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인간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에 대한 기대보다 이미 흘러간 과거를 더 아쉬워하며 살아간다. 당연하게도 그 과거를 현재의 시간으로 되돌릴 순 없으며 그 순간을 다시 반복할 수도 없다. 그저 만약에 그때 내가 그런 선택을 했었다면, 혹은 하지 않았다면 나의 현재는 어떻게 바뀌었을지에 대한 무한상상만이 가능할 뿐이다. 사랑했지만 이어지지 못한 과거의 연인과의 재회를 꿈꾸는 일도, 10년 전에 비트코인을 사서 부자가 되는 것을 꿈꾸는 것도 모두 불가능하기에 할 수 있는 상상들이다.

그래서 영화는 일어날 수 없는 현실의 이야기를 그려내며 사람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려 노력한다. 재벌집 막내아들의 꿈은 우리가 한번은 상상해볼 만한 흥미로운 기적과도 같은 이야기이며, 또한 이미 알고 있는 과거이기에 더더욱 그 안에 빠져들고자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영화 스위치는 또 다른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 정반대의 선택을 한 박강(권상우)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에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 선택이 반드시 옳다고 주장할 순 없을 것이다. 박강은 이미 현실에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을 꽤 많이 누린 상태이기에 또 다른 삶을 즐길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만약에 그가 현실에서 아무것도 누리지 못한 상태였다면, 거지에서 왕자로 신분이 상승한 것이라면 그 느낌은 전혀 달랐을 것이기에 말이다. 즉, 이 영화는 그가 이룬 모든 것들을 버리고 과거 중요한 지점에서 놓친 사랑을 선택하는 것으로 아름답게 치장하려 노력하고 있다. 물론 낭만보단 현실인 이들에겐 다소 이상한 선택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게다가 놀랍게도 박강의 선택은 그가 정말로 원하던 것이었다기보단, 크리스마스의 기적처럼 일어난 예측 못한 변화이기에 이를 그런 식으로 저울질할 수도 없을 것이다. 최선의 결과를 얻고자 했다면 부도 얻고 명예도 얻고 사랑도 얻는 것이겠으나 인생은 그렇게 만만치가 않다. 하나를 얻으면 반드시 하나를 잃게 된다는 공식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대부분은 그런 식으로 흘러간다. 박강의 변화로 인해 조윤(오정세)의 인생이 뒤집힌 것처럼, 박강의 선택 아닌 선택으로 인해 수현(이민정)의 인생마저 뒤바뀐 것처럼!

조윤과 박강의 신세가 뒤바뀌며 조윤은 마치 악역처럼 박강을 괴롭힐 수도 있었을 텐데 그는 오히려 박강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하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이 영화의 특성상 복수에 가까운 모습을 그려내는 것은 어울리지 않기에 그런 그림을 그렸다면 뭔가 이질감이 느껴졌을 수도 있을 것이다. 차라리 조윤의 캐릭터를 지금보다 훨씬 착하게 만들어 조윤은 박강과 달리 정말 좋은 사람임을 강조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비교되는 행실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방법도 존재하는 법이니까.

어쨌거나 수현을 선택한 박강의 삶은 이전처럼 호화스럽진 않지만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박강은 하나를 얻고 하나를 잃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삶을 통해 더 나은 만족을 얻었을지도 모른다. 다만 이 모든 것이 꿈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꿈에서 깬 뒤 찾아올 더 큰 아쉬움에 괴로워했다면 충분히 현실적인 그림이었겠으나 이는 영화이며 영화는 현실 그 이상의 선물을 제공한다. 그는 결국 현실(부)로 돌아와 과거(사랑)도 되찾으며, 새로운 미래(가족)마저 얻게 된 셈이다.

크리스마스 선물(혹은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는 제목이 더 잘 어울렸을 이 영화는 드라마적인 요소는 충분하기에 좀 더 코믹하게 그려냈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 권상우는 위기의 X 때보다 더 망가져도 나쁘지 않았을 것이고, 개봉 시기 또한 크리스마스 이전으로 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크리스마스의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는 영화를 크리스마스가 끝난 이후에 개봉하는 것은 정말 최악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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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특수에 어울리는 영화가 보고 싶다면..
코믹 가족 드라마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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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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