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파이터
2019

리얼이라는 단어가 사용된 영상물이라고해서 반드시 작가의 의도가 제거된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어쩌다가 우연히 찍힌 뜻밖의 장면이 카메라에 담길 순 있을지언정 작가의 생각 없이 만들어진 영상물이란 애초에 존재할 수가 없다.
이는 곧 리얼이 지닌 가정의 개념, 진짜(실제의, 현실적인)와 유사한 혹은 살아있는 날것과 같음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나을 것이며, 페이크 다큐 혹은 모큐멘터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영상물들 역시도 일종의 리얼함을 가장한 허구적 이야기에 불과할 뿐이다. 그래서 리얼이라는 단어는 오히려 자신의 거짓을 감추기 위한 허례허식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마치 이 영화 리얼파이터가 리얼함과는 결코 어울리지 못하는 것처럼..

대부분의 액션 영화는 싸움 잘하는 주인공이 등장해 멋진 모습을 보여주며 희망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다 악당을 만나 위기를 겪고 마지막에 승리를 거두는 방식으로 완성된다. 이 완벽한 흐름에서 벗어나는 순간 그 이야기는 모 아니면 도(매우 놀랍거나 무모하고 어리석은 시도) 정도로 끝나버리고 만다. 그래서 누구나 쉬운 길을 택하는 것이고 이는 곧 관객들의 성향을 충분히 이해한 최선의 결정이라 할 수 있다. 우린 이미 그런 것들을 보편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니까!

ufc에 데뷔하기로 한 태성(황동희)에게 위기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오고, 어쩌면 슬램덩크라는 만화로 그 이름이 더 유명한 양호열(권해성)이 악당으로 등장하며 그의 앞을 막아선다. 단지 술을 마시다가 시비가 붙는 상황처럼 보이는 이 상황은 오히려 누군가 만들어놓은 작전에 놀아난 것으로 밝혀지고 이는 곧 태성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가 다시 재기하기 위한 발판이자 복수를 완성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이 영화 역시도 호열만을 악당으로 두지 않고 악당 뒤에 흑막을 두며 악당 또한 꼭두각시놀음을 당한 인물로 그려내고 있다. 블러드 스트리트라는 불법 도박 사이트의 운영자 민훈(오성태)은 이러한 밑그림을 그린 작자로 호열을 움직여 태성을 망가트리고 그를 자신에게 찾아오도록 만든다. 물론 태성은 그의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고 직접 스트리트 판으로 뛰어들며 자신의 주먹으로 모두를 제압하고 마지막 복수의 대상 호열과 한판 붙으려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민훈을 움직이는 것은 짱구파 보스(이형직)의 돈이고 그는 그 돈을 이용해 한몫 챙기려다 실패하고 만다. 결국 이 먹이사슬의 최상위엔 자본을 가진 놈(어쩌면 그 위에는 권력의 힘이 자리할지도)이 앉아있고 머리를 쓰는 놈은 그 밑에서 주먹을 쓰는 놈들을 장기판의 말처럼 사용한다. 안타깝게도 파이터들은 대부분의 평범한 인간들처럼 그렇게 쓰이다가 버려지는 하위계급에 자리할 뿐이다.

리얼파이터는 어쩌면 실제로 존재할지도 모르는 세상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단지 먹이사실이 존재한다는 뻔하디 뻔한 규칙의 이야기가 아니라 불법도박과 승부조작이 판을 치는 그 세계의 이야기. 그래서 날것의 느낌이 많이 나는지도 모르겠으나 이 영화에서 가장 리얼했던 요소를 떠올려보면 결국 호열과 태성의 사부로 등장한 제이를 연기한 오상훈씨가 아니었을까 싶다. 뭔가 어설프면서도 액션만큼은 진짜 느낌이 강하게 났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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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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