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베이젼 2020
Invasion,2020

철인 28호와 같은 로봇만화로 유명한 일본의 만화가 요코야마 미쯔테루의 외계인 마즈는 지구를 멸망시키기 위해 온 외계인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로, 그는 인간들을 구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들어내며 자신의 본래 목적은 잊어버린 채 혼란에 빠져버리고 만다. 하지만 그의 존재를 알게 된 인간들이 그를 죽이고자 하면서 멸망의 키가 발동되고 결국 지구는 멸망하고야 만다. 이 충격적인 내용의 만화는 항상 선과 악으로 구별되던 인간과 외계인의 포지션에 상당한 변화를 주며 새로운 그림을 뽑아내고 있다.

인베이젼 2020 역시도 그런 모습을 어설프게나마 흉내를 내보고자 하는 영화로 작자는 외계인의 존재를 반드시 적으로만 규정하고 있지는 않는데, 만일 이 영화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상황에서 영화를 보게 된다면 관람하는 내내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것은 마치 반전을 위해 진실을 감추려는 것처럼 혹은 한정된 정보만을 이용해 관객들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하고자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 이야기에 전작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순간 이 모든 생각들은 전부 부질없는 것이 되어버리고 말 것이다.

인베이젼의 감독 표도르 본다르추크의 2017년작 어트렉션은 이 영화를 어느 정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봐야만 할 이 영화의 전작으로 사실 인베이젼 2020이라는 제목 역시도 어트렉션 2 인베이젼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그 사실은 알지 못한 채 이 작품을 보게 된다면 관객들은 영화의 내용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며, 그들이 나누는 대화에 이상함을 느끼고 난감해하다가 결국에는 그 사실을 알아차리고 후회하게 될 것이다. 혹시 이 영화의 완성도라도 높았다면 또 몰랐겠지만.

어트랙션에서 3년이 지난 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인베이젼은 주인공 율리아(이리나 스타르센바움)를 데리고 이상한 실험을 하는 모습을 통해 그녀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는 외계인이 심어놓은 능력을 확인하기 위한 방법이라지만 그 잔혹성은 오히려 외계인들의 그것보다 더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어쩌면 이 역시도 어트랙션을 보면 그 내용이 쉽게 이해가 되겠지만 딱히 그 영화를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 어트랙션은 이 작품보다 더 못하다고 생각하기에.

어트랙션은 차치하고 이 영화 인베이젼에 등장하는 캐릭터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은 그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탓에 그저 멀리서 그 싸움을 지켜봐야만 할 뿐이다. 이는 관객들의 공감능력을 떨어트리며 그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하고 있기에 긴장감마저도 떨어질 수밖에는 없다. 또한 물을 이용해 능력을 만들어내는 그들의 모습에 뭔가 놀라야 할 것도 같지만 딱히 그렇게 신비로운 장면처럼 느껴지지도 않는다. 생수에 몸을 담그자 몸이 치유가 되는 장면도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처럼..

하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의 모든 것을 최악으로만 표현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래도 CG를 이용한 몇 개의 장면들은 꽤나 볼만했다고도 할 수 있기에 말이다. 특히 물기둥을 세우고 사방을 물로 채우면서 인간들을 수장시키려는 장면은 그래도 볼만했으며, 그 안에서 율리아에게 선택을 강요하던 장면은 상당히 드라마틱했다. 만일 당신의 목숨을 끊는 것이 인류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면 당신은 과연 그런 선택을 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그 몇 장면을 제외하면 도저히 참고 보기 힘든 이 영화는 결국 마지막마저도 어설프게 끝내버리고 만다. 심지어 물과 동화가 된 율리아의 능력으로 위기를 깨부수는 장면은 하콘(리나 무하메토프)의 목숨을 건 행동을 무의미한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결국 비극도 희극도 아닌 이 영화에 남는 것은 그저 물에 잠긴 도시의 모습.. 그게 전부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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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전작 어트랙션을 재미있게 봤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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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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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표도르 본다르추크배우: 이리나 스타르셴바움, 알렉산더 페트로프, 리날 무하메토르장르: SF등급: 12세 관람가시간: 130분 개봉: 7월 1일 간단평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한 외계인과 그들을 견제하는 인간의 전쟁을 그렸던 SF영화 <어트랙션>(2017) 이후, 3년이 흘렀다. <인베이젼2020>은 당시 외계인 ‘하콘’(리날 무하메토프)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인간 ‘율리아’(이리나 스타르셴바움)를 상대로 각종 실험을 이어 나가는 러시아 정보 당국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외계인은 인공지능을 앞세운 더욱 강력한 기술로 인류와 갈등하고, 땅과 하늘에서 동시에 차오르는 물은 강력한 무기로 작용한다. 할리우드 뺨치는 영상 기술과 물량 공세를 선보이는 블록버스터 <인베이젼2020>은 CG와 규모 면에서는 흠잡기 어려운 발전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러시아산 ‘물폭탄 SF’를 만나보고 싶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다만 이야기와 연출의 섬세함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으며, 러시아어로 연기한 배우들의 입 모양에 영어 더빙을 입혀 보는 동안 종종 부자연스러울 수 있다. <어트랙션>에 이어 표도르 본다르추크 감독이 연출했다.
2020년 7월 3일 금요일 | 글_박꽃 기자 (got.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