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밥바룰라
Be-Bop-A-Lula, 2017

영화 <비밥바룰라>는 타작 <우리 집>, <산의 남자>, <여행의 묘미>를 제작한 이성재 감독의 작품으로 대한민국에서는 2018년 1월에 개봉했다. 영화 <비밥바룰라>는 배우 박인환, 신구, 임현식, 윤덕용 등 연기 경력 도합 203년에 빛나는 시니어 배우들로 구성된 출연진이 등장한다. 그리고 출연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노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기도 하다.
지난 달 19일 오후 서울 삼성동의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개최된 영화 <비밥바룰라> 언론 시사회에서 영화를 연출하게 된 계기에 대해 질문을 받은 이성재 감독은 노인의 삶을 경쾌하게 다뤄보고 싶다는 의도가 있었고, 마침 영화사 김치 대표님이 시나리오를 제안했다. 그래서 노인들이 집을 공유해서 사는 것을 이 시대에 제안해보고자 했다. 라고 전했다. 덧붙여 캐스팅 과정에서 박인환 선생님과 신구 선생님이 미리 정해져있었다. 그 외에 영화에서 재미를 찾아주실 임현식 선생님께 제안을 드렸다. 윤덕영 선생님은 처음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염두에 뒀던 분이다. 저의 첫 연출작이고 팔순 어른들의 감정을 담는 게 힘들어서 출연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캐릭터에 배우들의 실제 모습을 담아내려 했고 그게 잘 드러난 것 같다. 라고 말했다.
상기한 이성재 감독의 인터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노인들이 출연해 노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그리고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배우들을 미리 정해두었을 만큼 출연진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그리고 실제 모습을 담아내려고 했고 그게 잘 드러난 것 같다는 감독의 인터뷰가 무색하지 않은 배우들의 연기는 이 영화의 가장 빛나는 장점이다.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작정이라도 한 듯이 배우들은 극한의 열연을 펼친다.
여기서 극한의 열연이라고 함은 다른 영화에서 젊은 배우들의 펼치는 치열하고 소름 돋는 연기는 아니다. 하지만 그런 메소드 연기보다 어쩌면 훨씬 어려운 연기를 이 시니어 배우들은 펼친다. 그것은 바로 생활연기! 이 배우들은 단 한 치의 이질감도 없이 서로의 호흡에 녹아들며 생활연기를 펼친다. 배우가 아니라 정말로 이렇게 산다고 느껴질 정도이다. 실제로 배우들에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냐는 질문을 하자 박인환 배우는 정말 편하게 찍었다. 근처 시장 닭 집에서 배우들과 술 한 잔 하던 것이 생각이 난다. 라고 말하기도 했다. 드라마 장르의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생활연기, 가장 강력한 무기를 장착한 이 작품은 못해도 90점은 먹고 들어간다.
이제 영화의 대략적인 내용을 살펴보자. 영화는 절친한 친구 박인환, 임현식, 신구, 윤덕용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영화의 초반부에는 박인환, 임현식, 신구만 등장한다. 이들은 같은 동네에 살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아간다. 이제 얼굴에는 주름이 자글자글하고 머리에는 백발이 성성하지만 마음만은 청춘이다. 동네 할머니들과 미팅을 하기도 하고 함께 밥과 술을 즐기며 남은 인생을 살아간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중, 박인환에게 변화가 찾아온다. 무엇인지 모를 병을 얻게 된 것이다. 그리고 박인환은 친구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더 나이 들기 전에,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거 하나씩 이뤄보자는 것이다. 그렇게 어느 동네의 노인들은 서로의 꿈을 함께 이뤄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노인들에게는 즐거움만 있을 수는 없다. 그들은 나이가 들었고, 그들의 몸에는 세월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세월이 흐른 만큼, 살아온 만큼 그들은 병들고 아프다. 영화는 그렇게 사람이 천천히 나이가 들어가듯이, 즐거움에서 아픔으로, 웃음에서 슬픔으로 서서히 젖어간다.
노인을 소재로 한 영화가 항상 가지는 딜레마가 있다. 그것은 과연 노인들만 출연하고, 그 노인들이 당연하게 노인의 이야기를 하는 영화가 젊은이들에게도 관심을 끌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렇지 못한 영화는 대개 실패작으로, 성공한 영화는 흥행작으로 평가받는다. 이 영화의 감독 역시 이 부분을 생각했다. 이성재 감독은 이 영화가 오락영화로서 기본적인 재미를 가지고 관객들에게 보이기를 바랐다고 말했으며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그 목표를 이루었다.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극의 흐름에 ’임현식‘이라는 코믹 요소가 생기를 불어 넣는다. <비밥바룰라>는 젊은이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노인영화다.
마지막 한 가지, 이 영화는 제목이 재미있다. ‘비밥바룰라’ 언뜻 보고는 무슨 뜻을 가진 말인지 알 수 없기에 더욱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이 영화의 제목인 ‘비밥바룰라’는 과연 무슨 뜻일까?
비밥바룰라는 재즈의 스캣에서 유래한 말이다. 영어로는 Be-Bop-A-Lula이다. 스캣(scat)이란 별 가사 없이 목소리로 멜로디를 읊조리는 재즈의 한 형태이며 그 종류로는 이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루이 암스트롱의 비밥바룰라, 혹은 비비디바비디 부, 한국 버전의 스캣으로는 얄리얄리얄라셩등이 있다. 이렇게 별다른 의미 없이 오로지 멜로디와 흥에만 의존해 부르는 말인 비밥바룰라, 이 말은 2016년 MBN에서 방영된 예능 프로그램의 제목으로 쓰이기도 한다.
이 예능 프로그램은 중년의 출연진들이 더 늦기 전에 행복을 찾아 하고 싶은 무엇인가를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여기까지 읽고 이 영화를 보면 이제 왜 이 영화의 제목이 <비밥바룰라>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풀릴 것이다. 그 궁금증, 지금 바로 확인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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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노인 영화가 보고 싶은 사람
배우들의 총 연기 경력 203년에 빛나는 베테랑들의 연기가 궁금한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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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bta_vistavie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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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삶을 우울하지 않게 그렸다는 점만으로도 <비밥바룰라>는 이미 큰 미덕이 있는 작품이다. 어느덧 평균 나이 일흔을 넘긴 네 할아버지에게 지병과 외로움은 기본이지만, 영화는 노년의 힘겨움에 집중하는 대신 그들 인생에도 못다 이룬 버킷리스트가 있다는 설정을 내세운다. 나이든 친구들끼리 함께 모여 살 집을 짓는다는 설정은 노년 영화로서는 흔치 않았던 접근이다. 치매로 기억을 잃은 아내를 회복시키기 위해 친구들과 특별한 작전을 짜는 등, 작품 자체의 따뜻한 느낌도 분명해 어느덧 그들의 삶을 응원하게 되는 감도 있다. 다만 네 노인의 에피소드는 전반적으로 익히 접할 수 있던 수준에서 형성돼 있고, 웃음 포인트 역시 젊은 관객을 사로잡을 만큼 새롭지는 않다. 옛 연인을 무작정 찾아가는 ‘현식’의 에피소드는 다소 무례하게 느껴지는 측면도 있다. 박인환, 신구, 임현식, 윤덕용과 최선자, 정영숙, 성병숙까지 오랫동안 배우 생활을 해온 이들이 한데 모여 완숙한 연기를 선보인다는 점은 분명하다.
2018년 1월 25일 목요일 | 글_박꽃 기자 (got.park@movist.com)