서로 다른 네가지 독립된 이야기들이 ‘후지산’이라는 공통된 상징물을 통하여 일본영화의 흐름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마치 일본영화 전부를 보는 것처럼 쇼트피스는 일본영화를 이루고 있는 굵직한 사조 4가지를 보여줍니다.


일본영화는 국내에서는 비주류 장르입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일본 영화,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저질적이고 변태스러운 기질을 떠올리는데요, 사실 상업주의로 인해 그런 부분들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사실이고 심하다고 할 정도로 비윤리적이고 폐단도 많아서 눈살을 저로써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일본영화계의 일부에 불과하며 많은 영화들이 작품성과 메세지면에서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일본 영화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고 우리나라에 영화를 알린 것도 일본입니다.) 그래서 편견이 조금이나마 해소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영화 <쇼트피스>를 통해 일본영화의 특성과 매력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1. 일본영화계의 사골곰탕. 전통 신파극을 말하다. <화요진>
그렇다면 일본영화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일본에 영화가 처음 들어왔을 때 일본은 군국주의 시대였습니다. 일왕이 신적인 존재로 신봉되고 아시아 정복이 국가적인 비전으로 있을 때였습니다. 따라서 영화는 그들을 홍보하는 용도로 사용되었습니다. 동시에 당시 유행한 신파극을 영화화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왜 그녀는 사랑하는 남자 때문에 불을 질렀을까’
두 번째 단편에 해당하는 <화요진>은 일본식 신파극을 대표하는 영화입니다. 신파극은 보통 남녀 간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신분차이, 정략결혼, 비극적인 죽음으로 인해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을 소재로 하는 경향은 비단 일본영화의 특색이 아닌 서민문화가 발달함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나타난 경향입니다.


한국엔 춘향전이 있고 중국엔 홍루몽, 영국엔 로미오와 줄리엣이 있죠. 일본에서 또한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한 신파영화들이 초창기부터 현대까지 창작되며 일본영화의 큰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어쩌면 아침드라마 만큼이나 수준 낮은 진부한 이야기 일 수도 있지만 신파극에서 나타나는 ‘한’의 정서는 시대를 막론하고 거론되는 소재인 것은 분명합니다.







2. 과오가 남긴 유산. 허무주의와 사이버 펑크를 말하는 코미디 <무기여 안녕>
일본역사상 태평양전쟁만큼 일본인들에게 큰 실수로 남은 사건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태평양 전쟁만큼 외국인들이 일본에게 받은 상처도 없죠. 이 전쟁을 통해 일본문화는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갖게 되는데요, 이를 대표하는 영화가 쇼트피스의 마지막 단편이자 최고 명작으로 꼽히는 <무기여 안녕>입니다. <무기여 안녕>은 제목만큼이나 전쟁의 무의미함과 허무함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실 태평양 전쟁이 그랬습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일왕에 충성하여 싸우지만 정작 왜 싸우는지 끊임없이 성찰하며 고향으로 돌아갈 소박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꾸는 이오지마 병사들의 삶을 그리죠. 비록 일본이 전쟁의 가해자라는 사실은 변함없지만,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은 일왕을 비롯한 고위 관료들의 욕심이지 싸워서 죽어야 할 대부분의 군인들은 싸워야 할 이유조차 알지 못한 채 희생되었습니다.







‘무엇을 위해 싸운건가요?’
전쟁이 끝나자 많은 일본의 예술가들은 이 허무주의 사조를 받아드려 많은 작품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비록 이것들은 전쟁을 일으킨 것에 대한 반성과는 무관하지만 이 사조는 전쟁에 대한 일본인들의 성찰이며 체제권력에 대한 의심의 결과물들입니다. 왜 싸워야 하는지, 왜 적을 파괴하는지 모르는 채 폐허가 된 도쿄에서 싸움을 계속하는 병사들의 관심은 정작 소박한 삶에 있다는 사실은, 전쟁의 무의미성과 인간성의 가치를 재조명합니다. 그렇기에 2차 세계대전 속에서 사랑과 인간성을 찾으려 발버둥치는 헤밍웨이의 소설 <무기여 잘있거라>(일본어 제목은 일치)을 제목으로 따온 것이겠죠.







그러나 막상 표현하는 전투에 있어서는 놀랄 만큼이나 섬세한 묘사를 하고 있습니다. 네 명의 병사들이 첨단 무기와 장비로 강력한 전투로봇에 맞서 싸우는 과정은 긴장감 넘칩니다. 사실 이러한 메카닉들은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요. 이 경향 또한 사실 태평양전쟁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시선으로 조명되는 피사체들은 누벨바그(이후에 설명할께요)시대가 남긴 기법들을 훌륭히 계승함으로써 높은 완성도의 전투씬을 만들어냈습니다. <무기여 잘있거라>는 <쇼트피스>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으로 sf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추천해 주고 싶네요.







3. 누벨바그가 낳은 사생아? 논란이 많은 폭력주의에 대하여. <감보>
전쟁이 끝나고 1960~80년대에는 일본의 새로운 영화 물결이 불었는데 이를 누벨바그(뉴 웨이브) 시대라고 합니다. 이때는 신인 감독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온갖 실험적인 영화들이 등장하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괴랄한 장르중에 하나가 폭력주의입니다. 말 그대로 폭력을 예술로써 보는 거죠.


피가 튀기고 비인간적인 폭력 행위들이 남발하고 더 나아가 온몸을 분해해서 내장을 걸어놓는 등의 고어는 전쟁을 겪은 일본인들의 잠재 속에 있는 인간성의 상실과 개인주의로 인해 고립된 인간 내면의 폭력성등을 상징합니다. 80년대 누벨바그의 대표작이자 사이버평크 애니메이션의 극치라고 하는 <아키라>의 감독이 <쇼트피스>를 기획한 만큼 그의 폭력주의 세계관이 가장 잘 드러난 괴작이 세 번째 영화 <감보>입니다.







‘의미는 없다. 폭력, 피, 강렬한 색채의 향연만 남을 뿐’
폭력주의의 대표적인 특징은 ‘무개요성’입니다. 주인공은 비정상적이고 연출은 불친절하기 짝이 없기에 우리는 왜 인물들이 폭력적인 일을 행해야 하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그저 폭력속에서 나타나는 고통, 살기, 비명에 귀를 기울이며 그 안에서 무언가 의미를 찾아내는 것일 뿐이죠.


<감보>도 마찬가지. 일본에 멜라민 결핍곰이 아무 관계도 없는 소녀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우주선을 타고 온 변태 붉은 도깨비와 피 튀기면서 싸우는 이 어처구니 없는 서사엔 우리가 의미를 둘 필요도 없고 사실 제작자조차 의미를 두고 만들지 않았을 겁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폭력’그 자체다. 이것이 폭력주의의 핵심이죠. 사실 비위가 약한 사람들에겐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폭력주의, 고어는 좋든 싫든 일본영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4. 고전의 아름다움을 부활시키는 최신 경향을 대표하다. <구십구>
<구십구>는 <쇼트피스>의 첫 단편이지만 장르로써는 가장 최신장르입니다. 지브리 스튜디오로 대표되는 감성애니메이션 장르는 8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일본영화의 암흑기를 홀로 빛냈습니다. 일본의 전통과, 설화 속 요괴들을 친근한 캐릭터로 빚어내어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그린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들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받으며 캐릭터 상품시장으로도 큰 성황을 누렸습니다. 이런 최신 트렌드가 반영된 영화가 바로 단편 <구십구>입니다.







‘귀엽고 착한 요괴들과 함께하는 훈훈한 하룻밤’
<구십구>는 한 장인이 비를 피해 들어간 사당 속에서 온갖 쓰레기 요괴들을 만나 그들을 새것으로 바꿔주고 한을 풀어준다는 내용입니다. 특별히 3D기법을 사용한 영상미가 돋보였는데요, 2D가 익숙한 사람들은 어색하다는 평가도 했지만 제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앞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은 이런 느낌이겠다... 라는 신선한 느낌을 받았죠. 한때 누군가의 사랑과 아낌을 받았던 장물들이 세월이 지나 버려져 그 한을 품은 채 귀신이 되지만 나그네 장인 덕에 한을 풀고 보답을 하는 평화적이고도 따뜻한 스토리는 <이웃집 토토로>같은 포근함을 느낄 수 있는 듯 합니다.







5.자 그럼 이제 어떤 영화를 만들어 볼까?
전근대 신파극, 태평양전쟁의 허무주의, 누벨바그의 폭력주의, 현대의 감성애니메이션까지 일본영화는 긴 역사를 각 시대의 특색이 있게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감성 애니메이션의도 짧은 평화(short peace)일 뿐, 지브리의 해체설은 감성애니 시대의 끝을 알리는 듯 합니다. 앞으로 일본은 또 어떤 영화를 만들게 될까요? 그건 누구도 모르지만 시대가 변함에도 후지산은 올곧이 솟아있듯, 일본의 영화계도 역사와 전통을 업고 새로운 도약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한 듯 한 영화, <쇼트피스>였습니다.




일본영화의 특징이 궁금하신분,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분들 추천합니다.
글: ebfhfps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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