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 엄정화 잘 만났다

영화 시작과 동시에 한가지 특이점이 발견되는데요,
주인공들의 이름이 배우의 이름과 똑같습니다.
황정민의 학구적이면서 포근한 이미지와 엄청화의 화려한 디바 이미지가
배우들과 각각 잘 겹쳐져서 실제 이야기처럼 보게 되더군요.
전혀 다른 성향의 두 남녀가 티격태격 사는 모습을 리얼하게 보여줍니다.
진짜 부부 같은 자연스러운 연기력에 황정민, 엄정화의 찰떡 호흡이 더해지니
보는 재미가 더할 수 밖에요.
영화 안에서 ‘대국민토론회’가 벌어지는데,
황정민은 여기서 어떤 정치가 진정한 정치인지 보여줍니다.
머뭇머뭇하다가 현실을 꼬집는 대사가 쫙 나열되니까 닭살이 돋더군요.
명예욕에 급급한 현재의 정치를 풍자하고 우리가 바라는 진정어린 정치인의 모습을 제시하는 것 같아 한편으로 시원했습니다.

“정말 미안하다… 괜히 널 이 똥통에 끌여들여서…”
진실은 모르면서, 몰아가면 몰아가는 대로 휘둘리는 대중들에게 상처받는 황정민을 통해
언론 플레이와 몰아가기가 얼마나 서럽고 무서운지 보여줬던 것 같아요.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현실성이 떨어지지만 감동을 주기에는 충분합니다.
조연들 때문에 미쳐

“그것도 몬하나? 깝깝하네. 턱별시! 턱별시! 모대?”
<자칼이 온다>에서도 영화를 너무 맛있게 버무려준 배우 서동원은
이 영화에서도 짧지만 큰 웃음을 줍니다.
엄정화의 든든한 친구 ‘명애’역할을 맡은 배우 라미란은
영화의 춤추는 장면에서 어디서 어떻게 틀려야 될지 몰랐다며 춤을 못추려고 노력했다고 해요.
그만큼 뭐든 습득이 빠르다고.
여배우임에도 불구하고 극 중 뻔뻔하게 면도하는 장면에서 안 웃을 수 없었습니다.
마동석은 <이웃사람>, <범죄와의 전쟁>에서 무서운 조폭이미지를 풍겼다면
<댄싱퀸>에서는 게이 역할로 나와 폭소를 자아냅니다.
잠깐이지만 눈을 의심했던 마동석의 간드러진 연기를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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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 참가자로써 향수에 젖고싶은 분
가수의 꿈이 있었던 주부님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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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윤화영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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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화는 자타공인 대한민국 ‘댄싱퀸’이다. 무대에서 노래할 때 가장 멋져 보인다. 그런 그녀가 만약 가수가 안 됐다면 어땠을까. <댄싱퀸>은 마치 그 가정을 보여주는 영화 같다. 초반 스피드가 빠르다. 정민(황정민)과 정화(엄정화)가 만나고, 사랑하고, 결혼 하고, 애를 낳아 살아가는 모습이 런던 보이즈의 ‘할렘 디자이어’를 배경으로 순식간에 휘몰아친다. 경쾌한 음악이 끝나고 시계가 2012년에 멈추면 영화는 비로소 하고 싶은 얘기를 꺼낸다. 왕년의 ‘신촌 마돈나’ 정화는 남편 뒷바라지를 위해 동네 문화센터에서 에어로빅을 가르치는 가정주부로 변해 있다. 정민은 인권변호사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처가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기죽은 가장이다. 빡빡한 현실이고, 무료한 나날이다. ‘내 꿈은 이대로 끝나는 걸까.’ 자괴감에 빠지려던 찰나, 전철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며 ‘국민 영웅’으로 떠오른 정민은 서울 시장 후보에까지 오른다. 정화는 ‘슈퍼스타 K’에 지원했다가 댄스 그룹 멤버가 될 기회를 얻는다. 이준익 감독의 <즐거운 인생> 등 많은 영화들이 주창했던, ‘잊고 있던 꿈’과 ‘도전’에 대해 이야기다. 차별점이라면 부부가 동시에 주체자로 나선다는 점인데, 이 과정에서 아쉽게도 억지스러운 장면들이 들어섰다. 남편이 아내의 이중생활을 전혀 눈치재치 못한다는 설정은 둘째치더라도, 기획사 매니저와 멤버들까지 정화에게 속아 넘어가는 설정은 인위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들의 잦은 등장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이를테면, 영화 초반 정민과 정화가 ‘할렘 디자이어’에 맞춰 전투 경찰들과 육탄전을 벌이는 장면은 <써니>의 소녀들이 ‘터치 바이 터치’를 배경으로 시위하는 장면과 겹친다. 집 앞으로 몰려든 기자를 츄리닝 차림으로 맞는 정민의 모습에선 <노팅힐>의 휴 그랜트가 떠오른다. 연출의 창의성을 의심케 하는 부분이다. 마무리가 세련되지 못한 것도 아쉽다. 억지 감동을 통해 갈등을 봉합하는 방식은 동의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마음이 움직인다면, 순전히 황정민-엄정화 두 배우 덕이다. <댄싱퀸>은 명백히 배우의 영화다. 엄정화의 삶이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 있는 덕에, 캐릭터 질감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정치를 다루는 방법이 지나치게 이상적이긴 하나, 황정민의 연기로 인해 현실성을 획득한다. 배우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모험은, 엄정화-황정민이기에 가능했으리라. <댄싱퀸>은 <방과후 옥상> <두 얼굴의 여친>을 연출한 이석훈 감독의 3번째 장편 영화다. 하지만 그보다 더 주목해야 하는 건,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 이은 황정민-엄정화의 두 번째 합작품이라는 점이다. 두 사람의 호흡을 보고 있으면, 촬영 현장의 분위기가 얼마나 좋았는가를 짐작하게 된다. 아무리 말해도 부족함이 없다. 배우가 영화를 살렸다.
2012년 1월 20일 금요일 | 글_정시우 기자 (siwoorain@movi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