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타니안
The Mauritanian,2020

만일 사람들을 무참히 죽이고 종신형(또는 사형)을 선고받은 10명의 테러리스트들 중 무고한 1인이 존재한다면.. 헌데 그 1인이 누구인지 도저히 알아낼 수 없는 상황 속에서 10명 모두 억울하다고 말하고 있다면.. 그들에게 내려진 종신형(또는 사형)은 중단되어야 마땅한가! 아니면 대의를 위해 그 1명에게 희생을 강요해야 옳은 것인가!

아마도 인권문제를 논하며 반대하는 몇몇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눈을 감고 모른 척 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 1명도 똑같은 범죄자라고 믿어버릴지도 모른다. 특히 피해자가 확실한 범죄에 대한 심판에는 북수, 증오와 같은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있기에 그런 결말이 나올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 하지만 그 1인이 나 또는 내 가족이 된다면 생각은 달라질 것이다. 내가 그 1인이 되었을 때 느낄 불안과 공포는 가볍게 상상하고 넘길만한 문제가 아니다. 자유를 빼앗기고 억압당한 채로 남은 생을 살아야만 한다면 그보다 억울한 일은 없을 테니까.

관타나모 수용소의 존재에 대해 처음 알게 해준 영화 모리타니안은 9.11 테러에 대한 이슬람을 향한 분노가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있는 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는 법의 심판에 대한 의심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되며 인간이 인간을 벌하는 것이 진정 법의 테두리 안에서 올바르게 행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몇몇 나라에서나 일어날법한 일들이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충격을 주고 있으며, 그렇기에 현실은 더 끔찍한 비밀을 간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마저 들게 만들고 있다.

테러리스트로 잡혀온 슬라히(타하르 라힘)는 정식 재판은커녕 그 어떤 법적 도움도 받지 못한 채로 긴 시간동안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된 채로 생활한다. 그리고 나중에 밝혀지는 사실이지만 그는 아주 끔찍한 고문을 당하기도 했으며 인간답지 않은 대우를 받으며 그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이런 시간들이 가져올만한 결과는 또 다른 복수와 증오여야 마땅할 것이고 혹은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질 법도 한데 슬라히는 오직 자신의 신념을 통해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자 했으며 결국 그는 구원받는데 성공한다.

슬라히를 중심에 두고 양측에 선 두 인물 낸시(조디 포스터)와 카우치(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우리가 쉽게 예상할만한 법정다툼의 그림을 그리지 않고 각자의 방식으로 정의를 구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정해진 법에 따라 슬라히를 돕고나 처벌하려 한다. 이를 위해 증거를 찾고자 하지만 감춰진 진실들, 혹은 존재하지 않는 것들로 인해 그들은 모두 난항에 빠진다. 그럼에도 그들은 포기하거나 방향을 선회하지 않고 오직 정도를 향해 걸어간다. 그렇기에 그들은 이기기 위한 재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정의를 위한, 진실을 가려내는 재판을 하려고 한다.

그래서 가장 놀라웠던 캐릭터가 바로 카우치였다고 생각된다. 그는 9.11 테러에 대한 증오심이 어느 정도 남아있는 상태에서 슬라히에게 사형을 구형하고자 재판에 나섰으며, 이는 한쪽으로 치우친 모습을 보일만한 이유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정의를 위해 싸우며 자신이 패할지라도 진실을 밝히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믿고 그렇게 행동한다. 그 결과 그는 낸시와 법정다툼을 해보지도 못한 채로 재판에서 쫓겨난다. 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검사의 이미지와는 많이 다르며, 어쩌면 그 모습이 진정 우리가 생각하는 검사의 이미지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대부분 마지막에 실제 인물을 보여주고 그에 대한 간략한 소식을 전한다. 모리타니안 역시도 실제 인물의 기록을 통해 그가 겪었을 아픔과 슬픔, 그리고 자유를 찾은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우린 사실 자유의 소중함을 잘 모른 채로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가끔 이런 영화들이 그것의 소중함을 깨닫게 만든다. 물론 그렇다고 그것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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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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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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