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
STONE SKIPPING,2018

아동 성범죄를 다룬 이야기는 언제나 그렇듯 분위기는 어둡고 그 내용은 몹시 불편할 수밖엔 없다. 사건의 전모를 직접적으로 까발리며 모든 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기도 쉽지 않을 것이며 혹여나 이를 연기한 아역 배우들에게 어떤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차라리 영화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면 좋겠지만, 알다시피 현실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추악하고 끔찍하다.

배우 김대명을 주연으로 내세운 이 영화에 대한 기대치는 아무래도 낮을 수밖엔 없을 것이다. 물론 그것은 그의 연기력에 대한 기대치라기보다는 그의 이름값이 가져다주는 티켓파워와 관련된 문제가 크다고 생각하는데.. 이 말을 먼저 꺼내는 이유는 그럼에도 이 영화가 김대명의 영화일 수밖엔 없었던, 그가 아니면 소화하기 힘들었을지도 모를 석구역을 그가 아주 잘 소화해줬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능이 떨어지는 어른의 모습은 마치 김대명 그 자신의 모습처럼 보이며 그렇기에 우린 이 영화 속 석구의 이야기를 아주 자연스럽게 바라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석구는 어느 순간 이야기의 바깥으로 내쳐지며 우리가 상상하는 멋진 주인공으로의 역할을 이행하지 못하게 된다. 이는 함께 연기한 소녀, 은지(전채은) 역시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자 사건의 중심인물이며 어쩌면 이 영화의 전부라 할 수도 있는 캐릭터들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일어나지도 않은 사건, 혹은 오해로 왜곡된 사건을 통해 이방인으로 전락하게 되며 그들을 대신해 노신부(김의성)와 김선생(송윤아)이 이야기를 주도해나간다. 그날 벌어진 그들은 결코 알지 못하는 사건에 대해서 그들 스스로가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면서..

재판 장면 역시도 마찬가지다. 석구는 분명 그 안에 존재하지만 그 사건의 전말을 알고 있는 오직 한 사람만은 소외당한 채 주변인들끼리 사건을 정리한다. 이는 곧 김선생이 목격한 하나의 단편적인 장면에 의해 생산된 거짓결과물이며 그 결과는 더욱 끔찍한 결과로 이어지고야 만다. 석구가 노신부에 의해 나는 장애인입니다 라고 말하는 장면 역시도 그를 위한 선택이면서 동시에 그를 바닥으로 끌어내린 선택이 되고야 만다. 만일 그가 처음부터 석구를 믿었더라면 그 또한 계속해서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무죄로 풀려난 석구는 유죄보다 더 무거운 형벌을 받게 된다. 그는 친구를 잃고 직장을 잃게 되며 자신의 삶 자체를 모조리 빼앗기게 된다. 게다가 타인의 시선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그 시선들은 계속해서 커져만 간다. 물론 이야기가 거의 끝나갈 무렵 드디어 은지가 제자리로 돌아오지만 그녀는 여전히 그날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녀 역시도 석구는 아닐 것이라 말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는 형편은 되지 못한다. 다만 한 사람이 뭔가 이상한 사실을 눈치 채는데, 김선생의 눈에 들어온 검은 개의 문신은 모든 문제를 풀어줄 중요한 열쇠임에도 그녀는 끝내 입을 다물고 만다.

아마도 이 영화에 오락성을 가미하고자 했다면 석구와 은지 사이에서 벌어진 그 날의 일을 좀 더 감추는 게 나았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 이전엔 석구에 대한 의심을 심어주는 몇 개의 장면들이 조금은 필요할 것이며, 이는 곧 관객들의 마음속에도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저들이 믿고 있는 것처럼 정말로 석구가 몹쓸 짓을 한 것은 아닐까 하면서.

물론 이 영화는 석구의 억울함을 관객들이 그대로 느끼게 만들며 그 부조리함에 대해 말하고 있기에 그런 요소들은 중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결말까지 모호하게 닫아버린 탓에 찝찝함만 남겨주고 있어서 아쉬움이 남을 수는 있겠지만, 석구에 대한 오해를 완벽하게 풀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그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아님 말고 식으로 가볍게 던진 돌멩이는 이미 누군가에겐 씻지 못할 상처를 안기고 말았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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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대명의 연기력이 궁금하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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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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