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페이스
Nordwand , North Face , 2008

알프스에는 삼대 북벽이 있다. 마테호른 북벽과 그랑조라스 북벽, 그리고 아이거 북벽. 이중 아이거 북벽은 현재까지도 등반하기 가장 어려운 코스로 인정받고 있으며 등반 역사상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악명 높은 곳이다.
선택 받은 자만이 오를 수 있다는 바로 그곳, 아이거 북벽을 소재로 한 영화 <노스페이스>는 자연을 대상으로 하는 재난영화의 특성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거대한 자연 앞에서 무기력 해질 수밖에 없는 인간의 유약함을 그대로 드러내며 휴머니즘과 감동적인 이야기까지 담아 이제껏 보아왔던 재난 영화들과는 확연히 다른 전개방식을 보여준다.

'토니 쿠르츠'와 '앤디 히토이서'의 실제 모습
시대적 배경은 베를린 올림픽을 앞두고 있던 1936년으로 독일은 국가의 명예를 높이기 위해 아무도 정상을 정복하지 못했던 아이거 북벽의 등정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 이었다. 지금이야 워낙에 등산장비가 좋아지고 등반 기술도 발전하면서 못 오르는 산이 없지만 1930년대 에는 등산 장비도 등반가들이 직접 제작해야만 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 이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험난한 아이거 북벽을 오른다는 것은 사실상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행동 이었을 것이다.
주인공 토니 쿠르츠(벤노 퓨어만)와 앤디 히토이서(플로리안 루카스)가 이처럼 위험한 죽음의 절벽 아이거에 목숨을 걸고 도전한 이유는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 곳을 정복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이나 불굴의 도전정신에서 기인된 것 일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베를린 올림픽으로 인해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독일인의 우월성을 인정받기 위해 획기적인 이슈가 필요했던 독일 정부의 얄팍한 정책으로 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을 앞두고 독일의 언론사들은 이제껏 누구도 정상 정복을 하지 못하던 아이거 북벽을 독일 청년들이 도전하여 최초로 정상에 오른다면 올림픽 영웅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선전하며 등반을 독려하고 있었다. 베를린의 한 신문사에 근무하고 있던 루이제 펠너(조한나 워카렉)는 회의 중 독일의 남동부 베르히데스가덴 살고 있는 산악부대원 두 명의 이야기가 거론되자 자신의 고향 친구들이라며 어릴적 이야기들을 꺼내놓는다.
이 회의는 아이거 등정에 집중하라는 제국 보도장관의 지시 때문에 열린 것인데 마침 루이제가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산악부대원 토니,앤디와 친구라고 하자 아이거 등정을 부추기기 위해 루이제를 그들이 살고 있는 베르히데스가덴 으로 파견 보내게 된다.

루이제는 어릴적부터 친구인 토니와 앤디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떤 꿈을 꾸고있는지 속속들이 다 알고 있을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중 토니와는 친구를 뛰어넘어 연인관계로 지내다 루이제가 베를린으로 가면서 부터 이들의 관계도 서서히 멀어지기 시작 하였다.
하지만 토니는 헤어지고 한참의 시간이 흘러도 루이제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못하고 언젠가는 자신에게 돌아올것이라 믿고 있었다. 어떻게든 인연의 끈을 부여잡고 싶었던 앤디와 달리 루이제는 토니와 앤디를 알프스의 마지막 난제를 정복한 영웅으로 만들어 신문의 1면을 장식해주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루이제의 적극적인 권유에도 등반을 거부하던 토니가 아이거 북벽을 정복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국가에 대한 충성심도 아니였고 개인의 명예를 드높이기 위함도 아니였다. 어쩌면 토니 자신의 욕심보다 뛰어난 능력과 존재를 세상에 인정받고 싶어했던 앤디의 열정을 뒷받침 해주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누구에게 아무것도 증명할 필요도 없고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산에 오른다던 토니가 친구 앤디를 지켜주기 위해 퇴역을 불사하며 험난한 등정길에 오르게 된 것이다. 베를린으로 돌아간 루이제가 다시 등정 취재를 위해 알프스를 찾은 이유도 토니 때문은 아니였다. 토니와 앤디의 경쟁자인 오스트리아의 빌리 앙게르와 에디 라이너가 아이거 아래에 캠프를 설치했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었다.

영화 <노스 페이스>가 다른 등반 영화들과 차별화 된 점이 있다면 한번 이별을 경험했던 토니와 루이제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가 감동적으로 그려진다는 점이다. 토니가 험난한 코스를 등반하며 최악의 상황을 맞이 했을때 그가 버텨낼수 있었던 힘은 구조대도 감히 오르지 못하는 길을 여자의 몸으로 간신히 올라 끝까지 토니를 격려해주고 목이 터져라 이름을 외쳐대던 루이제가 곁에 있었기 때문 이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순간 토니의 곁을 떠날수 밖에 없었지만 사랑 이라는 감정만큼은 쉽게 놓을 수 없었던 것이다.
자신의 앞날을 예견이라도 한 것인지 토니는 등반하기 전날 지금껏 등정에 관해 기록해놓은 노트를 루이제에게 건네 주었다. 서로의 사랑을 다시 확인한 순간 그들은 영원한 이별을 또 다시 준비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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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과 감동 진정성이 느껴지는 영화를 원한다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산악영화의 명작
안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감동적인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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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JC PARK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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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의 3대 북벽 중 하나인 아이거 북벽은 등반했다 하면 시체가 되어 내려오는 죽음의 빙벽이다. 1936년 올림픽을 앞두고 있던 독일은 자국의 강인함을 전세계에 알리기 위해 알프스 아이거 북벽 초등에 힘쓴다. 어느날 신문사에서 일하는 루이즈(요한나 보칼렉)는 북벽 초등에 관한 회의 도중 산을 식은 죽 먹기처럼 타는 친구들 토니(벤노 퓨어만)와 앤디(플로리안 루카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선배 기자는 그들을 출전시키면 수습기자 딱지를 떼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루이즈는 자신의 이름을 건 뉴스를 낼 수 있다는 희망으로 그들을 설득하지만, 토니는 아이거 북벽의 위험성 때문에 거절한다. 그러나 혼자라도 등반하겠다는 앤디의 고집에 토니는 알프스 산맥으로 떠난다.<노스페이스>는 아이거 북벽을 등반하는 두 주인공을 통해 거대한 자연에 도전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담하게 다룬다. 토니와 앤디는 누군가에게 과시할 목적이 아닌 자신들의 만족을 위해 산을 오른다. 그들은 서로의 두터운 우정을 밧줄 삼아 산을 등반한다. 그리고 정상에서 먹는 빵 한쪽과 물 한 모금, 그리고 담배 한 개비를 통해 행복을 느낀다. 그들의 아이거 북벽 등반은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지만, 누구도 올라가보지 못한 정상을 먼저 가고 싶은 두 주인공의 순수한 마음이 엿보이면서, 산악영화의 재미를 한 껏 올린다.실화를 바탕으로 한 <노스페이스>는 <얼라이브> <버티칼 리미트> 등 할리우드 산악영화와는 다른 실감나는 장면들이 즐비한다. 영화의 첫 장면은 죽은 토니의 등반 일지를 한 페이지씩 넘기는 것으로 시작한다. 우리는 그가 등반한 루트를 따라 천천히 그들의 움직임을 응시한다. 영화는 현란한 카메라 워킹 대신 핸드헬드로 주인공들의 감정을 담고, CG 없이 그들의 등반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이를 위해 영화는 실제 약 64명의 목숨을 앗아간 아이거 북벽에서 촬영을 하며 현실감을 더했다.영화는 산을 오르며 난관에 봉착해 생과 사를 넘나드는 등반가들의 이야기만을 다루지는 않는다. 국가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자국의 국민들을 내세워 자존심 싸움을 하는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신경전, 목숨을 걸고 산을 오르는 그들의 등반을 하나의 오락거리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여준다. 특히 겉으로는 두 사람을 위하며 등반 성공을 염원하지만 등반을 멈추는 모습을 본 뒤 바로 떠나려 하는 선배 기자의 이기적인 두 얼굴은 그 당시 독일의 어두운 이면을 생각하게 한다.<노스페이스>는 사실적인 등반 장면과 그들의 도전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던 상황을 적절히 배합해 자연스럽게 풀어간다. 하지만 등반을 포기하고 내려오는 도중 고난과 역경을 겪는 그들의 여정은 다소 지루하다. 감독은 하나 둘씩 죽어가는 인물들로 슬픈 감정을 고조시키지만, 뻔히 예상되는 그들의 죽음을 너무 오래 끈다. 이로 인해 계속해서 그들의 생명을 연장시켜 삶의 소중함을 보여주려는 영화의 의도와는 달리, 관객의 입장에서는 긴 러닝타임에 지쳐 그들의 죽음만 기다리게 된다. 결국 <노스페이스>는 할리우드 산악영화와 영상적인 차별화는 성공하지만 생과 사를 넘나드는 인물들의 감정 표현에는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2010년 5월 31일 월요일 | 글_김한규 기자 (zzack08@movi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