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 감독 나이가 어린 사람들은 '코리아 갓 탤런트' 심사위원 정도로 생각할 수 있을 것 이다. 그러나 장진 감독은 <킬러들의 수다>, <웰컬투 동막골>. <강철중 공공의적 1-1> 등 다수의 흥행작품을 만들어내고 직접 메가폰을 잡은 대한민국 감독계의 거장이다. 특유의 위트 넘치는 대사들과 극적 재미를 가져다 주는 중간중간의 상황들 심오한 내용을 전하지만 알기 쉽게 전달하는 힘이 있는 작품들이다.

‘장진’스럽게 <아는 여자>의 캐릭터는 독특하고 신선하다. 한이연도 동치성도 결코 평범하다고 할 수 없다. 이 두 사람이 전개해 나가는 이야기는 심각하면서도 웃음이 나오게 한다. 슬프면서도 웃음이 나게 한다. 그래서 귀엽다. 한이연을 연기한 이나영도, 동치성을 연기한 정재영도 귀엽게 보인다.
영화 <아는 여자>는 이나영을 재발견하게 해준 영화다. 어쩌면 그렇게 주인공 한이연과 잘 어울리는지 영화 속에 흠뻑 빠지게 해주었죠. 무뚝뚝한 표정에서 나오는 좋아하는 감정 표현과 특튜의 털털한 성격이 그대로 영화에 반영된 듯 싶다. 여자들의 로망인 흰티에 청바지만 걸쳐도 화보인 남자가 조인성이라면 영화에서 실제로 후줄근한 흰티에 청바지만 입은 이나영은 단연 돋보이게 한다. ‘이나영’의 최고작이며, ‘장진’ 감독의 최고작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대사 하나하나가 뭔가 생각하게끔 해주었던 <아는 여자>는 지금 떠올려도 ‘피식’ 웃음이 나오게 한다. 그렇다고 마냥 웃긴 것만은 아닌 영화다.
< 영화 내용 >
한때 잘 나가던 투수였지만 현재는 프로야구 2군에 소속된 별볼일 없는 외야수 동치성은 애인에게 갑작스러운 이별을 통고 받는 날 설상가상 병원에서 3개월 시한부 판정까지 받게 된다. 동치성은 단골 Bar에서 술 석잔에 엉망진창으로 취해버린다. 바텐더 한이연은 동치성을 고이 접어 여관방으로 옮겨주죠. 오랫동안 동치성을 짝사랑해온 한이연은 이날의 사연을 ‘필기공주’라는 닉네임으로 라디오에 보낸다. 동치성은 우연히 이 사연을 듣고 한이연을 찾아가게 된다. 그 이후부터 동치성에게 한이연은 ‘아는 여자’가 된다.
한이연은 첫 데이트에서 “아는 여자 많아요?”라고 물어놓고 동치성이 “거기가 처음이에요.”라고 대답하자 다행이라며 헤헤거리는, 동치성에게 특별하고 싶은 아는 여자이다. 동치성이 좋은, 너무 좋은 여자다. 동치성네 집과 서른 아홉 발자국 거리의 집에서 사는 한이연은 발자국 수가 점점 가까워지길 소망한다.
하지만 동치성은 여관에서 한이연을 만나기까지 항상 그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한이연의 존재를 몰랐다. 그녀를 좋아한다고 깨닫기 전까지 그녀의 이름조차 물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잦은 만남에도 그저 ‘아는 여자’일 뿐이었다. 그로 인해 ‘아는 여자’ 한이연이 짠해지기도 했지만, 또한 그로 인해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이 재밌었다.
<아는 여자 OST>인 ‘데이라이트의 아는 여자’ 가사는 한이연의 감정을 너무도 잘 표현하고 있다. ‘항상 다른 곳만 바라보고 있던 그대. 그런 그대 뒷모습만 바라보던 나는, 한번쯤은 뒤돌아볼까봐 매일 가슴조이며, 그대 그림자를 밟고 서 있었던 거죠. 어쩜 나란 사람 많이 부족하더라도, 나의 모든 걸 그대에게 다 줄 수 있죠. 그대에게 나라는 사람이 이름조차 모르는 그냥 아는 여자일지 몰라도, 난 그것마저 작은 행복인 걸요.
영화는 그저 동치성의 입으로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한 영화이다. 그러면서 죽기전에 사랑이란 것을 정의 해보고자 하는 동치성의 기행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저기, 아무나, 도둑, 형사, 한테 사랑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또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주옥같은 대사들이 많이 등장 합니다. 기억에 남는 것은 동치성이 도둑에게 물었던 대사가 기억이난다.
"사랑 잘 모르겠는데, 무슨 사랑, 어떤 사랑 그런게 어딨어요. 그냥 사랑하면 사랑하는 거죠."
사랑은 눈에 보이지도 잡히지도 느끼지도 맛보지도 못하는 감정이자 앎의 영역에서 벗어나 있는 그런 추상적인 위대한 감정이다. 수천년동안 많은 철학자들도 정의하지 못해서 '모름'이라고 부른다는 사랑을 동치성은 정의하려 하고 이해하려고 했으니 당연히 바보 같은 짓으로 판명났다. 사랑하면 이것저것 따지지말고 살아있을때 사랑하면 그만인 것이다. 지레 겁먹고 어디가 혼자서만 사랑하는 아픈 사랑은 망상적인 사람들의 소유로 남겨두면 된다.
<아는 여자>에서는 카메오로 여럿 출연한다 그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카메오는 이나영의 친구로 등장하는 대한민국의 3대 미녀로도 꼽히는 '이민정'이다. 위의 사진을 보면 지금과 많이 다르겠지만 아무튼 이민정이라고 한다. 처음에 친구들이 이민정이 아는 여자에 나온다고 했을 때는 믿어지지가 않았다. 아는 여자를 두번이나 봤지만 이민정의 빛나는 미모를 못봤을리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히 잠깐 등장하였다.
또, 장진 감독은 자신의 작품에 등장하기로 유명한 감독이다. 아는 여자에서는 특히 대사량이나 나오는 씬이 좀 긴편인데 연기가 분명 뜬금없이 어색한 부분이 있다. 정재영을 취조하는 형사로 등장하는데 깨알 재미를 선사하는 장면이다.
“날 왜 좋아하게 됐어요?” “까먹었어요. 오래돼서.” “지금도 내가 그렇게 좋아요?” “나란 사람이 있었는지도 몰랐잖아요. 내가 누군지, 나란 사람이 어디에 살고 있는지, 내가 언제부터 얼마나 가까이 아저씨 느끼고 있었는지 몰랐잖아요.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도.” “미안해요. 아무 것도 모르고 살아서. 미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