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DELIVER US FROM EVIL,2019
지난 2013년, 개봉 당시 470만 관객을 동원한 <신세계>의 황정민과 이정재가 또 한번 뭉친다는 소식에 많은 관객의 마음을 설레게 한 작품이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방콕을 배경으로 일본에서 마지막 청부살인을 마치고 킬러에서 은퇴하려는 인남과 그에게 살해당한 형의 복수를 하려는 레이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다.

킬러에서 은퇴하여 평온한 삶을 살아가려던 인남은 8년 전 헤어진 여자인 영주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한 영주가 낳은 딸 유민은 아직 살아있으며, 돈을 요구하는 조직에게 납치되어 장기 적출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던 인남은 곧장 딸을 구하러 나선다.

방콕에 도착한 인남은 트렌스젠더인 유이를 통역사로 고용한다. 유이는 딸을 찾는다는 인남과 함께 유민을 납치한 조직을 찾아내고, 아이의 생존을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한편 일본에서 인남에게 살해당한 고레다의 동생 레이는 인남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 그의 뒤를 쫓는다. 레이 또한 인남에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그의 약점인 유민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유민을 납치한 조직의 근거지에서 마주치게 된다.

딸을 구해야 하는 운명에 처한 암살자와 그 암살자의 뒤를 쫓는 추격자의 치밀하고 역동적인 액션이 눈에 띄는 작품이다. <신세계>의 황정민과 이정재의 조합이라는 것만으로도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그 기대에 부합하는 훌륭한 액션으로 관객들을 만족시켰다. 또한 극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두 주인공의 목적의식과 심리묘사가 섬세하여 액션씬이 휘몰아치는 와중에도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영화는 주연배우들의 명연기와 화려한 액션씬으로만 끌고 나갈 수 있는 장르가 아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납치된 딸을 구하려 하는 아버지와 형제의 복수를 꾀하는 형제라는 다소 진부한 설정에서 시작하는데, 설정 자체로는 강렬하게 느껴지지만 이미 많은 작품에서 비슷한 구도가 나왔고 이제 더는 참신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흔한 소재라고 해서 쓰면 안 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관객에게 신선한 첫인상을 주기 어렵다.

그래서 감독은 액션씬과 미장센에 매우 공들였다. 치밀하고 묵직한 동선으로 짜여진 액션씬은 러닝타임 내내 집중을 늦출 수 없게 만들고, 등장인물의 상황과 감정이 묻어나는 화면은 작품의 분위기와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다. 때문에 다소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거나 심심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최근 개봉하는 한국 영화들 중 간만에 탄생한 수작이다. <신세계>의 황정민과 이정재를 예상했기에 다소 캐릭터의 겹침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두 작품 속 캐릭터는 완전히 다르다. 캐릭터의 사소한 눈빛, 걸음걸이, 습관 하나하나까지 신경 쓴 배우들의 집중력이 엿보인다. 투톱 주인공은 아니지만 극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이를 연기한 박정민 배우의 열연 또한 돋보인다. 액션 장르를 좋아하고 인상적인 명장면을 보고 싶은 관객이라면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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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액션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
영화 신세계 주인공들의 새로운 장르를 보고싶은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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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MJ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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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홍원찬배우: 황정민, 이정재, 박정민장르: 범죄, 액션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08분개봉: 8월 5일간단평<신세계>(2012) 이후 황정민, 이정재가 7년 만에 다시 만났다. 각각 마지막 청부살인을 끝낸 암살자와 그를 쫓는 추격자로 분해 태국을 무대로 팽팽한 대결을 펼친다. 은퇴를 앞둔 암살자 ‘인남’(황정민)은 한국에서 전화 한 통을 받는다. 태국에 체류 중인 과거의 연인이 ‘인남’의 행방을 물어 왔다는 것이다. 응답을 회피한 상황에서 인남은 태국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납치 사건 소식을 접하고 과거의 인연을 찾아 그곳으로 향한다. 한편 ‘인남’에게 형제를 잃은 ‘레이’(이정재)는 무자비한 복수를 다짐하며 인남의 뒤를 쫓기 시작한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액션과 분위기로 압도하는 핏빛 누아르다. 칼 총 주먹 그리고 피에서 파생된 잔인하고 처절한 분위기와 현란한 액션으로 직선적인 스토리와 단순한 대결 구도에서 오는 심심함을 상쇄한다. 다만, 슬로우 CG 액션 컷이 때때로 등장하는데 다소 뜬금없이 다가온다. 무거운 분위기에 숨통을 트기 위한 의도였다면 어느 정도 성공적이나 한편으로 영화가 지닌 하드보일드한 감성의 맥을 끊는 듯한 인상이다. 정민-정재 브라더스의 격렬한 액션 호흡과 허무감이 진하게 묻어나는 표정이 일품이다. <추격자>(2008)<황해>(2010)<내가 살인범이다>(2012)의 각색과 장편 데뷔작 <오피스>(2015)로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바 있는 홍원찬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2020년 8월 5일 수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