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드 노트
クロ-ズド·ノ-ト, Closed Note, 2007
당신의 사랑에 용기를 얻었다
여대생 카에는 재혼하게 된 어머니의 곁을 떠나 독립생활을 시작한다. 창을 열면 흐드러지게 핀 벚나무가 보이는 운치 있는 방,그 곳에서 전 주인이 남기고 간 것으로 추정되는 일기장을 발견한다. 주인의 이름은 이부키. 그녀는 카에가 꿈꾸는 초등학교 교사로서, 진심으로 아이들을 생각하고 교육에 열정적인 단아한 미모의 여성 이었다.
사실 카에는 외로운 상황에 놓인 인물이다. 어머니는 다른 남자와 재혼하여 카에와는 연락하기 애매한 상황이고, 친한 친구는 유학 중이다. 만년필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만난 매력적인 남자 이시토비에 대한 감정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지만, 그럴 상대가 없다. 그래서 카에는 일기 속 이부키와 교감하는 마음으로 그녀의 일기를 읽기 시작한다.
이부키는 교사를 꿈꾸는 카에로서는 굉장히 존경할 만한 인물이었다. 그녀의 마음, 생각, 교사로서의 정신까지 카에는 본받고 싶어 한다. 그러면서 어느덧 카에는 자기도 모르게 이부키를 따라하게 된다. 카에는 이부키를 롤모델로 삼은 것이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이부키는 카에에게 있어 친구이자 언니처럼 소중한 사람이 되어 간다.
사실 극중에서 이부키의 사진이 공개되지 않는 편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카에가 이부키는 어떻게 생긴 사람이었을까, 나와 닮았을까? 하는 생각이나 상상을 더 했으면 좋았을 뻔했다. 일기에 적힌 문장만으로도 상상은 무한하게 펼칠 수 있으니까. 일본 멜로영화 특유의 잔잔함과 서정을 잘 표현해 낸 영화 <클로즈드 노트> 하지만 이 영화에는 일본 연예계에 한 획을 그은(?) 스캔들이 따라붙는다.
사와지리 에리카, 일본의 린제이 로한
우리나라에서는 <박치기> <1리터의 눈물>등으로 얼굴을 알린 여배우 사와지리 에리카. <클로즈드 노트>에서 여대생 카에 역을 맡아 열연했다. 스크린에서 청순한 매력을 보여준 그녀는 <클로즈드 노트> 시사회 현장에서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의견이 분분하다. 사와지리 에리카의 불행한 가정사를 트집 잡은 기자의 시비가 있었다는 둥, 사와지리 에리카 본인의 컨디션이 매우 나빴다는 둥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공석에서의 스캔들이 그렇듯 화살은 배우 본인에게로 돌아갔다. 당시 사와지리 에리카는 여론의 심한 질타로 공개 사과까지 펼쳤지만, 얼마 후 소속사 측에서의 강요였다는 사실을 스스로 밝히며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그리하여 사와지리 에리카는 몇 년 후 <헬터 스켈터>에 캐스팅되기 전까지 오랜 공백 기간을 가져야만 했다.
배우와 작품은 떨어뜨릴 수가 없는 관계다. <다크 나이트>의 조커 히스 레저가 작품과 현실을 혼동하던 끝에 자살을 택한 사건은 영화의 성공을 뒤엎어놓을 만큼 커다란 스캔들이었다. <클로즈드 노트>역시 여주인공 사와지리 에리카의 제멋대로인 행동으로 인해 본래의 분위기를 잃고 말았다. 청순하고 단아한 여주인공 카에에게서 도도하게 베쯔니를 말하던 사와지리 에리카가 연상되니, 원작소설의 탄탄함과 영화 자체의 분위기가 안타까울 정도였다.
<클로즈드 노트>는 정통파 멜로 영화다. 삼각관계가 펼쳐지긴 하지만 흔히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울궈먹는 막장스러운 느낌이 아니다. 오히려 그렇게 되어야만 진행되는이야기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린다는 옛말을 그대로 보여주는 요즘의 대중매체들이 한 번쯤 참고해야 할 작품 같다. 자극만 추구하는 요즘의 사랑 이야기가 안타깝다. 등장인물의 표정, 대사, 심지어 영화 배경의 사소한 소품에서도 우러나는 마음이 보고 싶다. 관객으로 하여금 이 인물이 저 인물을 얼마나 좋아하는구나, 하고 느껴보고 싶다.
일본영화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맑은 날 졸졸 흐르는 시냇물을 바라보는 기분이다. 자극과 재미는 덜하지만, 따뜻한 색감과 일상적인 느낌이 돋보인다. <클로즈드 노트>에서는 휘날리는 벚꽃이라는 소재를 아주 잘 활용했다. 카에의 방 창문을 열면 곧바로 눈에 띄는 벚나무, 이부키가 등장할 때면 80~90년대를 연상시키는 거리 풍경이 보이고, 카에가 아르바이트하는 만년필 가게 역시 오렌지빛 색감으로 가득하다. 서정적인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반드시 추천하고픈 영화다. 감독 스스로도 80년대 일본영화를 모티브로 했다고 하니 믿어볼만하지 않을까?
극중 만년필은 카에와 이시토비에게 있어 중요한 소재로 작용한다. 고가의 기호품이니만큼 판매하는 직원의 센스가 중요하다는 만년필. 카에는 가게 선배에게 조언을 구하는데, 그때 선배는 이렇게 말해준다. 스토리 없이 클라이막스를 얘기해봤자 아무런 감동을 주지 못한다고. <클로즈드 노트>의 짜임새 있는 전개와 후반의 작은 반전(?)을 생각해보면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대사다. <클로즈드 노트>의 배경은 벚꽃이 휘날리는 봄날. 겨우내 움츠렸던 어깨를 펼치고 거리에 나설 수 있는 요즘, 바쁜 일상 속 잠깐의 여유를 주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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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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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mingki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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