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다운 213주
Songbird,2020

어떤 영화는 현실을 반영하려 노력하고, 또 어떤 영화는 현실 그 이상의 것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영화가 반드시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아내야만 하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평범한 현실의 이야기를 복제한다 할지라도 그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통해 감동을 전하고 다수의 관심을 끌 수 있다면 이 역시 성공적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관객들은 영화를 현실의 도피처로 생각한다. 그들은 영화를 통해 현실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간접 체험하길 원한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영화화해서 그려낸 것으로 보이는 락다운 213주는 아마도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직전에 만들어졌다면 미래를 예상한 놀라운 작품으로 손꼽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이 영화는 우리 모두가 코시국을 경험한 이후에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는 곧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한 번 경험했던 상황을 유사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반면, 그렇기에 그 안에 담긴 메시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잘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라면 재미를 주긴 어려우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는 보통의 좀비 영화보다도 못한 재난영화로, 오히려 재난영화라는 가면을 쓴 로맨스 영화쯤으로 생각하고 봐도 좋을 평범한 영화다. 코로나바이러스(COVID-19)와 유사한 이름을 지닌 COVID-23은 우리가 경험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질병일지는 몰라도 그것이 그려낸 공포의 형태는 그렇게 크게 와닿지 않는다. 그저 영화 초반에 보여준 28일 후와 유사한 도시 풍경만이 이 영화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줄 뿐, 그 안엔 그 이상의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바이러스의 공포 속에서 택배기사 니코(K.J. 아파)는 신에게 선택받은 인간으로 등장해 거리를 활보하며 자유롭게 활동한다. 사실 면역자와 백신의 관계에 대해 자세히는 알지 못하지만 그를 백신을 위한 실험 도구로 활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그것이 이 영화에서 다루고자 하는 내용은 아니기에 생략되었을 수도 있지만, 바이러스의 공포를 제대로 전하기 위해선 면역자에 대한 설정이 좀 더 다른 방식으로 다뤄졌어야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사실 니코라는 캐릭터를 면역자로 설정한 이유는 그가 새라(소피아 카슨)라는 여성을 도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는 곧 새라에게 닥칠 위기를 니코가 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인데, 이는 유치한 사랑 이야기를 끝까지 그려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설정까진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니코 또한 집에 갇혀 살다가 위기에 처한 새라를 구하기 위해 탈출을 시도, 파이퍼 여사(데미 무어)의 집에 들어가 팔찌를 훔치는 방식을 취했어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어차피 주인공은 바이러스에 노출되어도 죽지 않을 테니까!

그렇게 이 영화는 새라를 병에 걸리지 않게 만드는 실수를 저질렀고, 마지막 순간 니코가 등장해 그녀의 팔에 면역 팔찌까지 채우는 유치한 장면마저 연출하고 말았다. 마치 스치기만 해도 치명상을 입을 것처럼 광고했던 바이러스가 주요 인물들에겐 전혀 통하지 않았고, 심지어 면역력도 없는 발정난 영감은 밤늦게 여성과 만나 접촉해도 무사했다. 결국 이 어설픈 설정이 초반에 잡아놓은 공포 분위기를 전부 망가뜨렸으며, 그저 인간이 가장 무서운 존재임을 알리며 시시하게 끝내버리고 만 것이다.

그럼에도 마음에 들었던 부분을 찾아보라면 그런 상황 속에서도 성적 쾌락을 놓지 못한 윌리엄(브래드리 휘트포드)의 무모한 행동과 그의 정신을 쏙 뺀 메이(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의 몸매, 그리고 여전히 악역이 잘 어울리는 피터 스토메어의 연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 외의 것들은 딱히 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시시하고 지루했다.
 |
|
 |
재난영화 좋아하는 사람.
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를 좋아한다면.. |
|
|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