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류사회
High Society, 2018
영화에서 ‘허세’를 보았다.
간만에 홀로 심야영화 보러갔다가 상당히 당황했던 영화이다. 엘리트가 되고 싶지만 유리벽을 느끼고 맞서 싸우자는 진부한 내용이라 재미가 있어야 했는데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건 아쉽게도 벗는 여자밖에 없었던 거 같다. 일본 AV배우까지 등장 시키면서 대체 왜 그렇게 벗는 여자들만 잔뜩 보여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보면서도 아름답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더럽지도 않았다. 그냥 애매하게 이도저도 아닌 말 그대로 벗고 감흥 없어 보이는 섹스하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밤에 잠 안오고 킬링타임용으로 볼 영화 없을 때 넘겨가면서 쓱쓱 보기엔 괜찮을 거 같다!
어떻게든 상류사회로 들어가고 싶어하는 아내(수애)와 나름 깨어있는 지식인 남편(해일). 경제학교수인 남편은 서민들을 위한 은행이 필요하고 이런 선한 정의감으로 뭉친 젊은 교수였다. 하지만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우연한 계기로 발 딛은 정치판은 순조롭게 흘러가는가 싶더니 재벌과 권력자들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속에서 고민하던 남편 해일은 사람 목숨까지 해치는 것을 보게 되자 양심선언을 하고 벗어나려하지만 아내의 욕심 때문에 잠시나마 흔들렸지만 아내를 잘 설득해서 결국 함께 양심선언을 하게 된다. 마지막 양심은 있는 남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내는 정말 세속적인 여자이다. 빚을 내더라도 강남에서 살아야하고 어떡하든 미술관 관장이 되고 상류층이 되고 싶어 한다. 그 와중에 옛날 남자친구를 만나서 프랑스까지 가서 섹스를 하는데 또 황당하게도 그걸 전 남자친구가 영상으로 촬영하고 그걸 우연히 재수 없는 부하직원이 발견한다. 그 부하직원이 협박하자 가서 무릎 꿇고 비는데 그 와중에 속옷만 입고 과장된 거만을 떠는데 참 한숨이 나왔다. 왜 저렇게 허세를 부리는 걸까? 아무튼 그 영상 촬영된 것을 전 남자친구한테 말하니깐 도망가자고 한다. 수애의 대답은 네가 말한 그 아름다운 사랑이 얼마나 추악한지 영상을 봐! 라고 하는데 나는 허세 포인트 하나 더 발견!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이쁜척 다하고 추악하다니 그리고 남편한테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하고 살자면서 빽빽거리다가 쓰러져서 병원 간다.
마구 벗기는 여자들과 겹쳐서 보니 이러한 설정도 마치 성경에 나오는 남자에게 선악과를 건내는 여자와 같은 느낌이었다. 너무 구닥다리 같은 설정이긴 했다.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장면이지만 아쉽게도 수애가 미술관에서 자신이 협박영상을 틀면서 뭐라 뭐라 하는데 진짜 뭐라는지 하나도 안 들렸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는 아쉬우면서도 답답한 부분이었다. 감정적이긴 장면이긴 하겠지만 대사가 또박 들렸으면 좋았을 거 같다.
상류사회 영화를 보고자 할 때는 뻔한 내용과 뻔한 결말이겠지 했지만 그래도 상류사회에 대한 욕망과 현실을 볼 수 있는 영화이면서도 라미란이 있기 때문에 나름 코믹적인 부분도 있는 영화였다. 그래서 이 영화는 시간 있을 때 한번 씩 보기 좋은 영화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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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사회가 뭔지 궁금한 사람
잠들지전 심심한데 가벼운 영화를 보고싶은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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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전종우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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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 감독이 9년 만에 내놓은 <상류사회>는 이상 높은 교수 출신 정치 꿈나무 남편과 야망 넘치는 큐레이터 부인을 주인공으로, 미술관을 무대로 삼아 재계와 정계가 결탁한 더러운 뒷거래와 야합을 펼쳐 놓는다. 자신이 갖지 못한 무언가를 욕망하는 인물들에게 초점을 맞춘 것이 <상류사회>의 특징. 영화 속 묘사된 "상류"의 모습은 상당히 익숙하고, 변태 예술가와 갑질 끝판왕 등 현 세태 풍자와 특정 인물을 연상시키는 인물 희화화 또한 기시감 강한 편으로 도드라지는 부분은 없다. 다만, 때때로 그것도 꽤 길게 이어지는 노골적인 성행위와 노출은 눈살을 찌푸릴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은 변혁 감독은 박해일, 수애, 윤제문, 라미란이라는 연기 잘하는 배우들을 앞세워 스스로 밝힌 바 있듯, ‘2등이 1등이 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각 개인이 지닌 욕망의 저지선에 대해 여러 방향에서 다양한 접근을 시도한다. 때론 무리수가 있고 극을 삐걱 흔들기도 하나 대체로 그 의도가 충분히 전달되는 편이다.
2018년 8월 28일 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