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Memory,2022

무엇을 기억해야 할 것인가, 그리고 무엇을 기억하지 못하게 할 것인가의 문제는 기억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 가장 심도 있게 다뤄야 할 부분이다. 단지 기억을 잃어버린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다고 광고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며 주인공에게 기억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힌트를 끊임없이 제공하며 결국에는 그것을 떠올리게 만드는 과정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이다. 단순히 생각만 하다가 갑자기 떠올랐다며 좋아한다면 그것은 이 영화를 선택한 관객들을 우롱하는 처사이며 최악의 선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메모리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는 리암 니슨 주연의 이 영화는 그 부분이 상당히 아쉬웠다고 생각한다. 테이큰 시리즈로 이미지를 굳힌 그를 악인으로 등장시켰다가 다시 악에 맞서는 인물로 그려낸 것까지는 충분히 그럴듯하게 봐줄 수도 있는 부분이겠지만, 그에게 알츠하이머와 같은 병을 제공한 것은 그렇게 큰 장점을 주지 못하고 있다. 설령 그 부분을 강조하고 싶었다면 좀 더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갔어야함에도 아주 단순하게, 순간순간의 전개과정을 위해 사용했을 뿐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메멘토처럼 관객들과의 심리게임을 할 필요가 전혀 없고 주요 단서들을 억지로 숨겨야 할 필요도 없다. 그저 악당을 제거하기 위해 순서대로 물리쳐나가는 과정을 따라가기만 하면 그만이다. 심지어 그를 위협하는 위험요소들이 갑자기 등장한다할지라도 결국에는 완벽하게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고 의지하면 그만이다. 액션 스릴러라는 장르의 틀 안에서 큰 변화 없이 오직 제목만으로 기억과 관련된 무언가가 있음을 암시할 뿐, 메모리는 실제로 그렇게 의미가 있는 단어로 활용되지는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다만 볼거리는 충분히 있었으니 메멘토의 주인공이었던 가이 피어스가 FBI 요원으로 등장하고,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그녀 모니카 벨루치가 악당으로 이 영화에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세월의 변화가 느껴지는 그들의 모습에 큰 만족을 얻는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 것이며, 결국에는 리암 니슨이 보여주는 액션의 재미! 그것이 이 영화를 보다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싶다. 킬러이면서도 어린 소녀를 죽이라는 명령에 반발하는 멋진 남자.

물론 이외에도 괜찮게 그려진 부분은 존재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캐릭터들을 제거함에 있어서 결코 주저함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어린 소녀를 죽일 때에도, 그녀를 죽이라고 명령한 악당을 죽일 때에도.. 심지어는 이 영화의 주인공인 알렉스(리암 니슨)를 죽게 만들 때에도 거침이 없다. 대개의 영화가 주인공의 손으로 복수를 완성하게 만드는 것에 비해 이 작품은 그 턴을 또 다른 복수를 꿈꾸는 빈센트(가이 피어스)에게로 넘긴다. 게다가 마지막 킬은 멕시코로 넘어간 동료 휴고 마르케즈(해롤드 토레스)에 의해 이뤄진다.

그럼에도 결국 이 영화는 제목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며 액션 스릴러 그 이상의 재미는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선택적 치매는 이 영화가 지닌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라 생각되며 알렉스가 증거품을 어디에 숨겼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증거품 자체에 대한 기억을 완전히 삭제하는 것보다 더 형편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몸에 직접 쓴 낙서를 보면서도 그것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보다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며, 마지막 순간 BERY라는 단어가 떠올라 빈센트에게 알려준 뒤 죽는 장면은 물음표 그 자체였다.

아마 액션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특히 복수심이 담긴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이 영화 또한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더군다나 뻔한 흐름 속에서도 예측하기 어려운 돌발 상황이 자주 발생하기에 어느 정도는 긴장감을 유지한 채 영화를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물론 제목에 속아 함부로 단정하고 이 영화를 선택한다면 아쉬움이 들 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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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스릴러 장르의 영화를 좋아한다면..
리암니슨의 액션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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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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