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백
Innocence,2019

충남 대천의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끔찍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장례식장에 참석한 동네 사람들이 농약이 든 막걸리를 마시고 사망하거나 중태에 빠졌다. 경찰은 장례식의 주인공이던 안태수의 미망인 채화자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다. 문제는 채화자가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으로, 딸의 얼굴조차 알아보지 못할 만큼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상태라는 것.

텔레비전을 통해 대천의 농약 살인사건을 접한 정인. 그는 폭력적인 아버지와 자폐증인 동생이 있는 불우한 가정환경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노력하여 변호사가 된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아직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실력으로 업계에서 인정받는 정인은 어머니가 치매이기 때문에 보석으로 금방 풀려날 거라고 예상한다.

그러나 사건은 심상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 사건에 관계된 경찰, 검사, 고향 사람들까지 모조리 치매를 앓는 노인을 범인으로 지목하며 어떻게든 구속시키려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된다. 보통 사람이라면 무심코 넘어갈 수 있어도, 변호사인 정인의 시각에서는 이상하게 비춰진다. 모두가 한통속이 되어 행동한다는 것은 그들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뜻이다. 정인은 이 일에 무슨 내막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짐작하고 그 사실을 알아내기 위해 움직인다.

<결백>은 2009년 순천에서 발생한 청산가리 살인 사건을 차용했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고 하기에는 범죄수법만을 참고한 것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내용이 실제 사건과 비슷하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자행되는 권력과, 그 권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일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실제 사회에서도 공공연히 발생하는 일이다. 때문에 <결백>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결코 우리의 현실과 멀지 않다.

정인은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폭력에 노출되었고, 소위 말하는 개천에서 난 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자라는 이유로 자신의 학업을 방해하는 가족 때문에 집을 나온 인물이다. 때문에 가족에 대한 애정이 특별하지는 않았다. 때문에 영화 초반까지만 해도 정인은 상당히 냉정한 인물로 그려진다. 그러던 정인이 어머니와 가족이 겪은 불합리한 일 때문에 자신의 가치관까지 바꾸는 모습은, 설령 그것이 보편적인 정의가 아닐지라도, 충분히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작은 시골마을에서는 대도시에서라면 불가능한 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이루어지곤 한다. 시장을 비롯하여 마을의 몇몇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추인회는 불법적인 일로 큰돈을 벌었고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해서는 안 되는 짓까지 했다. 권력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로서는 그들에게 대항하기 쉽지 않았다. 그렇기에 힘없는 자는 오랜 시간 숨죽여 기다려야 했던 것이다.

전형적인 선과 악의 구도보다는 가치관에 물음을 던지는 작품이다. 한국영화의 고질적인 특징이라는 신파 요소가 없지는 않으나 스토리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며, 극의 전체적인 흐름을 깨지는 않기에 추리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배우들의 연기력 또한 부족함이 없어 관객의 몰입을 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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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추리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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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MJ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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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박상현배우: 신혜선, 배종옥, 허준호장르: 드라마, 범죄등급: 15세 이상 관람가시간: 110분개봉: 6월 10일간단평장례를 치르던 중 농약을 탄 막걸리를 마신 마을 주민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중태에 빠진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이는 급성 치매에 걸려 조문객도 제대로 맞이하지 못한 채 남편의 장례식장을 지키던 아내 ‘화자’(배종옥)로 긴급 체포된다. 대형 로펌 변호사 딸 ‘정인’(신혜선)은 집과 연락을 끊고 지내던 상황. 사건에 대해 전혀 기억하지도 자신을 알아보지도 못하는 엄마의 무죄 입증에 나선다. ‘추시장’(허준호)을 중심으로 마을 사람들이 무언가를 감추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결백>은 이목을 집중시켰던 ‘막걸리 살해 사건’ 실화를 모티브로 초반 관심을 성공적으로 유도한다. 이후 영화는 예상을 몇 군데 비틀어 반전에 반전을 꾀하면서 모녀 서사를 쌓아나간다. 하지만 의외로 긴장감이 크지 않은 인상으로 몰아붙이는 힘이 약해 보인다. 여러 겹으로 서사를 둘러 진실을 숨겨 놨으나 너무 쉽게 드러나는 편. 조연 캐릭터 또한 전형적인 면이 상당하지만, 스크린에 처음 도전한 신혜선이 냉정하고 카랑카랑한 얼굴과 목소리로 안정적으로 이야기를 이끈다. <그때 그사람들>(2004), <사생결단>(2006),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7) 등에서 조감독을 거쳐온 박상현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2020년 6월 11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