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
#ALIVE,2020

만일 부산행이라는 영화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이 영화에 대한 평가는 좀 더 올라갈 수 있었을까? 관객들은 뭔가 새로운 것을 경험한다고 착각할 수도 있었을 것이며 좀비를 소재로 한 한국영화라는 특수성을 가미시켜 보다 나은 것으로 치장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물론 이 영화가 좀 더 괜찮게 잘 만들어졌다는 가정 하에서 하는 말이겠으나, 안타깝게도 영화 자체가 그리 매력적이지 않기에 그럴 가능성은 결코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람들이 궁금해할만한 것들을 전혀 알려주지 않은 채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는 점이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처음부터 그 위험성에 대한 장면을 보여주며 시작했던 것처럼 이 영화 또한 뭔가 전조가 될 만한 장면을 삽입했다면 좋았겠으나, 보통의 좀비영화들이 그러하듯 갑작스러운 전개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것에만 중점을 두고 있다. 물론 원인모를 무언가는 사람들에게 더 큰 공포를 심어줄 여지도 있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완성도가 높은 영화에서나 통용될만한 요소이다.

부모에게 빌붙어 살며 게임을 즐기는 준우(유아인)는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고민보다 현재에 안주하는 현대의 젊은이를 대변하는 인물로,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그가 하는 모든 행동들은 이야기에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못한다. 그저 준우에 대한 간략한 소개 정도로 사용될 뿐이며 나중에 드론을 사용하는 장면으로 그의 능력이 드러나기는 하지만 그것이 어떤 놀라운 준우만의 힘으로 불릴만한 것은 또 아니다. 오히려 가족의 부재가 가져오는 마이너스가 그를 더 힘들게 만들 뿐이다.

영화는 준우의 생존게임으로 쭉 이어지다가 중반부에 새로운 인물을 투입시켜 그의 생존에 힘을 실어준다. 유빈(박신혜) 역시도 혼자서 생존을 위해 사투를 펼치는 인물로 등장하는데 그녀는 준우와는 달리 어느 정도 식량을 보유한 상태이기에 그녀의 등장 타이밍은 오직 준우를 돕기 위한 것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모두가 좀비로 변한 상황에서, 혹은 죽거나 도망친 상황 속에서 오직 그들 둘만이 남겨진 장면은 그래서 작위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는 영화라는 이유로 어느 정도 참작이 될 수는 있다.

보다 충격적인 장면은 그들이 함께 뭉쳐 좀비들과 싸우는 장면에 있다. 그 어느 누구도 이기지 못한 극악의 상황을 그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빠져나가고 오직 그 두 사람만이 이 어려운 상황을 계속해서 타개해나간다. 심지어 좁은 방에 갇혀 좀비와 1:1 상황이 되었음에도 유빈은 살아남고 악당(?)들을 물리치며 탈출에 성공한다. 게다가 옥상에 올라가 절망에 빠진 그 상황 속에서도 그들은 끝끝내 살아남아 결국 헬기에 타고 생존을 신고하기에 이른다. 과연 이 장면을 보고도 억지스럽지 않다고 생각할만한 이들이 있을까?

차라리 그들이 좀비의 약점을 찾아냈다거나 혹은 효과적인 무기를 만들기라도 했다면 이렇게까지 황당하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조건들은 제시하지도 않은 채 그저 좀비들의 능력이 그들 앞에서만 떨어지게 만드는 장면들은 이 영화가 관객들의 수준을 얼마나 낮게 봤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지금이 2000년대 초반이었다면 이 영화에 대해 두둔하는 목소리가 있었을지도 모르겠으나 중요한 사실은 지금은 2020년이라는 것이다.

만일 유아인, 박신혜 주연의 영화가 아닌 일반인이 만든 몇 개의 짧은 영상이었다면 오히려 관심을 끌만한 영상이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죽음의 위협 앞에서 홀로 살아남기 위한 준비를 위한 영상, 오직 생존만을 위해 정해진 식량을 가지고 사투를 벌이는 모습을 개인적으로 담았다면 누군가는 불쌍하게 바라봤을 것이고 누군가는 도네를 쏴줬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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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아인의 팬이라면..
좀비영화를 좋아 하신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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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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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조일형배우: 유아인, 박신혜장르: 드라마등급: 15세 관람가시간: 98분 개봉: 6월 24일 간단평가까이에 한강이 보이는 여의도 부근의 복도식 아파트. 허름하지만 값비쌀 게 분명한 이곳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좀비 떼가 출몰하고, 세상은 이미 아수라장이다. <#살아있다>가 내세운 ‘아파트를 잠식한 좀비 떼’는 좀비를 기차에 태우며 돌풍을 몰고 온 <부산행>만큼이나 독특할 수 있는 기획인데,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다. 영화 초반, 집안에 홀로 살아남아 좌절과 두려움에 맞닥뜨린 남주인공 ‘준우’역의 유아인은 원맨쇼 연기로 그 심정을 드러낸다. 좀비장르영화의 박진감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초반부의 감성적인 접근에 호오가 갈릴 듯싶다. 아파트 베란다를 뛰어 내려 좀비 떼를 헤쳐나가는 ‘유빈’(박신혜)의 액션 시퀀스는 적당히 시원하다. 몸을 꺾고,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빠르게 달려들어 사람을 물어뜯는 좀비는 이미 <부산행>과 <킹덤>으로 익숙해진 상황. 배우의 역할과는 별개로, 다른 영화에서 보지 못한 좀비 특성을 충분히 연구하고 부각하지 못한 감도 크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시킨 또 다른 생존자의 입을 통해 던지는 질문은 논쟁적이기보다는 설익은 느낌이다.SNS와 드론을 활용해 재난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은 일면 <엑시트>와 닮았는데, <엑시트>의 유머 감각과도 거리가 있다. 난장판에서도 ‘살아남아있다’는 은유만큼은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강력하고 직설적으로 다가올 테지만, 과연 그 점이 장르적 아쉬움을 넘어설 수 있을까. 조일형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2020년 6월 26일 금요일 | 글_박꽃 기자 (got.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