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키스만 50번째
50 First Kisses

사랑의 블랙홀은 매일 똑같은 하루의 시간을 반복하게 만들며 주인공을 특별한 공간속에 가둬둔다. 경험을 통해 상당히 많은 사실을 알게 되면 반복은 지루함이 아닌 새로움이 될 수도 있겠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가정에 불과할 뿐, 실제로 그런 상황에 빠지게 된다면 괴로움에 몸부림치게 될 것이 틀림없다. 그럼에도 다행스러운 점은 그의 기억은 계속 누적되고 채워진다는 것이다.

아담 샌들러와 드류 베리모어가 주연한 영화 첫 키스만 50번째의 리메이크 영화 첫키스만 50번째는 제목이 그러하듯 내용 역시도 전혀 차이가 없는 영화라 할 수 있다. 다만 일본영화로 만들어졌다는 점과 주인공의 직업에 살짝 변화를 줬을 뿐, 둘 중 하나의 작품을 봤다면 일부러 찾아볼 이유는 없어 보인다. 또한 직업에 변화를 가져온 이유는 어쩌면 동물들을 활용해야하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싶다. 개인적으로는 나가사와 마사미의 영화를 선택하고 싶지만..

머리를 다쳐 단기기억상실에 빠져버린 루이(나가사와 마사미)는 매일 새로운 하루를 시작한다. 그녀에게 잠은 하루를 리셋하는 과정이며 기억은 그녀의 머릿속에 저장되지 않는다. 물론 그녀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의 기억은 그녀의 하루를 기억하고 기억에 저장할 수 있다. 사랑의 블랙홀과는 정반대로 그녀만이 그 사실을 모를 뿐이다. 그래서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상당히 슬프고 안타까우면서도 씁쓸하다.

하룻밤의 제왕이라 불려도 큰 문제는 없을 것만 같은 다이스케(야마다 타카유키)는 연애에 대해서만큼은 지속적인 관계를 꺼려하는 인물처럼 그려진다. 대부분의 관계는 손님과 가이드로 만나 반짝하고 사라지는 것처럼 그려지는데, 직접적인 설명은 없지만 이는 결국 아직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리고 그의 앞에 루이가 나타나고 그녀에게 접근해 수작을 부린 것은 사랑이라기보다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처음 만나는 여성에 대한 관심 정도로 봐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다음날 루이가 그를 알아보지 못하는 모습에 그는 당황하고 마는데, 이 모습이 오히려 그의 관심을 더욱 부추기는 계기가 된 것은 아닐까 싶다. 깊은 사랑에 두려움을 느끼는 인간의 심정! 혹은 사랑보다 일에 더 집중하는 사람의 마음은 사랑을 우선시하는 사람과는 많이 다르며 그들에게 사랑의 아름다움을 강요한다 할지라도 인식에 큰 변화를 가져가지는 않을 것이다. 다이스케는 딱 그런 인물로 그려졌으며, 그런 그에게 찾아온 것이 바로 루이라는 매력적인 여성이었던 것이다.

루이는 매일 똑같은 삶을 살아간다. 이는 변화를 알아챈 그녀가 상처받을 것을 두려워한 가족들의 선택이었으며 그런 그녀를 위해 그들은 매일을 그날로 꾸민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옳은 선택이었을까! 물론 다이스케처럼 그녀에게 매일마다 진실을 전하는 것을 최선이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녀의 삶을 계속 단순 반복적으로 돌리는 것은 그녀의 삶을 갉아먹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그렇게 허비시키는 것이 과연 그녀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는지, 결과적으로 다이스케의 등장은 그녀를 위한 최선의 상황이었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대개의 로코물이 그랬던 것처럼 위기를 겪은 뒤 아름답게 끝을 맺는다. 아마도 이 영화가 리메이크작이 아니었다면 좀 더 관심을 끌 수도 있었겠지만, 리메이크의 한계를 넘기는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나가사와 마사미의 모습만큼은 계속 눈에 밟히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었던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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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와 마사미의 매력이 궁금하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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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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