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교: 디텐션
Detention,2019

지옥이 된 학교. 악몽이 시작된다
개인적으로 공포 영화의 미덕 중 하나는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의 부조리함이나 문제 등을 고발하는 역할을 하는데 공포영화 만큼 최적화된 장르는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최근 개봉한 대만 영화 반교 : 디텐션은 이러한 공포영화의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훌륭하게 해내고 있습니다.
반교 : 디텐션은 동명의 인기 대만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게임만큼이나 영화 또한 호평을 받았는데요 대만을 대표하는 금마장시상식에서 5관왕, 타이베이 영화제에서 6관왕에 오르며 대만 최고 화제작으로 등극했습니다. 국내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소개되었으며 원작팬들에 대한 열렬한 지지 속에 국내에서도 정식 개봉을 하게 되었는데요, 줄거리부터 살펴본 뒤 영화에 대한 간단한 리뷰를 해보겠습니다.

비가 내리던 어두운 밤, 모두가 갑자기 자취를 감춰버린 학교에 남겨진 팡루이신과 웨이중팅. 두 사람은 사라진 사람들을 찾아 학교를 벗어나려 하지만 환영과 귀신들이 그들을 괴롭히고 잊고 있었던 끔찍한 비밀들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들이 모르고 있던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영화는 공포라는 장르를 차용하고 있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공포영화와는 그 결이 매우 다릅니다. 그 어떤 공포영화보다 더 무서웠던 현실을 그려내고 있는데요 이런 이유로 우리가 공포영화라는 장르를 생각했을 때 연상되는 것들과는 다른 모습으로 전개됩니다.

극 중 등장하는 괴물이나 망태를 뒤집어 쓴 형상들, 그리고 주인공의 혼란스러운 모습 등 공포영화에서 볼 수 있던 여러 장치를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크게 악몽 - 밀고자 - 살아남은 자 이렇게 3부작으로 구분됩니다. 악몽에서는 아무도 없는 학교 안에 갇힌 팡루이신과 웨이중팅의 모습을, 밀고자 에서는 학교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자는 이야기의 결말이 그려지는데요 이야기의 시간 순서가 뒤죽박죽 나오기 때문에 후반으로 갈 수록 꼬여있는 이야기가 하나로 맞춰지는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악몽에서 여러가지 떡밥과 함께 크리쳐 등이 등장하기 때문에 공포영화 특유의 연출을 느낄 수 있으며 밀고자의 경우 사건이 어떻게 된 것인지에 대한 단서가 주로 그려지는데요 후반으로 갈 수록 처연하게 흘러가기 때문에 다 보고난 뒤에는 착잡한 심정이 앞섰던 작품입니다.
사일런트 힐의 마지막 장면같이 여운이 남는 것도 있지만 사일런트 힐과 달리 실제 있었던 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 그런지 더 크게 와닿았던 것 같네요.

반교 : 디텐션은 1960년대 대만의 백색테러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대만의 백색테러는 중국의 공산당과의 내전에서 패한 국민당이 대만으로 근거지를 옮긴 뒤 계엄령을 시행, 정치적 압박 및 자유를 억압한 시대를 의미합니다.
정부에서 금서로 지정한 책을 읽기만 해도 간첩으로 몰려 고문 및 사형을 당하는 일이 흔했던 시기인데요 영화에서도 교관들이 찾아와 사람들을 처형시키는 장면이 여럿 등장합니다. 실제 당시 적지않은 고등학생들이 학교 독서모임에서 철학서적을 읽었다는 이유 등으로 체포, 처향되거나 감옥에 수용되는 일이 흔했다고 하니 당시의 사건을 그대로 그려낸 영화로 봐도 무관할 것 같네요.

반교에서는 바이궈팡이라는 교관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교관도 실제 정부에서 군훈교관이라는 이름으로 파견한 교련 교사 겸 정치장교를 캐릭터로 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극 중 인물들이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결정적 계기는 독서회 이지만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과정은 너무나도 처연하고 안타깝게 그려집니다. 그저 상대방에게 호감을 가지고 했던 행동, 개인적인 앙심을 풀고자 했던 작은 행동이 나비효과 같이 겉잡을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죠.

비극적인 시대를 살았던 개인의 비극적 삶에 대한 한 단면을 영화라는 형태로 그려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극 중 배우들의 연기도 워낙 출중하고 영화 속 배경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몰입해서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간만에 정말 좋은 영화를 만난 것 같네요. 저는 게임은 접하지 않고 영화만 봤는데요 기회가 되면 게임도 한번 플레이 해보고 싶네요. 영화 반교 : 디텐션 이었습니다. 영화가 1960년대 대만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정보가 없다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
|
 |
여운이 많이 남는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
역사에 대한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 |
|
| 글: 희나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