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미트
Limit , 2022

영화를 만드는 목적은 분명 다양할 것이고 그 이유 또한 반드시 존재할 것이다. 오로지 관객들에게 재미만을 주고자 만들어지는 영화도 있을 것이며 어떤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의도적으로 만들어지는 정치적인 영화도 있을 것이다.
간혹 대다수가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내용으로 인해 영화 자체가 비난과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더러 있긴 하겠지만, 그 역시도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하에 만들어질 수는 있을 것이다. 설령 파졸리니의 유령이 다시 등장해 살로 소돔의 120일과 같은 작품을 재현한다 할지라도..

리미트가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은 지극히 저차원적이고 단순하며 직설적이다. 이 영화는 유괴사건을 통해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다시 한번 그 의미를 강조하고자 실종된 아이들의 사진까지 띄우며 재차 그것의 의미를 각인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물론 이 영화의 내용이 오직 그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아니기에 단순하다고 표현하는 것은 다소 무례한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유괴보다 더 중요한 이야기는 부모들의 이기적인 욕심과 그릇된 행동에서 비롯되고 있으니까!

이 영화가 담고 있는 유괴의 기본적인 목적에서 시작된 사회적인 문제는 다시 아이들의 몸을 팔아넘기는 악행으로 이어지며 개인적인 이야기로 넘어가고 있다. 즉, 딸을 유괴당한 아이의 부모를 보며 공감은 하되 자신의 문제라 깨닫지 못하던 순간까지의 이야기와 새로운 납치사건 이후 자신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자 뛰어다니는 어머니의 이야기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전자는 그나마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괴 스토리였다면 후자는 범인을 잡지 못하는 이상 결코 해결할 수 없는 장기매매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존재했던 유괴사건의 실패 사례는 어쩌면 이 영화가 소은(이정현)을 향한 복수극은 아니었을까 의심하게 만드는 장면이었지만, 이야기는 그것과 전혀 무관하게 흘러간다. 그럼에도 계속 이상하게 느껴졌던 부분은 아이를 납치당한 부모인 연주 역을 맡은 진서연의 비중이 생각보다 적었다는 것이고, 이는 곧 그녀에게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음을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단서이기도 했다. 물론 그녀 뒤에 유괴사건의 피해자가 숨어있었다면 복수극이 완성되었을지도 모르겠으나 복수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아이들의 장기였다.

연주의 딸 아진이 과거에 불법적으로 장기를 이식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연주의 쓰임새는 다하게 되었고, 이제 남은 것은 진정한 빌런인 혜진(문정희)과의 대립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 재미를 더하고자 준용(박명훈)과 명선(박경혜)을 이용해 특색있게 꾸몄지만, 과연 그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인지는 살짝 의문이 들기도 한다. 개성적인 캐릭터의 활용 측면에서 보자면 그 둘은 분명 눈에 띄는 사이코들이지만 소은과 혜진의 대결을 좀 더 극적으로 살리고자 했다면 아예 둘만의 대결에 집중하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었을 것 같다.

이를 위해 혜진의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한 기초작업이 좀 더 필요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오직 돈과 장기를 위해 아이를 납치한 악당 혜진과 아이를 구하기 위해 혈혈단신 적진으로 뛰어든 소은의 대결에만 힘을 주려 노력한다. 그 결과 그들의 마지막 전투는 단조롭고 밋밋하게 그려질 수밖엔 없었으며 나머지 캐릭터들의 존재 이유마저 무색해지고 만다. 특히 그들의 뒤만 쫓는 형사들의 모습은 상당히 민망하게 느껴지며 역시나 쓸모없는 존재감만 드러낼 뿐이다. 무능한 경찰들과 그들을 넘어서는 유능한 개인의 이야기.

범죄도시 2와 비교할 때 액션의 차이는 차치하더라도 결말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쌓이는 감정의 마일리지는 이 영화가 더 컸어야만 했다고 본다. 자식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감정을 관객들이 진지하게 느낄 수 있었다면! 그럼에도 그런 부분들이 부족하게 느껴졌던 것은 그저 러닝타임의 부족함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부족한 것은 결국 부족함이 느껴지는 캐릭터 설정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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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괴, 장기매매를 소재로 한 영화가 보고 싶은 사람.
개성 강한 배우들의 연기가 보고 싶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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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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