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의 위선에 실망한 수제자 영호충은 추동자들과 유랑길에 오르며 일원신교의 무사 임영영을 만나 회포를 풀기로 하지만 약속장소는 누군가의 습격으로 아수라장이 된다. 혼란에 휩싸인 그는 향문청으로부터 동방불패의 술책을 듣게 되고 도음을 요청한다. 자객의 습격에서 동방불패를 구해준 영호충은 그의 정체를 모른 채 사랑에 빠지고 마침내 계략에 빠져 동방불패의 애첩을 그로 착각하고 사랑을 나눈다. 그리고 동방불패의 정체를 훔쳐보게 된 임영영의 심복 남봉황은 동방불패에 쫓기게 되고 동방불패는 부하들을 이끌고 임아행이 있는 주막으로 쳐들어가는데...
* 출연진의 다른영화 :
동방불패 笑傲江湖 之 東方不敗: Swordsman II , 1992
홍콩영화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영화는 여러 편이 있겠지만 그중에 하나가 바로 동방불패가 아닐까 싶다. 이연걸과 임청하, 관지림 등 홍콩영화에 자주 출연하던 젊은 연기자들이 출연한 것으로 화제가 되었고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었다.
이 영화는 소오강호라는 무협영화의 후속작이다. 그리고 김용이라는 걸출한 소설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작품의 배경은 명나라 후기의 혼란한 시기인데 시대적 배경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시대의 흐름을 느끼는 것은 환관의 거만한 표정뿐이다.
그렇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호쾌한 액션과 경쾌한 진행은 만들어진 지 20여 년이 지난 지금 보아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원작의 탄탄함과 홍콩영화의 황금기를 이끌던 사람들의 재능이 합쳐진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영화는 시대를 앞선 코드가 있는데 바로 이성애인지 동성애인지 알 수 없는 러브라인이다. 작중 임청하가 연기하는 동방불패는 절대 무공을 손에 넣기 위해 자신의 중요한 부분을 자른 인물로 나온다. 하지만 실제 동방불패를 연기하는 임청하는 미모가 출중한 연기자이다.
관객은 그가 사실 남자였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작중 인물은 그가 사실 남자였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 보는 러브라인은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들의 우정 또는 사랑이 애틋해질수록 이루어질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사실이 이 영화의 비극을 깊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임청하의 중성적인 매력은 이 영화의 독특한 성격을 깊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영화가 인기를 끈 비결은 임청하의 미모가 한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전에 여성적인 미모와 매력으로 인기를 끌던 임청하가 이 영화를 기점으로 중성적인 매력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였고 그 부분이 관객에게 신선하게 느껴졌고 그 이후에도 비슷한 이미지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고 생각한다. 폴리스 스토리에서 보여준 임청하의 모습과 동방불패의 그것은 그야말로 이 배우의 매력과 연기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가 인기를 끈 또 다른 비결은 그동안 무협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호쾌하면서 특수기술을 쓰는 액션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동안의 무협영화는 호쾌한 액션은 보여주었을지 몰라도 시원한 느낌은 왠지 부족했었다. 당시 특수기술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정통액션의 법칙에 충실하여 연출하였기 때문이었다고도 생각한다.
그런데 이전의 시대를 다루면서 공상과학적인 요소를 넣은 이 영화는 다른 영화와는 다른 매우 독특한 느낌을 주었다. 게다가 앞서 이야기한 임청하의 중성적인 매력과 합쳐지면서 매우 독특한 영화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독특한 요소와 매력만 넣는다고 영화가 좋은 작품이 되고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아니다. 그 증거는 이 영화의 후속작과 이 영화의 길을 걸은 다른 작품들이 실패를 맛보았던 것이라고 본다.
이 영화는 탄탄한 소설을 배경으로 짜임새 있는 이야기를 바탕을 두고 있다. 공상과학적인 요소를 넣었지만, 정통액션의 틀을 크게 해치지 않는 한도에서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그 요소들이 절묘하게 섞일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이 영화가 성공할 수 있는 요인이 되었다고도 생각한다. 이러한 조합이 바로 이 영화를 시대가 흘러가도 기억할 수 있는 명작의 반열에 올려놓았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그렇게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남았고 많은 이들에게 한 시대를 추억하는 영화로 남았다. 지금의 시선으로는 약간 촌스러운 요소가 있을 수 있고 어설프면서 많이 보았던 표현이 있겠지만, 당시에는 신선하고 파격적인 표현이었다.
그래서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었고 몰입을 해서 이 영화를 찾고 보았다고 생각한다. 시대가 흘러가도 그 향기를 더해갈 이 영화가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서 계속 살아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