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아일
GRAND ISLE,2019

우리는 이웃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잘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 물론 그것은 이웃이 아닌 가족에 비추어본다 할지라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우린 타인의 마음을 알지 못하고 그들의 삶에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이상 그들이 지니고 있는 문제에 대해 알 수 없다.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온갖 사건사고의 대부분은 어쩌면 관심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가족에 대한 이상한 환상을 지닌 여인 팬시(케이디 스트릭랜드)와 알 수 없는 죄책감을 지닌 채로 살아가는 군인 출신의 월터(니콜라스 케이지)가 등장하는 기묘한 영화 그랜드 아일은 집안에서 풍기는 스산한 분위기를 이용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린다. 울타리를 뚫고 도망치는 남자와 그 남자에게 총을 쏘는 월터, 그리고 부서진 울타리는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것에 문제가 생겼음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이후 벌어지는 사건은 결국 월터와 팬시가 숨기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관객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그려낸다.

그리고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울타리 수리를 위해 등장하는 버디(루크 벤워드)인데, 그 또한 가족의 문제를 지닌 군인 출신의 남자다. 그런 요소로 인해 팬시와 월터가 지니고 있는 문제에 양다리를 걸칠 수 있는 인물이라 할 수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그는 그들과 소통이 가능한.. 반대로 보자면 그들에게 이용당하기 쉬운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허점을 파고들며 그들은 그를 집에서 떠나지 못하게 만든다. 비록 월터의 난폭한 모습에 그의 마음이 불안할 수는 있지만 적어도 팬시의 유혹에는 모른 척 넘어가고자 했으니..

어린 소녀들을 보며 관심을 갖던 섹시한 여인 팬시의 모습은 그녀가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집착을 드러내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그녀는 임신을 할 수 없는 몸을 지닌 여인으로 그럼에도 가족을 만들고 싶은 욕망은 크다. 그리고 그것은 납치라는 이상한 형태로 이어지며 사람들을 가둬두게 만들고 그들과 함께 하고자 한다. 물론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준 적은 없기에 그 형태가 무엇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그저 그들을 이용해 더 많은 아이를 낳게 만들려는 모습만 보더라도 그녀의 광기는 충분히 느껴진다.

월터는 버디와 팬시의 관계를 의심하다 질투심에 폭발하는 캐릭터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그는 아내 팬시의 이상한 열정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으며 그녀를 위해 사람들을 납치하는 것을 반대하지도 않는다. 그렇기에 그의 행위는 오히려 아내를 위한 것처럼 그려지고 버디에게 아내를 죽여 달라는 부탁까지 하며 그를 함정에 빠트린다. 물론 모든 사실이 밝혀진 뒤 그가 아내를 버리고 도망치는 모습을 보면 그녀의 모든 것에 동의했던 것은 아닌 듯하다. 그만큼 그들의 관계 속에도 애증은 가득했던 것으로 보인다.

월터와 버디의 관계는 그들 모두 나라를 위해 몸을 바쳤음에도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 그리고 그것은 마지막 장면을 통해 아주 절묘하게 그려진다. 월터가 버디의 가족을 인질로 삼다가 그들은 풀어주고 버디를 인질로 삼으며 경찰들에게 저항하던 장면은 국가 권력에 대한 저항처럼 그려지고, 그럼에도 끝끝내 총을 발사하지 않은 채 죽어가던 월터의 모습은 국가를 위해 살다가 국가에 의해 희생당하는 모습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또한 인질로 잡혀있던 버디가 경찰의 총에 맞는 장면은 그야말로 어처구니가 없는 최고의 명장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스릴러적인 분위기는 아주 잘 깔아놓은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특히 팬시의 유혹을 통해 그 아슬아슬함이 한층 더 올라가긴 했지만, 월터의 이야기와 팬시의 이야기가 잘 융합되었던 것은 아니라고 본다. 차라리 팬시의 이야기에 보다 집중해서 영화를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이를 만들 수 없었던 이유와 그녀의 이상한 집착에 대해 보다 상세히 그려냈다면 훨씬 나은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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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틱 스릴러 좋아하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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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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