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남이
woongnami, 2023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 그가 일본의 코미디언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덕분에 영화는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만일 영화를 보기 전에 그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그 영화에 대한 느낌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영화만 잘 뽑아낸다면 아무 영향도 받지 않으리라 생각한다면 그것은 분명 오산일 것이다. 음주운전을 한 배우가 등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작품의 전체적인 이미지가 달라지고 전반적인 느낌이 바뀌는데, 당연히 영화를 총지휘하는 감독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모르는 것에 차이가 존재하지 않을 순 없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웅남이는 매우 유치한 코미디 영화다. 웃음 포인트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 무조건 재미없다고 말하긴 힘들겠지만, 이 영화가 20세기에 만들어진 영화였어도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긴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심형래 감독이 디워를 만들기 훨씬 전! 그러니까 그가 출연한 영구와 땡칠이나 우뢰매 같은 영화와 비교해본다면 그 이상의 평가는 받을 수도 있겠으나 이 역시 공정한 게임은 아니다. 박성웅, 최민수를 비롯한 여러 좋은 배우들을 쓸 수 있는 환경은 그의 선배 격인 이경규 감독조차 배 아파할 일이기에 말이다.
물론 그런 부분까지 엮어서 이 영화를 비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배우와의 친분을 이용할 수 있다면 그 누구라도 이용하고 싶을 것이며, 본인 이름을 걸고 영화를 만들 기회가 찾아왔다면 최선의 환경에서 찍고 싶을 것이기에 말이다. 그리고 그 결과물에 대한 평가는 당연히 감독과 배우들이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고 더 나은 모습을 위해 다음을 준비하면 된다. 다만 이 정도의 이야기가 평범한 작가, 혹은 초짜 감독의 것이었다면 과연 영화로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배우들을 적절하게 캐스팅할 순 있었을까?
두 마리의 곰이 쑥과 마늘을 먹고 인간이 되어 살아가는 이야기는 다소 식상할 수 있지만 구성 자체는 코미디와 어울리기에 이후의 사건과 연결하는 것에 큰 무리는 없다. 나웅남(박성웅)의 놀라운 능력은 차후 사건 해결을 위한 중요 포인트이자 초반의 재미 요소로도 활용될 수 있지만, 수시로 드러내는 박성광의 개그 욕심이 오히려 무리수로 작용하며 이야기를 산만하게 만들고 있다. 가령 학생이 담배를 사려 계속 시도하는 장면이나 술자리 게임, 깡패 흉내와 욕설 배우기 장면은 적당한 선에서 커트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
또한 이 영화는 신기하게도 박성광의 느낌이 많이 나는 배우들(외모적인 유사성과는 무관한)이 등장하는데, 그것이 하나의 캐릭터에만 집중된 것이 아니라 꽤 많은 이들이 그의 페르소나처럼 느껴지고 있다. 예를 들어 파출소에 근무하는 파출소장(김기천)과 최경사(변진수), 이정학을 죽이려다 오히려 살해당한 장대식(김광식), 심지어 오일곤(윤제문) 형사가 발끈하는 장면에서도 개그맨 박성광의 모습이 보인다. 게다가 조말봉(이이경)과 성형사(서동원)의 계속되는 코믹행동을 통해서도 그런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수시로 개그를 치며 사건을 이어가면 그 끝엔 동일 인물로 의심해도 좋을 만큼 닮은 인간의 탈을 쓴 두 마리의 곰이 남게 되고, 그들을 통해 액션과 감동 모두를 잡고자 마지막을 준비한다. 폭탄이 터지는 상황과 이를 막기 위해 몸을 던지는 웅남이, 그리고 그를 가족의 품에 돌려보내기 위해 본인이 대신 죽음을 택하는 이정학의 모습까지! 결과적으로 이정학까지 살아남으며 해피엔딩으로 이야기는 끝나고 만다. 중반에 깔아놓은 25년에 대한 불안 요소 역시도 발정기로 풀어버리면서..
영화감독 박성광은 이 영화를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했을 것이고 그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전부 담아내고자 노력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작품의 성패 여부, 관객의 평가 모두 그가 떠안아야 할 책임이 있으며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만 할 것이다. 박찬욱 감독 역시도 첫술에 배부르진 않았으니 그 또한 기회가 오면 제대로 준비해서 더 나은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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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박성광의 첫 번째 영화가 궁금한 사람.
배우 박성웅의 팬이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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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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