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잘된 거야
Tout s'est bien passe, EVERYTHING WENT FINE, 2021

최근 방영 중인 이준익 감독의 드라마 욘더는 죽음을 통한 삶의 가치에 대해 논하고 있다. 인생의 종말이라 할 수 있는 죽음의 개념을 이 드라마는 아직 그것이 끝이 아님을 말하며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되는 삶의 이야기를 그려내고자 한다. 안락사와 같은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현실적이지 못한 부분이라 생각될지도 모르겠으나,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있기에 그것은 충분히 중요한 논의의 대상이 될 것이다. 낙태에 관한 설전이 현실에서 뜨겁게 벌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프랑소와 오종의 작품임을 알고 기대하며 봤던 영화 다 잘된 거야는 오히려 감독에 대한 기대치에 도달하지 못해 아쉬웠던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아무래도 그의 초기작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봤을 때 덜 자극적인 요소들이 그렇게 느끼게끔 만든 것 같기도 한데, 무난한 흐름이 안정감을 채워주는 대신 그의 영화가 주던 특별함은 살짝 부족했던 것 같기도 하다. 아주 약간의 감정적 뒤틀림 포인트를 제외한다면 이 영화는 매우 차분하게 결말까지 안락사를 기다리는 느낌으로 조용히 흘러간다. 마치 논쟁은 불필요한 시간 낭비처럼 느껴지면서..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안락사를 준비하는 아버지 앙드레(앙드레 뒤솔리에)와 그의 딸 엠마뉘엘(소피 마르소)의 관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 중간에 삽입된 아버지와 어린 딸의 이야기는 그들 사이에 존재하는 갈등을 드러내지만, 그와는 무관한 딸의 희생과 부성애까진 아닐지라도 그를 생각하는 딸의 마음이 느껴지는 조금은 모순된 행동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의문을 자아낸다. 그런 의미에서 아마도 나 자신이 엠마뉘엘의 입장이었다면 그가 부리는 변덕을 결코 버티지 못했을 것이란 생각마저 강하게 든다.

어쩌면 앙드레의 성적 취향에 대한 부분도 그들 사이에 존재하는 중요한 갈등적 요인 중의 하나가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그 부정적 요소는 제라르(그레고리 가데부아)라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의 행동에서 비롯된 것들이 대부분인데, 이는 앙드레와의 관계를 알고 난 후엔 어느 정도 해소가 될 만한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그가 안락사 문제로 그들을 경찰에 신고한 것에 대해서는 좀 더 따져봐야 하겠지만, 적어도 그의 행동이 앙드레와 엠마뉘엘에게 도움이 되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본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제라르의 이야기를 아주 얕게 다루고 오직 앙드레의 고집과 엠마뉘엘의 이해에 초점을 맞추며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그것은 그의 또 다른 딸인 파스칼(제랄딘 팔리아스)과의 관계와도 다른 것이며, 심지어는 아내였던 클로드(샬롯 램플링)와의 문제와도 다른 것이다. 결국 이 모든 것들이 하나로 연결되어 지금의 상황을 만든 것은 분명하지만 앙드레가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 안에서 그들은 철저히 분리된 독립체들로 여겨진다. 앙드레가 자신의 죽음을 선택함에 있어서 과연 그들의 존재감이 크게 느껴졌을까?

사실 엠마뉘엘 또한 앙드레의 안락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못하고 있다. 이는 오직 앙드레의 독단에 의한 결과일 뿐이며 그의 선택에 그들은 그저 동조하고 협력할 뿐이다. 그의 마지막 선택에 반대를 하거나 언쟁을 벌이며 막아서는 일도 없고, 오히려 앙드레의 변덕에 잠시 짜증을 부리는 것이 전부다. 게다가 주변의 반대와 외부의 개입에도 그들은 앙드레의 선택을 존중하며 끝까지 그가 원하는 바를 이루게 하고자 한다. 그 과정이 전부 이해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마저도 인생의 중요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안락사는 자신의 죽음을 직접 스스로 선택하는 매우 놀라운 행위이다. 자살과는 전혀 다른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면 좋았겠으나, 이 영화는 조금은 다른 기분을 느끼게 만드는 영화였다고 생각된다. 결코 멈출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을 끊어내는 그 결단의 순간은 우리가 좋아했던 소피 마르소의 마지막 모습과 함께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이야기를 끝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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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를 소재로 한 영화에 관심이 있다면..
소피마르소를 좋아하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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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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