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세계
UNDER THE OPEN SKY,2020

내 사적인 공간에 낯선 사람을 들이는 것은 생각보다 불쾌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만일 그것이 날 더욱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면, 내가 싫어하는 유형에 가까운 인물이 나의 바운더리 안에 들어온다면 나는 과연 그 상황을 차분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배우 정우성의 난민 발언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았던 이유는 단지 정치적 성향에 대한 반발 때문이 아닌, 난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에서 오는 두려움, 그리고 언론을 통해 만들어진 공포 이미지는 우릴 그것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영화의 결말과는 전혀 상반된 느낌의 제목을 갖고 있는 영화, 니시카와 미와의 멋진 세계는 결코 멋질 것 하나 없는 우리 현실의 이야기를 조금은 특수한 캐릭터를 활용해 그려내고 있다. 물론 그것이 특수한 이유는 우리가 흔히 마주할 수 없는 캐릭터이기에 그렇다고 볼 수도 있지만, 사실 알고 보면 우리 주변에 아주 가까이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캐릭터들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곳에도 사고를 치고 감옥에 갔다 온 사람은 많이 있으며, 단지 그 사실을 우리가 모르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대부분은 이 영화의 주인공 미카미(야쿠쇼 코지)와 같은 사람을 이웃으로 둔 경험이 없을 것이며, 특히 그들과 함께 잘 어우러지기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마음조차 없을지도 모른다. 혹시라도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된다면 일부러 피하게 되는 상황이 더 많이 발생할 것이고, 애초에 가까이하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는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의 출소 이후 그 주변에서 벌어진 소란을 통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이 영화가 꿈꾸는 멋진 세계, 이상적인 세계에 대해서는 모두가 동일하게 받아들이지는 못할 것이다. 살인을 저지르고 출소한 전직 야쿠자 미카미의 불같은 성질은 설령 그것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이의 행동이라 할지라도 사회에 쉽게 융화되기엔 쉽지 않은 모습을 지니고 있다. 말로 해결되지 않는 상황은 항상 주먹으로 끝이 났으며 물론 그것이 폭력을 위한 행위가 아닌 정의로움에 의한,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그의 우직한 성격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오히려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미카미 주변에 존재하는 캐릭터들이야말로 상당히 현실적이고 이성적이다. 미카미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카메라에 담는 츠노다(나카노 타이가)와 이를 이용하려는 요시자와(나가사와 마사미)를 비롯해 다른 주변 인물들까지! 심지어 장애인을 괴롭히는 그 못된 청년들의 행동을 지켜보기만 하던 후반부의 미카미마저도 충분히 이성적인 모습을 보였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 순간만큼은 그가 참아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으며 이는 바로 그의 죽음과 곧바로 연결된 것이기에 더더욱 참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된다.

어쨌거나 그의 삶은 거기서 멈추게 되었고 남겨진 이들은 그를 위해 눈물을 흘려주었으니 이 또한 충분히 멋진 삶이었다고 생각될지도 모르겠으나, 다시 돌이켜보면 그의 인생은 매우 비참했고 한심스러웠으며 가엾기까지 했다. 본인이 꿈꾸던 평범한 보통의 삶, 그 속에 드디어 발을 들인 순간 그의 인생은 멈추고 만 것이다. 부모에게 버림받았던 그 비극이 시작되던 순간부터 출소하기 직전까지의 이야기보다 더 값졌던 짧은 나날들. 결국 우리가 꿈꾸는 멋진 인생은 그런 순간들의 연속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인간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무인도에 갇힌 인간조차 부모에 의해 만들어진 생명체이며, 히키코모리의 삶 역시도 타인이 없었으면 가능하지 않았을 현상이다. 그 세상 속에서 마치 혼자가 된 것처럼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면, 내가 세상에 필요하지 않은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면 그보다 비참한 것은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미카미의 삶은 우리 모두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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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
일본영화 특유의 감성을 좋아한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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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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