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별 뒤에 알게 되는 것들
The Rest of Us,2019

동화작가로 일하며 딸 애스터를 혼자 키우는 캐미는 외도로 갈라섰던 전남편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알게 된다. 딸과 함께 전남편의 집을 찾은 캐미는 전남편의 새로운 부인인 레이첼을 만난다. 죽은 남자의 첫 번째 부인과 두 번째 부인이라는 사이로 만난 둘은 오늘 이후로 다시는 얽히지 않을 것 같지만, 죽기 전 재정상태가 파산 직전이었던 남자 때문에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캐미는 전남편의 악화된 재정상태 때문에 레이첼과 그의 딸 탈룰라가 집을 잃고 거리에 나앉을 처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비록 애스터의 맹렬한 반대가 있었지만, 두 사람을 모르는 척 할 수 없었던 캐미는 레이첼과 탈룰라를 자기 집에서 지내게 한다. 시작부터 아슬아슬한 동거는 그렇게 시작된다.

캐미가 레이첼에게 스스럼없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동화작가로서 자립했고, 기존에 레이첼과 탈룰라가 살던 집보다 훨씬 좋은 집에서 지내고 있기 때문이었다. 캐미는 그동안 다른 영화, 드라마, 소설에서 그려냈던 이혼녀와는 사뭇 다른 인물이다. 자신의 가정을 파토 낸 레이첼을 원망하는 마음도 물론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캐미는 전남편의 장례식 이후 직접 만든 음식을 가지고 레이첼을 찾아갔다. 그리고 곤란한 상황에 처한 그에게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도움을 준다.

레이첼 또한 죽은 남편의 전부인이 자신에게 악감정만을 품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눈치 챈다. 그건 아마도 남편 없이 혼자서 딸을 키우는 비슷한 처지라는 점에서 오는 동질감이 아닐까. 레이첼의 딸 탈룰라 또한 아직 어린 나이기 때문에, 아버지를 잃은 슬픔은 있지만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하게 되었다는 사실 자체에 기뻐한다. 역시 아이에게는 여럿이 함께 모여서 사는 것이 좋은 것이다.

하지만 캐미의 딸 애스터는 어머니의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평소에 레이첼을 향한 미움과 원망이 없었던 것도 아니면서, 왜 아버지가 죽은 뒤에 이해하기 힘든 선행을 베풀까? 하지만 그 이유는 당사자인 캐미조차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 더욱이 애스터는 시간이 흐를수록, 어머니보다 자신에게서 아버지를 빼앗아 간 당사자인 레이첼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애스터는 어머니를 배신하는 기분에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캐미와 레이첼의 관계도 그렇지만, 각각 전처와 현처의 딸인 애스터와 탈룰라의 관계도 흥미롭다. 각자 다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두 딸은 서로를 충분히 미워할 수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을 공유하고 있기에 어머니들보다 더 수월하게 서로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우리가 이별 후에 알게 되는 것들> 이라는 긴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한 사람을 떠나보낸 후 남은 사람들이 삶에서 무엇을 깨닫게 되는지 그려내는 작품이다. 불륜이라는 다소 파격적인 소재로 시작하지만 전처와 현처의 싸움 같은 자극적인 내용은 아니다. 오히려 절대로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았던 서로에게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틀에 박힌 선입견을 깨뜨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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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
동병상련의 정서를 유머와 담백한 필치로 그려낸 연출이 궁금하신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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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MJ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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