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부담스럽지 않은 멜로,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보고 싶어서 2001년 개봉작인 영화 '세렌디피티'를 찾아 보게 되었다.
세렌디피티.Serendipity.뜻밖의 재미, 기쁨.
이 영화를 관통하는 중요 키워드는 운명이다.
말도 안되는 우연의 연속, 그리고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뻔한 해피엔딩, 하지만 그러한 당연한 것들을 아름답게 그려낼 수 있는 게 영화의 힘 아닌가.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크리스마스 이브 뉴욕의 한 백화점에서, 조나단 트레이거(존 쿠삭)와 사라 토마스(케이트 베킨세일)는 각자의 애인에게 줄 선물을 고르던 중, 마지막 하나 남은 장갑을 동시에 잡으면서 그야말로 운명과도 같은 만남을 가진다. 들 뜬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힘 입어 이 둘은 각자 애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매력에 빠져 행복한 저녁시간을 보낸다.
조나단은 헤어질 때, 서로의 전화번호를 교환하자고 제안하지만, 운명적인 사랑을 중요시하는 사라는 단순히 서로 번호를 교환하기보다는,
이 둘의 만남을 운명에 맡겨보기로 결정한다.
사라 토마스는 그야말로 광적(?)으로 운명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거리의 낡은 책 속에 그녀는 자신의 이름과 연락처를 적어 헌책방에 팔았고, 5달러 지폐에 적힌 조나단의 연락처는 그 돈이 다시 자기에게 돌아온다면 운명일 것이라고 말한다.
그로 인해 전화번호를 남겨둔 '책'과 '5달러 지폐'라는 운명의 지표만을 남겨둔 채 우리가 정말 다시 만날 운명이라면 반드시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헤어진다.
마지막으로 각기 다른 엘리베이터에 타서, 같은 층에 내리는 것에 운명을 걸지만 그 둘은 정말 간발의 차이로 안타깝게 헤어지게 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이 엘리베이터 씬인데, 서로 다른 엘리베이터를 타서 둘이 같은 층을 누르면 둘은 서로 사랑할 운명 이라고 여기기로 하고 둘은 각자 엘리베이터를 탄다. 그리고 그들은 정말 거짓말같이 둘 다 23층을 누르게 된다. 하지만 역시나 그들의 만남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조나단과 같이 탄 남자 꼬마아이의 장난으로 그들은 결국 간발의 차이로 엇갈리게 된다.
그들은 다시 현실 속으로 돌아와 삶을 살아나가지만, 이따금 꿈과 같았던 첫만남을 떠올리며 서로를 그리워한다. 둘은 7년이 흐를 때까지, 각자의 삶에 매진하지만, 마음 한구석에 그 때의 낭만을 잊지 못한다. 그리고 둘은 모두 서로의 약혼자와 결혼하기 바로 직전, 서로에 대한 그리움이 극에 달하게 된다.
지금 애인은 어쩌고 몇 년 전에 잠깐 본 남자를 찾으려하냐는 친구의 말에 케이트 베킨세일은 이렇게 대답한다.
모르겠어. 정말 잠깐이었지만.. 그와 지낸 잠시의 시간은 세상에 그와 나 단 둘밖에 없는 것 같았어..
조나단 트레이거 역을 맡은 존 쿠삭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와 그녀는 모두 현재 사랑하고 곧 결혼할 예정인 애인들이 있지만, 몇년전에 우연히 마주친 왠지 모를 강한 끌림이 있는 서로에게 자석처럼 이끌려 처음 만났던 운명의 장소에 꿈처럼 다시 만나게 된다.
둘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다양한 장치들을 눈 앞에 목격하게 되자, 그들은 무작정 그들이 처음 만난 뉴욕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영화 속에서 어떻게 보면 굉장히 잔인한 장면일 수 있는데, 조나단은 바로 며칠 뒤 결혼할 예정이었던 현재 애인에게 사라와의 유일한 지표 중 하나인 책을 선물받는 아이러니로 인해 결국 다시 '운명'처럼 사라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들은 아주 우연히도, 서로를 마주치게 되고,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
돌이켜보면 이러한 그들의 운명에 대한 광적인 집착으로 인해 각자 현재 애인들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안겨주긴 하였지만, 영화는 조나단과 사라의 그야말로 운명같은 아름다운 사랑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기 때문에 우리 또한 이를 감안하며 감상하도록 하자.
'세렌디피티라는 영화 자체가, 그야말로 운명적인 만남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정말 영화 속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로맨스를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긴 하지만, 영화는 그저 영화로 받아들이고 편안하게 그들의 운명적 로맨스를 관람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영화 속의 여주인공인 케이트 베킨세일은 정말 언제봐도 예쁜 것 같다. 매력적인 영국식 발음에 너무나도 조각같은 미모의 아름다움이 흐르는 배우인 것 같다.
그녀가 찍은 영화를 다수 보았는데, 다음과 같다. 진주만(2001), 세렌디피티(2001), 에비에이터(2004), 클릭(2006).. 앞으로도 보다 많은 영화 속에서 그녀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