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물리학
By Quantum Physics: A Nightlife Venture,2019

독일의 물리학자 막스 보른(1882~1970)이 처음 제시한 양자역학. 어려운 분야지만 쉽게 말해 띄엄띄엄 떨어진 양으로 있는 것이 이러저러한 힘을 받으면 어떤 운동을 하게 되는지 밝히는 이론이라 할 수 있다. (위키백과 참조) 어렵게 파고 들자면 끝도 없는 이 이론은 현재까지 완벽하게 해석되지 않은 물리학의 최종보스급으로 군림하고 있으며, 현재 여러 연구를 통해 미래의 첨단기술로 다뤄지고 있다.

이렇듯 심오한 물리학의 한 부분을 거창하게 타이틀로 앞세운 영화가 나타났다. 그런데 장르는 과학이 아닌 범죄오락물이다. 무언가 상당히 언 밸런스 해 보이지만 외려 그걸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혹시 댄 브라운 소설 원작의 다빈치 코드 혹은 천사와 악마 같은 장르일까? 아니다. 감독이 의도하고 만든 건 아니겠지만 국내 최정상급의 모 남자 그룹 중 한명이 만든 강남 클럽에서 벌어진 마약 사건이 묘하게 겹쳐지며 경찰과 검찰간의 수사권 대립 갈등, 거기에 빠질 수 없는 정치권과의 결탁, 심지어 사채시장의 거두와 당연히 등장하는 조직폭력배. 영화의 재료는 그야말로 흥미진진하다.

심지어 현재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 곽철용 아니 김응수의 존재감까지. 등장인물의 직업들을 살펴보면 어느정도는 영화에 대한 감이 오나 대관절 양자물리학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는 여전히 궁금함으로 남는다. 주인공은 박해서(이찬우 역). 그의 직업은 유흥업소 매니저다. 정확하게는 새로 오픈하는 대형 클럽의 관리자로 그의 평소 신념이 바로 양자 물리학이다.

영화 전반에 걸쳐 그의 입에는 늘 양자물리학적인 이론이 붙어 다닌다. 그는 새로운 클럽을 개장하기 전, 업계 최고의 인맥 왕 서예지(성은영 역)를 찾아가 자신의 양자물리학적 비전을 제시하며 함께 할 것을 요청한다. 그리고 클럽의 물주 김응수(정갑택 역)는 조직폭력배 두목이지만, 달건이 생활을 오래한 탓인지 신사다운 차림새와 늘 시가를 태우는 호방한 모습을 보인다.

야심 차게 개장한 클럽은 당연히 승승장구하며 별일 없는 듯 하지만, 경찰에서는 프랙탈 이라는 힙합 가수가 마약 사범인 것을 알고 여러 연예인을 비롯하여 명동 사채시장의 큰손 백 영감의 아들까지 연루된 큰 사건임을 직감하고 신규 클럽에서 그들을 모조리 잡아들일 계획을 세운다.
정보는 제공하지만 실제 행동하기는 꺼려하는 이찬우는 결국 한번만 돕기로 하고 행동에 나서지만, 경찰이 들이닥치기 전 계획에 없던 검찰측에서 먼저 손을 써 마약사범들을 보호하는 것으로 일은 틀어져 버린다. 사채시장의 큰손 백 영감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하여 청와대의 비서실장에까지 연이 닿아 있어 그 달콤한 꿀을 받아먹고자 검찰이 먼저 나선 것이다.

사건은 정반대로 흘러가서 최초 일을 계획한 경찰 측의 인물은 구속되고 개장한지 얼마 되지 않은 클럽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하며, 정갑택은 검찰에게 굴욕을 받으며 이찬우에게 총대를 메고 일을 해결할 것을 지시한다. 모든 것은 백영감의 아들을 보호하고 그걸 빌미로 권력의 한 자리를 탐하는 악질 검사로 부 터 비롯된다. 과연 어떻게 주인공과 그 일당들은 위기를 벗어나 모든 일들을 반전시키고 원하는 바를 이룰지, 화끈하게 펼쳐질 영화의 후반부를 확인 하기 바란다. 등장 인물 중에서, 타짜의 김해수(정마담)과 상류사회의 수애(오수연)를 적절히 섞어놓은 듯한 모습의 서예지(성은영)도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한다.

행동 동기의 설득력은 좀 떨어지지만 넓은 인맥과 도도한 매력으로 상황을 반전시키며 러닝타임 내내 차분한 이미지를 관객들에게 각인시키고 있다. 그렇지만 역시나 극을 이끌어 가는 주인공 박해수(이찬우)의 매력은 독특하다.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긍정적인 마인드로 양자역학적인 주문(?)을 걸기도 하며, 양아치 답지 않게 주변을 잘 챙겨온 덕분에 항상 도움을 주는 사람도 있어 어려움을 헤쳐나간다.
반면, 집단 중 일부이긴 하겠지만 오만함과 권력욕으로 똘똘 뭉친 악질 검찰의 행태는 검사의 직접 수사권 제한이 왜 필요한지를 간접적으로나마 보여준다.

클럽 버닝썬이 사회적으로 엄청난 비난을 받으며 게이트로 확대되어 아직도 수사중인 현재, 실제 영화의 촬영도 일부 그곳에서 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소위 만수르 셋트라 불리는 억 단위의 양주도 등장한다.
때로는 현실이 영화보다 더 어이없기에, 검찰은 수 십 군데 신속한 압수수색과 각종 주변인들의 소환을 통해 영화와는 달리 명백하고 공정하게 사건을 해결했으면 하는 바이다.

아무튼 본 영화는 주인공 박해서의 긍정적이면서 능청스러운 연기와 서예지의 도도한 모습, 김응수의 신사다운(?) 조폭 연기를 보여주며 정의가 승리하는 영화같은 영화로써 약 2시간을 순식간에 없애버리는 마술을 보여줄 것이다. 모처럼 뒤가 찝찝 하지도 않으며 시원하게 즐기면서 볼 영화가 등장한 듯 하다.
 |
|
 |
양자물리학이 뭔지 몰라도 관람에 전혀 관계없음
배우 박해수의 재발견과 서예지의 도도함을 보고싶다면 |
|
| 글: 청포도에이드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2018)로 얼굴을 알린 박해수가 범죄 오락 영화 <양자물리학>으로 관객을 만난다. 양자물리학에 기반한 철학을 술술 외며 산전수전 다 겪은 달변가 면모를 보이는 그는 불법도 탈세도 없는 정직한 유흥 사업 확장을 꿈꾸는 인물. 공교롭게도, 유명 래퍼가 연루된 마약 파티를 경찰에 제보하면서 상황은 꼬이기 시작한다. 앞서 ‘버닝썬’ 사건을 경험한 관객으로서는 유명 연예인과 수사 권력, 정재계 고위인사가 얽혀 돌아가는 영화의 ‘도덕 실종 상황’을 대번에 파악할 수 있다. 자기 색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캐릭터, 잘 설계된 작전, 각자 입장에 따라 뭉치고 흩어지는 등장인물 사이에서 벌어지는 국면 전환과 반전 등 영화는 범죄 오락 장르에 기대하는 재미를 잔잔하게 선사한다. 다만 현실에서는 마약 사건과 거의 한 몸처럼 인식되는 유흥업계 종사자가 거악을 응징한다는 영화의 설정에 근본적인 의문부호가 붙을 수 있다. 서예지, 김상호, 김응수, 변희봉 등 뭇 출연진의 활약은 단단하다. 이성태 감독이 연출했다.
2019년 9월 27일 금요일 | 글_박꽃 기자 (got.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