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웨이크너: 히어로의 탄생
The Awakener,2018
법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그것은 국민 모두를 위해 혹은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가진 자들이 자신의 안위를 보호하고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최초의 이유는 결코 그것이 아니었다 할지라도 법을 이용하는 이들, 법을 활용할 줄 아는 이들은 법을 잘 알고 법과 가까운 곳에 존재하는 이들이다. 부패한 현실일수록 법은 권력과 멀리 떨어져있지 않으며 마치 권력가의 손에 쥐어진 무기처럼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부패로 심각한 남미 브라질의 현실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영화 어웨이크너 히어로의 탄생은 부패한 권력자들을 죽이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경찰은 악에 맞서 싸우는 공권력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권력집단의 하수인처럼 존재하며 오직 윗선이 지시하는 대로 시키는 일만 한다. 그들이 도지사를 잡아넣고 완벽한 증거를 모았다 할지라도 위에서 커트하는 순간 그것은 모두 쓸모가 없어진다.

도지사가 빠져나가고 귀여운 아이가 화면에 등장했을 때 우린 이미 불행한 미래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으며 그것은 여지없이 맞아떨어진다. 딸의 죽음은 미게우(키코 피솔라토)를 충격에 빠트리고 그를 흑화시킨다. 시위현장에서 집어든 복면을 뒤집어쓴 그가 권력자들을 하나씩 죽여 나가면서 복수의 의미와는 살짝 동떨어진 복수가 펼쳐지는데 그것은 오직 딸의 죽음이 가져온 세상을 향한 분노처럼 느껴진다. 상대가 누가 되었든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그만큼 개연성은 살짝 부족해 보임에도 어차피 액션을 위해 존재하는 영화답게 적을 죽이고 또 죽이고 마지막엔 자신과 함께 모두 불태워 죽여 버리며 끝을 맺고야 만다. 아마도 관객들은 주인공이 악인들을 처단하는 모습을 보며 쾌감을 느낄 수 있었겠지만 그 재미가 그렇게 크다고도 볼 수 없다. 그나마 그들을 제거하는 방식이, 액션의 형태가 좀 더 독특하다거나 멋있었다면 모르겠지만 두 번의 살인 이후로는 그마저도 저격으로 아주 단순하게 마무리를 지어버린다.

물론 니나(타이나 메디나)라는 인물을 이용해 다른 방식을 제시해보려는 노력은 보여주고 있지만 해커를 이용한 내용 또한 이제는 식상한 수준이 되었기에 큰 차이를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결국은 주인공의 분노를 관객들이 함께 공감하면서 적대감을 키워나가고 액션을 통해 확실하게 분출해야지만 만족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많이 부족하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적어도 아이가 죽은 그 시점의 안타까움은 확실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더군다나 적에게 노출되며 니나가 인질로 붙잡힌 뒤 그가 취했던 방식은 이 영화의 한계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부분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가 죽이고자 했던 부패한 권력가 안드루 고메스(카를로스 베탕) 대신 그의 라이벌을 죽이라는 명령에 굴복하며 방아쇠를 당긴 것은 그야말로 최악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딸의 죽음을 니나에게 투영하며 발생한 예상 못한 결과였다 할지라도 그것은 결코 발사되어서는 안 되는 총알이었다. 차라리 처음부터 선과 악의 구별 없이 모두를 죽이고자 했던 분노의 화신이었다면 조금이나마 이해를 할 수 있었겠지만.. 브라질의 부패가 얼마나 심각한지 확실하게 알 순 없지만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그들의 현실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라면 그리 나쁜 방식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러한 배경은 오직 영화의 재미를 위해 사용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런 접근조차도 문제인식의 의미에선 괜찮은 방식이라고 본다. 변화는 결국 문제를 알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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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식 액션영화가 궁금한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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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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